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LG유플러스 및 SK브로드밴드 입수합병 관련 조건부 승인
KT강세 유료방송 시장, 통신3사 위주 재편 예상

 

공정거래위원회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과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을 승인했다. 사진은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과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을 승인했다. 사진은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신문 이한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을 조건부 승인했다. KT가 강세를 보이던 유료방송 시장이 향후 통신3사 '삼국지' 체제로 재편될 것으로 관측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를 최종 승인하기로 결정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3월 CJ헬로비전 발행주식의 절반에 1주를 더한 주식을 CJ ENM으로부터 취득하는 계약을 맺었고 SK브로드밴드는 지난 5월 유선방송 사업자인 티브로드와 합병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다만 공정위는 ‘조건부’ 승인을 실시했다. 물가 상승률을 넘는 수신료 인상을 금지하고 전체 채널 수 및 소비자선호채널 임의 감축을 금지하며, 고가 상품으로의 전환 강요 등을 금지하는 조건이다.

◇ 유료방송, KT독주 체제에서 통신3사 경쟁 구도로 재편

공정위 결정에 따라 이르면 내년 초부터 유료방송 업계는 통신 3사 위주로 재편된다. 현재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KT가 31% 내외의 점유율로 독주체제를 갖춘 가운데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 등이 뒤를 쫓는 형국이다.

언론보도 등을 종합하면 이번 재편으로 LG유플러스·CJ헬로는 24.5%,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는 23.9%의 합산 점유율을 기록하게 된다. KT와의 점유율 격차가 크게 줄어든다.

LG유플러스는 <소비자경제>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공정위 결정을 존중하며, 조치사항에 대해서는 충실히 이행해 나가겠다. 유료방송 시장은 물론 알뜰폰 시장에 대해 공정위가 판단한 바와 같이 경쟁이 활성화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덧붙여 "또한 소비자 선택권 확대 뿐만 아니라 투자 촉진 및 일자리 안정화에도 기여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 입장문은 다른 언론사에도 함께 전달됐다. SK텔레콤은 해당 사안과 관련해서는 따로 입장문을 보내오지 않았다.

향후 방송통신위원회 심사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최종 승인 등이 남아 있는 상태지만 공정위가 승인 의사를 밝힘에 따라 인수합병 등은 무리 없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측은 인수합병이 끝난 후의 사업 재편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말을 아끼는 상태다.

◇ 통신사 서비스 경쟁 속, 방송 콘텐츠 다변화?

유선방송은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영상 관련 플랫폼과의 무한경쟁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사업자들이 대형 드라마나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 확보에 나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2016년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불허한 바 있다. SK텔레콤과 CJ헬로의 합병이 이뤄질 경우 시장 지배력이 너무 높아진다는 이유였다.

3년만에 입장을 바꿔 승인한 이유에 대해 공정위측은 "3년 전과 달리 유료방송 시장이 급속히 디지털 중심 시장으로 재편됐다. 인수합병으로 인한 소비자 편익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이 이미 온라인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등 미디어 환경이 급격히 변한 시점에서 업체 간 협업을 규제할 수만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조건부 승인 이유에 대해선 “방송·통신사업자들이 급변하는 기술·환경변화에 적시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해당 기업결합을 승인하되 디지털 및 유료방송시장에서의 경쟁 제한 우려를 차단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보호하기 위해 시정조치를 부과한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시장구조개선정책관실 관계자는 “앞으로도 급변하는 기술․혁신시장에서의 기업결합에 대해서는 기업들이 기술과 시장의 빠른 변화에 적시에 대응할 수 있도록 면밀하고 신속한 심사를 진행하는 한편, 경쟁제한 폐해는 근원적으로 방지하여 소비자 피해를 예방해 나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통신사들이 콘텐츠 및 서비스 경쟁에 나서면서 유료방송 서비스의 질이 높아질 수 있다. 다만 케이블TV 등이 상대적으로 위축되어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제기되고 있다. 통신3사의 치열한 경쟁이 유선 방송으로 옮겨 붙게 되면서 시장과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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