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오션社 선박건조 계약 해지 결정
저유가로 기 발주 선주사 계약포기 증가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극지용 드릴십.  (사진제공=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극지용 드릴십. (사진제공=삼성중공업)

 

[소비자경제신문 임준혁 기자] 삼성중공업이 5~6년 전 수주한 이동식 원유시추선(드릴십) 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해지함으로써 선주사로부터 받지 못한 9억달러 상당의 건조대금 회수에 비상이 걸렸다.

삼성중공업은 스위스 선사인 트랜스오션(Transocean)社와 드릴십 2척에 대한 선박건조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고 30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해당 드릴십은 삼성중공업이 그리스 오션리그(Ocean Rig)사로부터 2013년 8월과 2014년 4월 각각 수주한 선박이다. 2척을 합한 총 수주 금액은 14억3000만달러였다. 2018년 트랜스오션이 오션리그를 인수한 이후 건조를 이어 오다가 지난달 트랜스오션으로부터 계약 해지 의향서를 접수받았다.

이후 양사는 보상범위 등에 협의해왔으며 삼성중공업은 트랜스오션과 드릴십 2척에 대해 ▲기존에 수수한 선수금 전액(5억2400만달러) 몰취 ▲선박 소유권 귀속 등 보상 합의를 완료하고 지난 29일자로 선박 건조 계약을 해지했다.

문제는 삼성중공업이 선주사로부터 받지 못한 1조달러 상당의 회수 여부다. 삼성중공업은 수주 계약 금액 가운데 계약금과 중도금 등으로 받은 금액은 총 5억2400만달러다. 이번 계약 해지에 따라 삼성중공업이 받지 못한 금액은 9억1000만달러가 된 셈이다.

삼성중공업은 "발주처의 계약 해지 의향을 접수한 후 발주처와 계약 해지에 관한 보상 합의를 거쳐 건조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며 "기존 선수금 전액과 건조 진행 중인 선박 소유권은 모두 삼성중공업에 귀속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이제 계약 해지된 2척 드릴십 재매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대한 빠른 시일에 재매각 대상을 찾아야 장부상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드릴십 인도 지연은 조선업계의 해묵은 난제다. 저유가로 선주 측이 드릴십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어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드릴십 매각 등을 통해 계약 해지로 인한 재무적 영향을 최소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드릴십 건조의 명가인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드릴십을 인도하지 못해 받지 못하고 있는 잔금만 현재 30억달러(3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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