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빛나 기자 

[소비자경제신문 최빛나 기자] 최근 맥도날드 내부에서 벌레와 함께 튀겨진 치즈스틱, 핏빛이 도는 햄버거 패티, 40도가 채 넘지 않는 패티 온도계를 사용한다는 등의 자극적인 사진들이 맥도날드 내부 제보자들을 통해 각종 언론사에 노출 되면서 소비자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됐다.

이에 맥도날드는 재수사도 하지 않은 일명 '햄버거병'사건과 함께 비위생적이라는 꼬리표까지 달게 되며 도마에 올랐다.

맥도날드 햄거버 관련 기사를 무려 10개 넘게 쓴 본 기자에게 주위 사람들은 "햄버거 병 충격이 채 가시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품질과 비위생적, 불청결 문제까지...엎친데 덮친격이 됐네요. 맥도날드는 어쩌겠데요?"라는 등의 비판과 야유를 보내왔다.

'맥도날드는 어쩌겠데요?' 라는 물음에 기자는 어떠한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이유는 맥도날드가 무슨 말을 전달 하고 싶은지 모르기 때문.

앞선 #햄버거병 사건을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다.

맥도날드 평택지점에서 만 4세의 여아가 불고기 해피밀세트를 주문한다. 불고기 햄버거를 먹고 난 뒤 집에 와서 복통을 호소 하고, 설사와 구역질을 계속한다. 부모 최씨는 햄버거가 이상하다는 것을 감지하고 병원을 찾는다. 하지만 상태는 더욱 악화돼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일명 햄버거병이라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 판정을 받았다.

이후 아이는 신장이 80% 이상 손상돼 ‘신체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이에 최씨는 맥도날드를 상대로 검찰에 고소 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처분. 검찰은 맥도날드에 햄버거 패티를 납품한 업체만 기소하는 것으로 빠르게 수사를 마무리 지었다. 이후 최씨는 항소했고 제정신청까지 했지만 같은 이유로 기각을 당했다. 현재는 민사로 진행중에 있다.

햄버거병 사건 당시 맥도날드는 법정에 서지도 않았고, 수없이 쏟아지는 각종 언론들의 질문에 단한번도 명쾌한 대답을 하지 않았다.

맥도날드는 피해자들이 이때까지 언 2년을 낸 소리를 '소리없는 아우성'이라고 생각했을까?

#맥도날드, 방심했다.

생각보다 피해자 즉 국민들이 내는 소리는 함성에 가까웠고, 거기에 운까지 도왔다.

국정감사에서 재조사에 들어가겠다는 내용과 함께 맥도날드 피해자들은 '맥도날드 불매·퇴출'을 외치며 들고 일어났다.

지난 29일 시청 맥도날드 앞에서 불매 기자회견을 할 때 현장에 있었던 본 기자에게 시민 단체 중 한명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상희 의원은 맥도날드는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 중 식품위생법 발생 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이라며 "맥도날드 불기소의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오고 있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국민들의 소리가 날이 서있다는것을 직감한 것일까. 맥도날드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맥도날드는 ‘덜 익은 패티’와 관련해 “해당 제품은 담장 직원에 의해 잘못 조리됐음을 확인했다”며 “고객에게 사과하고, 경위를 설명했으며 환불처리와 건강검진, 보상절차 등에 대해서도 안내했다”고 밝혔다. 재발 방지 또한 약속했다.

여기까지는 예상됐던 해명이다. 피해자들이 겪은 사실에 마땅한 보상과 환불을 해주는 것은 당연한 것.

하지만 앞선 이슈가 된 비위생적, 불청결에 대한 품질 관련 논란은 어떻게 해명할 것인가?

이에 맥도날드가 위험한 수를 둔다.

'내부 제보자들을 대상으로 형사고발에 나서겠다. 일방적인 주장으로 인한 피해는 강경하게 대처할 것'

맥도날드는 이런 대응이 과연 국민들에게 어떻게 비춰질지를 생각해봤나?

본 기자의 상식적으로는 '점주들의 메뉴얼 교육을 강화하고 햄버거를 만드는 과정 모두 엄밀히 확인 할 것이며, 소비자들의 식탁에 올라가는 과정이 모두 깨끗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하는게 맞지 않나 싶다. 최소한 '제보자를 엄벌에 처하겠다'는 위험한 수를 두지는 않을 것 같다.

과거 햄버거병 사건 때 조주연 맥도날드 대표는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햄버거가 최종 판매에 이르기까지 과정을 재점검 하고 식품 안전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그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어 불신으로 돌아왔다.

국민들은 이제 원재료 공급부터 최종 판매 과정에 대한 재점검도 무색하고, 먹지 않겠다는 소비자들의 지적과 함께 맥도날드의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어떤 단추부터 잘못 꾀었을까.

앞선 피해자들이 맥도날드에 요구하는 것은 '인정'과 '사과'다. 맥도날드는 인정하지 않았고, 사과할 타이밍도 맞추지 못했다. 이런 인정, 사과 시기를 대기업이 과연 모를까. 아니다. 대충 간보다가 이슈가 사라질줄 알고, 그들이 간과 하고 있는 것이 있다. 대한민국 국민들의 입김은 생각보다 강하고 세다.

국민들의 안전불감증이 높아지는 현재 식품을 다루는 기업들은 식품 위생상 아주 작은 문제가 생겼더라도, 인정과 사과 이후 발빠른 대처를 해 국민들을 안심 시키는 것이 먼저다. 기업은 식품관련 카테고리를 가지고 소비자를 상대로 치킨게임을 해선 안된다. 이유를 불문하고 소비자는 국가와 기업으로부터 보호 받을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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