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기획] ‘트렌드코리아 2020’ 키워드로 읽는 기업과 소비자의 공생
[소비자기획] ‘트렌드코리아 2020’ 키워드로 읽는 기업과 소비자의 공생
2020 시대상 반영하는 소비트렌드 키워드 소개
기업은 마케팅 전략 힌트, 소비자에게는 효율적인 구매 가이드
  • 이한 기자
  • 승인 2019.11.14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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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도 서울대 교수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트렌드 코리아 2020'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내용을 소개하는 모습. 본지는 해당 도서의 소비트렌드 키워드와 관련된 기업활동과 소비자들의 경향을 꾸준히 취재해 기사화한다 (사진=연합뉴스)
김난도 서울대 교수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트렌드 코리아 2020'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내용을 소개하는 모습. 본지는 해당 도서의 소비트렌드 키워드와 관련된 기업활동과 소비자들의 경향을 꾸준히 취재해 기사화한다.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신문 이한 기자]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 센터의 내년 전망을 담은 ‘트렌드코리아 2020’이 최근 출간됐다. 경제 위기 등 여러 변수 속에서 내년 이후의 소비트렌드 변화를 열쇳말로 정리한 책이다. 시장과 산업의 마케팅 및 소비 활동이 대부분 그 틀 안에서 이뤄진다. <소비자경제>는 해당 도서에서 제시한 소비트렌드 키워드를 소개하고, 그와 관련된 기업활동과 소비자들의 경향을 꾸준히 취재해 기사화한다. [편집자주]

기업에는 매년 마케팅에 관한 보고서와 제안서가 쏟아진다. 최근의 시장 상황과 소비자들의 요구가 과거에 비해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에 따라 기업이 어떤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힌트를 제공하려는 취지다.

마케팅 키워드는 늘 있었다. 2000년대 초반에도 ‘여러분 부자되세요’나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같은 카피가 유행했다. 당시의 시대상과 소비 경향을 날카롭게 파고들면서 기업에게는 마케팅 전략 힌트를 주고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시킨 문구들이다.

밀레니엄 이전, 그러니까 ‘워라밸’이라는 단어가 존재하지도 않던 시절에도 OB맥주가 ‘아빠를 가정으로’라는 카피를 전면에 내세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 마케팅 시장에서 주목받은 키워드는 ‘나나랜드’나 ‘소확행’같은 단어들이다. 어려운 경기에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면서도 소비자들이 남 눈치 보지 않고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지갑을 연다는 경향을 얘기한 신조어들이다. '뉴트로'나 '가심비'같은 키워드도 최근의 마케팅 및 소비경향을 날카롭게 분석한 결과다.

이런 신조어들은 누가 만들까. 재치있는 네티즌들이 만들어 사용하기도 하고 마케팅 전문가들이 의도적으로 생산하기도 한다. 그 와중에 국내 소비 트렌드를 13년째 날카롭게 짚어주고 있는 브랜드가 있다. 기업이나 홍보대행사 브랜드가 아니고 서울대학교 김난도 교수를 중심으로 한 매년 출간되고 있는 <트렌드코리아> 시리즈다.

◇ 2020년 10대 소비 트렌드 키워드

<트렌드코리아>는 서울대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와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등이 13년째 매년 1회씩 집필하는 책이다. 지난해의 소비트렌드를 분석하고 내년의 트렌드를 예측해 각각 10개의 키워드로 정리해 제안한다. ‘나나랜드’와 ‘세포마켓’등 최근 경제뉴스를 장식한 단어들도 거기서 나왔다.

최근 발간된 <트렌드코리아 2020>역시 내년 소비트렌드 및 마케팅 경향을 10개의 단어로 정리했다. 트렌드코리아는 '위기를 돌파하는 작은 히어로들'이 내년을 관통하는 핵심 단어로 선정하고, 그에 따른 10개의 소비트렌드를 짚어냈다. 그 키워드는 아래와 같다.

아래 내용은 해당 도서 18~19쪽 ‘2020년 10대 소비 트렌드 키워드’ 페이지에서 발췌했다. 해당 도서는 아래 키워드를 중심으로 2020년의 경향을 면밀하게 분석했다. 소비트렌드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필독서다.

 

# 멀티페르소나
현대인은 다양하게 분리되는 여러 개의 정체성을 가진다. 다양한 상황과 sns 매체에 따라 서로 다른 정체성을 그때그때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이렇게 다층적으로 형성된 자아를 복수의 가면이라는 의미에서 멀티 페르소나라고 부른다.

이 개념은 다른 키워드뿐만 아니라 양면적 소비 행태, 취향 정체성의 추구, 젠더프리 트렌드, 디지털 허언증의 확산 등 매우 다양한 소비 트렌드의 동인을 파악할 수 있는 만능키다.

# 라스트핏 이코노미
마지막 순간의 경험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마지막 순간의 만족을 최적화하려는 근거리 경제를 뜻한다. 기존 제품 중심의 동어반복적인 모방과 차별화 경쟁에서 나아가 고객과 접촉하는 순간에 집중한다는 키워드다.

고객의 마지막 접점까지 편리한 배송으로 쇼핑의 번거로움을 해소해주는 ‘배송’의 라스트핏, 가고자 하는 목표 지점까지 최대한 편하게 접근하도록 도와주는 ‘이동’의 라스트핏, 구매나 경험의 모든 여정의 대미를 만족스럽게 장식하는 ‘구매여정’의 라스트핏으로 나눌 수 있다.

# 페어 플레이어
공평하고 올바른 것에 대한 추구가 강해졌다. 직장에서는 아무리 막내라도 자신의 기여를 합당하게 인정 받아야한다. 가사 노동은 구성원 모두에게 공평해야 하고 학생들은 조별 과제보다 개인 과제를, 주관식보다는 객관식을 선호한다.

구매할때도 상품 자체뿐만 아니라 브랜드의 ‘선한 영향력’ 여부를 살핀다. 개인성이 화두인 사회에서 자란 젊은 세대는 다양한 매체와 소비를 통해 공평성과 선함에 대한 열망을 표현한다.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공정을 추구하는 세대가 일어서고 있다.

# 스트리밍 라이프
다운로드에서 스트리밍으로, 단지 음악을 듣는 방식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 바뀐다. 스트리밍이란 네트워크를 통해 음성이나 영상을 물 흐르듯 재생하는 기술로, 굳이 내려받아 소유하지 않아도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인의 삶은 마치 스트리밍하듯 가볍게 옮겨 다니며 경험·공간·상품·선택권을 초단가로 이용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욕망은 부풀었는데 충족할 자원은 부족한 젊은이들이 선택한 삶의 방식은 소유보다 경험에 집중하는 유목민적인 라이프스타일이다. 이런 요구에 맞추려면 더 많은 고객이 아니라 더 세분화된 고객에게 집중하고 고객의 구매여정 전체를 관리해야 한다.

# 초개인화 기술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식, 5G 등 눈부시게 발전하는 첨단 기술들이 지향하는 종착지는 어디일까? 결국 “나에게,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맞춰달라”는 것이다. 실시간으로 소비자의 상황과 맥락을 파악하고 이해해 고객의 니즈를 예측해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하는 기술을 초개인화 기술이라고 한다.

초개인화 기술은 개개인의 개별 상황까지 세분화해 적절한 순간에 그가 가장 원하는 경험을 할 수 있게 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패턴을 통해 미리 파악해 선제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른 것이다. 이제 시장은 0.1명 단위로 세분화된다.

# 팬슈머
주어진 대안 중에서 선택하는 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 내가 직접 투자와 제조 과정에 참여해 상품을, 브랜드를, 스타를 키워내고 싶다. 상품의 생애주기 전반에 직접 참여하는 소비자들, ‘내가 키웠다’는 뿌듯함에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구매도 하지만 동시에 간섭과 견제도 하는 신종소비자들을 일컬어 팬슈머라고 명명한다.

크라우드펀딩, 서포터 활동, 연예인과 인플루언서에 대한 지지와 비판 등, 팬슈머가 영향을 미치는 영역은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이제 ‘고객과 함께’로는 부족하다. 고객에 의해 좌우되는 팬슈머의 시장에서 소비자의 열성적인 지지와 참여에 손을 먼저 내밀어야 한다.

#특화생존
특화해야 살아남는다. 누구나에게 보편적으로 괜찮은 것보다 선택된 소수의 확실한 만족이 더 중요해졌다. 온라인 유통의 발달로 롱테일 경제가 활성화되고 과당 경쟁으로 제품 간의 차별점을 찾기 어려워진 가운데, 소비자의 니즈가 극도로 개인화하면서 표준화된 대중 시장적 접근으로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특화는 이제 차별화의 포인트 정도가 아니라 생존의 조건이 되고 있다. 핀셋처럼 고객 특성을 골라내고 현미경처럼 고객 니즈를 찾아내며 컴퍼스처럼 상권을 구분하고 낚싯대처럼 자사의 역량이 집중하라 이제 니치(niche)한 것이 리치(rich)한 것이 된다.

#오팔세대
오팔세대라고 불리는 새로운 소비층이 부각되고 있다. 오팔(OPAL)은 활기찬 인상을 살아가는 신노년층(Old People with Active Life)의 약자이며 동시에 58년생 개띠의 오팔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이들이 뽐내는 다채로운 색깔이 모든 보석의 색을 담고 있는 오팔의 색을 닮았다는 의미를 담았다.

베이비붐 세대를 중심으로 한 5060 신중년 소비자들은 다시 새로운 일자리에 도전하고, 활발한 여가 생활을 즐기며, 자신들만의 콘텐츠를 구매하면서 관련 업계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인터넷과 신기술을 젊은이들만큼이나 자유자재로 사용하면서 사회의 주축으로 등장하는 오팔세대는 정체된 시장의 활력소가 될 것이다.
 
#편리미엄
편리한 것이 프리미엄한 것이다. 구매의 기준이 가성비에서 프리미엄으로 바뀌는 가운데, 하고 싶은 일은 많고 시간은 부족한 현대인의 노력과 시간을 아껴주는 것이 새로운 프리미엄의 기준이 되고 있다.

경험을 중시하지만 늘 시간 빈곤에시달리는 현대인은 이제 사소한 일을 부탁할 공동체와의 유대마저 약해졌다. 일자리는 부족해지는 가운데 수시로 노동을 제공하고 싶어하는 가교형 노동자들은 늘고 있다. 이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는 앱 경제가 발달하면서 편리미엄은 갈수록 필연적인 트렌드가 되고 있다. 최악의 불경기라고 하지만 고객의 사소한 불편함에 기회는 존재한다.

#업글인간
네 자신을 업그레이드 하라! 성공보다 성장을 추구하는 새로운 자기계발형 인간, ‘업글인간’이 나타났다. 이들은 타인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는 단순한 스펙이 아니라 삶 전체의 커리어를 관리해나감으로써 어제보다 나은 나를 만드는데 변화의 방점을 찍는다.

업글인간 트렌드는 주52시간제 등 제도뿐만 아니라 평생직장 개념이 무너지고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인생과 경력 관리의 패러다임이 달라진 결과다. 삶의 질적 변화를 원하는 업글인간의 등장으로 경험경제가 변화경제로 전환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행복이 자신을 성장시키는 재미와 의미 사이의 균형점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소비자경제>는 이러한 키워드를 중심으로 <트렌드코리아>가 제안한 소비트렌드 경향에 어울리는 시장의 최신 동향과 기업 사례를 꾸준히 취재해 보도해 기업과 소비자의 경영과 선택이 현실적으로 어떻게 드러나는지 추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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