한의사협회, "포괄적 영역에서의 의사로 인정받아야"
관련 입법 및 행정 조치 요구 목소리 제기

대한한의사협회가 주관하는 ‘D.O. 교육과정을 통해 본 한의학 교육 미래 비전’ 국회토론회가 19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개최됐다.(사진=소비자경제)
대한한의사협회가 주관하는 ‘D.O. 교육과정을 통해 본 한의학 교육 미래 비전’ 국회토론회가 19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개최됐다.(사진=소비자경제)

[소비자경제신문 박은숙 기자] 한의사협회가 미국 내 정골의학의사(이하 DO) 모델을 참고해 국내 한의과대학 교육과정을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DO는 전통의 고유 학문과 현대의과학을 융합해 일차의료 한 축을 담당하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처럼 국내 한의사들도 임상능력을 강화하고 일차의료 역할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취지다.

대한한의사협회가 19일 국회에서 ‘D.O. 교육과정을 통해 본 한의학 교육 미래 비전’ 토론회를 열었다. 한의사들이 느끼는 어려움과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D.O.는 미국의 고유학문에 현대의학을 융합해 현지에서 일차의료를 담당하는 지위와 역할을 확보한 기관이다. 국내 한의계는 미국 D.O. 발전과정을 참고로 학제간 통합교육을 추진하고, 교육 내용과 방법에 있어 포준화와 기초과학 연계성을 강화하고 있다. 

교육 개편의 주요 목적은 한의사가 일차의료 영역에서 보다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실제로 한의계는 최근 한의과대학 교육 과정 개편을 통해 현대의학 방향성에 맞춰 한의학 발전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대한민국 한의사는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포괄적 의료를 담당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일본이 기존 한의사의 지위를 의생으로 격하시켰다. 따라서 침과 한약 외에 다른 도구를 사용하지 못했다. 

이날 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은 "한의학 교육에 르네상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과거처럼 질병 예방과 관리, 치료 등을 포괄적으로 담당하는 의사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 롤 모델이 바로 미국의 D.O"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중국의 중의사들은 모든 현대 의학적 도구를 쓴다. 의학의 보편성 위에 한의학의 특수성이 유지되는 것은 좋은 일이다”며, "미국의 D.O.는 오랫동안 한의학과 비슷한 종류의 대체의학을 전문으로 하면서도 의학의 보편성을 견지하며 의사와 동등한 면허범위로 사회적 역할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한표 국회 교육위원회 자유한국당 의원은 "WHO에서 시대의 흐름을 고려해 한의학과 같은 전통의학 치료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는 전통의학 대체의학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정부나 민간차원에서 막대한 자금과 지원을 투입하는 등 세계적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 국내 한의사들, "일차의료 전문의로서 역할 충실히 수행할 수 있게 해달라"

주제발표에서 Patricia Trish Sexton 에이티 스틸대학교교 정골의학대학 교육부 부학장은 ‘D.O. 교육과정 개편 현황 및 시사점’을 통해 현재 미국에서 D.O. 학생들이 미국 전체 의학계 학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6% 이상임을 밝혔다.

아울러 미국에서 정골의학계 독자적인 이론과 치료법, 정골의학이 건강관리에 기여함을 인정받고 있다. OMT(Osteopathic Manipulative Treaatment, 정골수기치료)를 교육받는 의사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소개했다.

이은경 한의학정책연구원 원장은 ‘D.O. 연구의 배경 및 한의학 교육개편의 방향’ 주제발표를 통해 미국 내 34개 대학의 51개 캠퍼스에 약 2만7000여명의 정골의학 학생이 분포되어 있으며, 의사 교육과 수련, 업무범위에서 실질적, 법적 차이가 나지 않음을 설명했다.

주제발표 이후에 최문석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이 좌장을 토론을 진행했다. 토론에서 송미덕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은 한의사가 한의 전문의로서 전문과목 심화교육과 임상수련을 병행하는 ‘한의대 졸업 후 교육’을 필수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부회장은 “한의사가 일차의료 전문의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의료기기 사용과 응급의약품 사용, 각종 검사와 건강검진 실시와 관련된 입법과 행정적 조치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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