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창립 50주년 기념식, 성대한 외부 이벤트 없이 조용히 치러
이재용 부회장 및 주요 임직원 ‘100년 기업’ 메시지만 발표
어려운 시장환경 속 차분히 치른 잔칫날, 반도체 훈풍 언제 다시 불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4월 열린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50주년 기념식을 조용히 치뤘다. 반백년 역사를 성대히 기념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사뭇 다른 표정. 이를 두고 이재용식 경영 스타일이라는 평가와, 어려운 시장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는 얘기가 오간다. 사진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4월 열린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신문 이한 기자] 삼성전자가 1일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이날 이재용 부회장이 임직원에게 ‘100년 기업’이라는 키워드를 던진 가운데, 별다른 외부 행사 없이 조용하게 행사를 치렀다.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 차분하게 ‘잔칫날’을 맞이하는 모양새다.

이재용 부회장은 창립 50주년 기념 영상을 통해 임직원들의 노력을 격려하고, “다가올 50년을 준비해 미래 세대에 물려줄 100년 기업이 되자”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앞으로 50년, 마음껏 꿈꾸고 상상합시다"라고 밝히고, 50년 뒤 삼성전자의 미래는 임직원들이 꿈꾸고 도전하는 만큼 그 가능성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상에서 이 부회장은 "우리의 기술로 더 건강하고 행복한 미래를 만듭시다"라고 말했다.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며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미래 꿈을 실현하는 기술, 그 결실을 나눠 행복한 미래로 나아가자는 비전이다.

이날 창립기념사에서는 김기남 부회장은 창립기념사에서 이를 달성하기 위한 세가지 실천사항을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김 부회장은 “끊임없는 학습과 과감한 도전, 혁신으로 초일류 기술 중심 문화를 계승,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진화하는 시장과 잠재된 니즈를 발굴해 철저히 고객을 지향하는 기업으로 변하자”고 주문했다.

◇ 이재용 스타일? 만만찮은 경영 환경? 조촐해진 50돌 생일잔치

삼성전자는 연초부터 창립 50주년 기념 TF(태스크포스)팀을 운영했다. 그런데 50년 역사를 재조명하는 사사(회사 역사)를 발간하는 것 말고는 별다른 외부 계획이 전해지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이날 임원들이 통합 메시지를 발표하는 것으로 전사적인 기념식 등을 대신했다.

조용하게 치른 50주년 기념식을 두고 일각에서는 두가지 해석이 나온다. 구체적인 목표를 내세우며 외형적인 성장을 이끌었던 이건희 회장과 달리, 이재용 부회장은 조용히 내실을 다지는데 더 주력하는 스타일이라는 평가다.

또 다른 평가는 최근 삼성전자를 둘러싼 만만찮은 경영 환경들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수출규제 및 미중 무역전쟁 등 다양한 변수와 마주한 만큼, 떠들썩한 행사 보다는 상대적으로 조용히 행사를 치르자는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았겠느냐는 시선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이날 50주년 관련 임원 메시지를 언론사에 배포하면서도 ‘창립 50주년 기념 봉사활동’ 관련 내용만 덧붙였다. 548개의 임직원 봉사팀을 포함해 전국 7만여명의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는 내용이다.

지난해 반도체 분야에서 호성적을 거두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최근 3분기 실적은 지난해 대비 크게 꺾인 상황. 이런 속에서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매우 조촐하게 치른 삼성전자와 이재용 부회장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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