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햄버거병 안전 논란, 국감에서도 주요 이슈 부상
피해아동 어머니 최모씨, "맥도날드 직원 제보 있었다"

[소비자경제신문 최빛나 기자] 햄버거를 먹은 후 신체적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2016년 이후 현재까지 924명에 달한다. 이들은 소화기 손상, 알레르기, 구토, 치아 파절 등 다양한 피해를 주장하며 이 중 45%가 아동‧청소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위원회 김상희 의원(더불어민주당)측에서 조사한 자료다.

김상희 의원실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에 “위 자료는 햄버거를 취급하는 프랜차이즈 등 외식업에 해당되는 통계"라고 말했다.

김 의원실에서는 한국소비자원에 받은 햄버거 불만 접수 자료를 토대로 조사한 결과,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햄버거 소비자 위해정보는 2016년 194건, 2017년 279건, 2018년 288건, 2019년 9월까지 163건이었다.

CISS를 통해 2014년과 2015년 위해 건수도 확인한 바에 따르면 2014년 156건, 2015년 208건으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2014~2018) 총 1125건이다. 2016년을 제외하면 꾸준히 위해건수도 증가하고 있다.

피해자 연령은 30대가 24.6%(288건)로 가장 많았지만 햄버거를 많이 소비하는 20대 이하가 전체 피해의 45%를 차지한다. 10대 이하가 22%(203건), 20대가 23%(212건)이다.

피해 상태를 구분해보면, '내부 장기손상'(소화기·호흡기·신경계 손상 및 통증)이 458건으로 가장 많았고 기타손상(구토·설사·알레르기)이 107건, 피부 손상(두드러기·피부발진·피부통증·가려움) 105건, 근육·뼈 및 인대 손상(치아파손) 43건, 전신손상(식중독) 42건 순이었다.

햄버거에서 이물질을 발견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가운데, 지난 2016년 1월 맥도날드 해피밀 햄버거를 먹고 용혈성요독증후군에 걸렸다고 주장하며 맥도날드와 법정다툼에 나선 일명 '햄버거병' 이슈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기준(2019년 9월) 최근 4년 위반 건수를 보면, 맥도날드는 햄버거 프렌차이즈 업체 중에서도 위반 사례가 상대적으로 빈번했다. 409개 매장 중 22개가 적발, 5.4%로 가장 높았고 KFC 3.1%, 맘스터치 2.1%, 롯데리아 1.6%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최근 SNS를 중심으로 유명 프렌차이즈의 햄버거에서 벌레, 쇳조각, 비닐 등의 이물이 발견되었다는 게시물이 수도 없이 올라오고 있다"며 "올해 1월 언론을 통해 햄버거에서 에폭시 소재 플라스틱이 나와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준바 있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2016년 9월 평택에서 발생한 ‘4세 어린이 햄버거병 사건’을 시작으로 매년 크고 작은 햄버거로 인한 식품 사고가 증가 중이다”고 강조하며 “햄버거로 인한 전체 피해 건수 중 10대 이하가 22%이상을 차지하고 전체 피해의 50%가 내부 장기손상인 점을 본다면 업계의 적극적인 식자재 관리 및 조리법과 보상 체계와 함께 식약처의 철저한 안전관리와 관련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메뉴얼의 온도대로 구워지지 않은 패티의 모습. 패티의 안쪽이 아직 붉은색이다.

◇ 소송 제기 아동 부모, 맥도날드 재차 비판..."버거 패티 메뉴얼 지키지 않았다"

지난 2016년 1월 맥도날드 평택점 해피밀 불고기 햄버거를 먹고 쇠고기로 인한 대장균 바이러스에 걸렸다며 맥도날드를 대상으로 단체소송을 건 피해자 부모들을 <소비자경제>가 만났다.

그들은 "맥도날드가 이번 이슈에 대해 안일하게 대응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한다. 최근 맥도날드 매장 내에서 햄버거 패티의 메뉴얼을 전혀 따르지 않고 있다는게 그들의 주장.

피해아동 어머니 최모 씨는 "최근 맥도날드에서 10년 동안 일을 했던 직원의 제보를 받았다. 충격적이었다. 패티는 70도 이상에서 구워야 하는데, 받았던 사진에 따르면 막 튀겨 나온 패티의 온도는 44도가 채 되지 않았다"며 "이 패티로 만들어진 햄버거를 아이들이 먹는다고 생각하니 끔찍하다. 과거 우리 아이가 그 중 하나였나 보다. 맥도날드의 복불복 게임에서 걸렸다"고 격분했다. 이에 "언더쿡 가능성을 열어 놔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맥도날드의 각 점장에게 제공되는 메뉴얼에서 패티에 대한 부분만 참고 했을때 70도 이상에서 패티를 익혀야 한다고 나와있다"며 "여기서 문제는 패티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패티를 구워야 하는 기계의 오류가 있었다고해도 그 기계를 매일매일 체크 하지 않았다는 게 가장 큰 문제. 이것만으로도 식품 위생법에 해당되는 범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감에서 있었던 맥도날드 햄버거병 이슈로 인해 모 의원실에서 연락이 왔다. 1월 30일 단체 고발건에 대해 고발조사를 이제 시작한다는 것"이라며 "재조사를 한다는 의미와 같다. 이제서야 국감에서 이슈가 되자 몇년째 묵혔던 이 큰 사건을 다시 꺼낸다는게 이해가 안되지만 이제서라도 국민들, 맥도날드도 진실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맥도날드가 숨기고 있는게 어떤 건지 국민들이 알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도 말했다.

맥도날드 변호측은 해당 민사재판에서 "억울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감염과 혈변으로 생기 수 있는 문제점을 신체 검증을 한 의사를 증인으로 세워야 한다 등의 입장을 판사에게 피력하면서 조정 재판을 요구한다고 전해졌다.

맥도날드 점주들에게 제공되는 전 제품 메뉴얼
맥도날드 점주들에게 제공되는 전 제품 메뉴얼

이에 최모씨는 "피해아동 부모들이 벌써 3년 넘게 이 사건에 대해 진실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한 부분을 정확하게 맥도날드는 알려주지 않았고, 계속 문제에서 벗어난 얘기에 대해서만 논하고 있다. 본질을 들여다 보길 바란다. 우리가 이렇게 목소리를 높여 사건을 이슈화 시키니 저런 반응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럼에도 불구하고 맥키코리아는 축산물위생위반 법으로 기소가 되지 않았냐. 억울 하다는게 이해가 안된다. 조사를 했을때 시가 독소는 나왔고, 균을 인정했고, 점장도 실토를 했다"며 "재조사를 하겠다는건 분명 켕기는 부분이 있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맥도날드가 국민들을 상대로 장난을 치고 있다. 숨기는게 무엇인지 국민들이 다 알아야 한다. 우리의 권한이다. 더 피해 아동이 있으면 안된다"며 "소송에 대한 부분을 다시 꼼꼼하게 재조사를 해서 기소 해야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꾸준히 햄버거병 사태에 대한 해결을 촉구하고 있는 ‘정치하는 엄마들’의 장하나 활동가는 <소비자경제>에 “제도보다 엄격한 위생점검이 중요하다. 맥도날드의 경우 지속적으로 패티를 덜 익히는 현상들이 계속 제보되고 있음에도 제대로 점검되지 않고 있다”면서 “이번 국감에서 식약처장이 조사를 강화하겠다고 한 만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맥키코리아는 축산물위생관리법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4일 직원들이 증인으로 나오는 두번째 공판이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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