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주택산업, 새로운 도약 위한 대응전략 모색’ 세미나
주산연 박홍철 책임연구원 주택산업 도약 위해 차별화 전략 구사론 제기
미국·일본·독일 성숙기 접어든 주택산업 동향 및 기업 전략 소개

5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위기의 주택산업, 새로운 도약을 위한 대응전략 모색'이란 주제로 전문가들의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5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위기의 주택산업, 새로운 도약을 위한 대응전략 모색'이란 주제로 전문가들의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신문 임준혁 기자] 침체된 국내 주택산업의 도약을 위해 대형, 종합건설사와 중소·주택전문기업이 서로 차별화된 다른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주택산업연구원 박홍철 책임연구원은 5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위기의 주택산업, 새로운 도약을 위한 대응전략 모색’이란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첫 번째 주제발표를 맡은 박홍철 책임연구원은 주택산업 도약을 위한 전략으로 ▲대형·종합건설기업은 원가우위 전략을 중심으로 新시장 진출 및 업역 확대, 상품 다변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이어 ▲중소·주택전문기업은 특성화(차별화·집중화) 전략을 통해 새로운 가치의 퍼플오션(Purple Ocean) 창출을 추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같은 주장은 ‘저출생-고령화, 저성장’ 등 대내외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국내 주택산업이 성숙기에 들어섰으며 1인당 GDP 3만불 시대에 진입한 만큼 주택산업의 체질 개선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는 전제에서 시작한다.

박 책임연구원은 한국보다 먼저 주택산업의 성숙기를 경험한 미국, 일본, 독일 3개국의 주택산업 및 민간 주택기업 동향을 조사 분석하여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조사 결과 성숙기 해외 주택산업은 크게 5가지 측면에서 변화를 보였다. 우선 신축주택에서 재고주택으로, ▲분양주택에서 임대주택으로, ▲건축 중심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표준화에서 다변화로, ▲민간 부문의 중요성 증대를 해외 주택산업의 5대 변화특성으로 꼽힌다.

성숙기 주택산업의 변화특성은 ▲재고주택의 유지·관리 및 보수(리모델링, 리폼) 시장 확대 ▲단기 분양수입 구조에서 장기 임대관리수입 구조로 전환 ▲(주택)건축 중심에서 주거서비스 및 주변사업 등 서비스 중심으로 전환 ▲주택공급 및 상품화에 있어 총량적 접근방식에서 수요 맞춤형 질적 접근방식으로 전환 ▲수요특성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민간 부문의 역할 증대로 정리할 수 있다.

미국과 일본, 독일 3개국, 총 18개 민간 주택기업의 성장전략을 분석한 그는 현대 경영전략의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하버드대학교 마이클 포터 교수의 ‘본원적 전략(Generic Strategy)’을 분석 틀로 적용해 해외 주택기업의 핵심 전략 및 유형별 특성을 분석하고 시사점을 도출했다.

‘본원적 전략’이란 동일 산업 내의 경쟁기업을 능가하기 위한 접근방식으로 경쟁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획득한 기업들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원가우위(Cost Leadership), 차별화(Differentiation), 집중화(Focus) 중에 하나의 전략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집중화는 다시 원가 집중화(Cost Focus)와 차별적 집중화(Differentiation Focus)로 구분된다.

조사결과, 총 18개 기업 중 6개 기업이 원가우위 전략을 핵심 전략으로 적용하고 있었으며, 차별화 전략과 원가 집중화 전략, 차별적 집중화 전략은 각각 4개 기업에서 핵심 전략으로 적용하고 있었다.

대체로 대형 주택 건설사와 종합건설기업이 원가우위 전략을 핵심 전략으로 채택한 반면, 중소기업과 주택전문기업은 차별화 전략과 집중화(원가 집중화, 차별적 집중화)전략을 핵심 전략으로 채택하고 있었다.

그 결과 국내 주택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전략 방향으로 ▲첫째 대형·종합건설기업은 원가우위 전략을 중심으로 新시장 진출 및 업역 확대, 상품 다변화 등 노력이 ▲둘째 중소·주택전문기업은 특성화(차별화·집중화) 전략을 통해 새로운 가치의 퍼플오션(Purple Ocean) 창출 ▲셋째 기업 역량 및 제반 여건을 고려한 Value Chain 구축 ▲넷째 스마트 기술과 연계한 미래주택산업의 가치 제고 및 기반 조성을 제시했다.

실제 미국, 독일 등 해외 민간 주택기업 사례를 심층 조사한 결과, 대형·종합건설기업은 기본적으로 원가우위 전략을 유지하면서 인수합병, 자회사 설립, 해외시장 개척 등을 통한 新시장 진출 및 업역 확대, 상품 다변화 등의 노력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소·주택전문기업은 기술 개발, 서비스 역량 강화 등을 통해 차별화 요소를 발굴하거나 고객 니즈(Needs)에 부합하는 틈새시장을 발굴해 고객 맞춤형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주택기업의 자발적 혁신성장을 위해서는 주택금융의 지원이 필수적이며, 신생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도 필요하다”고 덧붙이면서 금융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주택산업연구원 박홍철 책임연구원이 5일 열린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 박홍철 책임연구원이 5일 열린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소비자경제)

Value Chain에 대해서도 “대형·종합건설기업은 선순환 모델을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Value Chain 확대 또는 기업별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한 일체화가 요구되지만, 중소·주택전문기업의 경우에는 기업 역량과 제반 여건이 상이하므로 일률적인 Value Chain 확대가 오히려 비효율과 핵심역량의 저하를 가져올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면서 “해당 기업과 경쟁기업, 환경 변화 등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선행돼야 한다”고 대형, 중소건설사의 차별화의 당위성에 대해 설명했다.

또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선도형 주택산업’ 육성을 위해 “민간 부문(기업)은 차별화된 기술력과 서비스 역량 등을 접목한 고부가가치 상품에 대한 고민을 하고, 공공 부문(정부)은 제도적 지원을 통해 이를 현실화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며 “특히 정부의 국토교통 7대 혁신기술(수소경제, 스마트시티, 자율주행자동차, 드론, 스마트 건설, 제로 에너지 건축, 데이터경제)과 주택산업 간 연계방안 모색과 중소기업에 대한 우선적인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간 부문이 고부가가치 상품에 대한 고민을 하고 정부가 제도적 지원을 통해 4차 산업혁명 등 신성장 동력을 협업해야 한다는 박홍철 연구원 주장과 맥락을 같이 하는 발제도도 나왔다.

세미나의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덕례 주택산업연권 선임연구위원은 “주택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기업과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에 따르면 최근에 성장한 국내 주택기업은 주로 원가우위 전략을 통해 성장해왔으나 향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기업 규모를 고려해 집중화 및 차별화 전략을 통한 성장모델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기존 개발·시공·분양 중심의 사업영역에서 벗어나 지역·상품·대상을 세분화하고 자산관리 및 운영단계의 후방산업까지 연계하는 부동산서비스 분야로 나가야 한다는 것. 기업의 특화기술 선점을 통해 차별화해 나아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정부는 민간주택투자가 위축되지 않도록 기업투자를 격려하고 지원하는 환경조성이 필요한 만큼 단기적으로 ▲1주택자 및 거래세 규제 완화, 중장기적으로 ▲주택산업 개념 재정립 및 주택산업법(가칭) 제정, ▲중소·창업·스타트업 등 주택기업 육성 및 지원, ▲주택산업금융 2.0 기반 구축, ▲주택산업데이터센터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한편 주택산업연구원이 주최하고 대한주택건설협회가 후원한 이날 세미나에는 추병직 주산연 이사장과 주택건설협회 심광일 회장, 국토교통부 이명섭 주택정책과장 등이 참석했다.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