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 현대모비스 주행시험장에서 자율주행 시험차 3대 주행
무단횡단 급정거, 앞차 정보 확인 후 차선 변경 등 안전 관련 기술 시연
“사고 위험 없는 안전한 미래차 시대 열 것”

현대모비스 서산주행시험장에서 모비스의 자율주행차 ‘엠빌리’로 KT 5G V2X 기반 자율주행 기술을 시연하는 모습 (사진=KT,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 서산주행시험장에서 모비스의 자율주행차 ‘엠빌리’로 KT 5G 기반 자율주행 기술을 시연하는 모습 (사진=KT, 현대모비스 제공)

[소비자경제신문 이한 기자] 자율주행자동차가 또 달렸다. 이번에는 KT와 현대모비스의 합작 프로젝트다. 기업 주행시험장 중 처음으로 5G가 구축된 현대모비스 서산주행시험장에서 자율주행 시험차가 스스로 달렸다.

‘엠빌리’ 3대가 나란히 달린다. 자율주행 시험차의 이름이다. 앞서가던 엠빌리가 도로에 갑자기 뛰어든 자전거를 발견하고 급정거한다.

뒤따라오던 엠빌리도 센서로 돌발상황을 인지하고 즉시 멈추다. 세 번째 엠빌리는 카메라나 센서로 전방 상황을 확인하지는 못하지만 5G네트워크로 돌발상황을 실시간으로 전달받아 안전하게 차선을 바꿔 주행한다. 맨 앞차가 왜 급브레이크를 밟았는지는 맨 뒤 차량 탑승자들도 곧 알 수 있다. 5G통신망으로 전방 카메라의 실시간 영상을 제공받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5G 커넥티드카 기술 개발에 협력하고 있는 KT와 현대모비스가 21일 진행한 ‘5G 커넥티드카 기술 교류회’ 성과 시연 장면 중 일부다. 양사는 충남 서산 현대모비스 주행시험장에서 해당 기술을 시연했다.

지난해부터 5G 커넥티드카 기술 개발 협력을 이어오고 있는 KT와 현대모비스가 1차 협력과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해 개발기술을 시연하고, 협력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이뤄진 행사다.

◇ 자동차 둘러싼 수많은 정보들을 5G로 빠르게 분석
 
현대모비스 서산주행시험장은 국내기업 주행시험장 중 유일하게 자율주행 연구개발이 가능한 첨단주행시험장을 포함하고 있다. KT가 지난해 12월 이 곳에 5G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커넥티드카 기술을 현대모비스와 공동으로 개발해왔다.

21일 공개된 1차 개발 완성 과제는 실시간 내비게이션 업데이트 기술과, 차량 사물 간 통신기술 개발 과제다. 쉽게 말해서 주위 상황을 빠르게 차에 전달하는 기술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이 주도권을 갖는 완전자율주행 시대를 맞이하려면, 안전성 확보를 위해 해당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

실시간 내비게이션 업데이트 기술은 앞선 차량이 수집한 교통정보를 서버로 보내면 곧바로 지도에 반영해 뒤따르는 차들에게 전달하는 기술이다.

차량 사물 간 통신 기술은 이동통신을 이용해 자동차와 인프라, 다른 차, 보행자 등과 다양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이를 분석해 안전성을 높이는 기술이다.

이날 교류회에서는 1차 과제를 기반으로 한 5G 커넥티드카 기술을 시연했다. 보행자 무단횡단 정보를 수신해 차가 서는 기술, 앞차보다 더 앞에 있는 차가 급정거할 때 차선을 변경하는 기술, 도료표지판을 인식해 실시간으로 맵을 업데이트하는 기술, 차량 안으로 센서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술, 위급상황을 5G 비디오로 스트리밍 서비스하는 기능 등이다.

◇ “사고위험 없는 안전한 미래차 시대 구현할 것”

KT는 안정적인 자율주행 시연을 위해 5G 기반 보행자용 정보공유 시스템을 개발하고, 5G 단말과 기지국과의 최적화 기술, 정보보안을 위한 기업전용망 기술 등을 적용했다.

이날 시연한 ‘위급상황 5G 비디오 스트리밍’에는 KT 5G 기반 초저지연 미디어 스트리밍 기술을 접목했다. 앞선차량의 위급상황 영상을 차량간 통신 메시지와 함께 실시간으로 주변 차량에 전송하는 기술이다. 고속주행 중 5G 기지국과의 통신할때 지연시간과 전송속도를 상황에 따라 최적화하는 통신기술을 함께 적용해서 자율주행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동작할 수 있었다.

KT와 현대모비스는 “1차 과제 성공으로 자율주행 핵심 기술들을 단말, 네트워크, 응용서버를 포함한 엔드 투 엔드(End-to-End) 서비스 레벨까지 구현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양사 협력을 통해 더 안전한 5G 자율주행에 한발 더 다가섰다”고 선언했다.

현대모비스 장재호 EE연구소장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5G 통신 기술을 갖춘 KT와의 시너지를 통해 짧은 시간 내 완성도 높은 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다” 며, “양사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커넥티드카 기술의 신뢰성을 높이고, 사고위험 없는 안전한 미래차 시대를 구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T 정윤식 기업고객본부장은 “연구개발 파트너로서 이번 기술 개발을 함께 진행하면서 현대모비스의 자율주행 센서와 제어기술 경쟁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향후 자율주행차 내 컨텐츠 제공 등 협업 분야를 커넥티드카 생태계 전반으로 확대해 다가올 미래차 시대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LG유플러스가 현대자동차 완성차 모델로 자율주행기술을 시현한데 이어, 이날 KT는 현대모비스와 손잡고 자율주행기술을 시현했다. 주요 통신기업들이 국내 대표 완성차 기업과 협업해 자율주행차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는 모양새다. 운전자 대신 AI와 통신기술이 차를 움직이는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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