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신문 조건섭 칼럼] 식당에 서비스가 아무리 친절하고 좋아도 맛이 없으면 고객은 다시 올까? 떡볶이를 주문해서 먹었던 소비자의 하소연을 듣고 몇 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을 통해 우리 점주들이 생각해야 할 것을 정리해본다.

지인은 이집 저집 떡볶이를 방문해서 맛보거나 또는 집에서 배달 주문해서 먹었는데 더 맛있는 집이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배달앱에 들어가 보았다고 한다. 리뷰를 보니 점주의 진정성이 베어나는 답글을 보고 곧바로 그집에 배달 주문을 했다. 집안에 반려견이 있어서 낯선 사람을 잘 짖는 편이라 배달시 집인근에 도착하면 문자로 먼저 연락을 달라고 요청했다.

10여분이 지났을까? 사전 요청한대로 점주는 집에 도착하기전 먼저 연락을 주었다. 문앞에 기다렸다가 배달음식을 받았는데 고객을 응대하는 점주의 자세나 태도가 아주 친절해서 기분이 좋았다고 한다. 일반 음식점은 점주가 직접 배달하지 않고 배달대행업체를 통해 배달되기 때문에 친절함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주문한 떡볶이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포장패키지를 분리하여 떡뽂이를 먹을 준비를 하고 한입을 베어 먹었는데 아뿔싸~ 기대와는 달리 맛이 너무 없었다. 같이 먹던 가족도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든다. 배가 고파서 그럭저럭 먹긴했지만 뭔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필자는 그 이야기를 듣고 몇가지 질문을 해보았다.

• 질문 : 맛이 없다는 것을 배달앱에 리뷰로 남길 생각은 없습니까?

• 답변 : 사장님이 친절해서 부정적 평가의 리뷰 글은 남기고 싶지 않습니다.

• 질문 : 그러면 다음에 또 주문하시겠습니까?

• 답변 : 아니요. 맛이 없어서 다시는 주문하지 않을겁니다.

음식의 기본은 맛이다. 맛이 없는데 아무리 친절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아무리 친절하다고 해도 맛이 없으면 고객은 발길을 끊는다. 몇해전 월간 외식경영에서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재방문하는 이유의 48.4%가 음식맛이 좋아서, 서비스가 좋았을 때 22.3%, 재방문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음식맛이 없는 업소 39.3%, 불친절한 업소 30.7%다.

음식점 선택과 이탈 사유는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가 단연 맛이었다. 치열한 경쟁환경에서 맛은 소비자를 끄는데 아주 중요한 요소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요리기술이 많이 보편화된 지금 맛은 기본이다. 맛으로만 승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맛이 없는데 장사가 잘될리 만무다. 내 음식이 맛이 없다면 전문 쉐프를 초빙해서라도 맛을 잘 낼 수 있도록 배워야 한다.

무엇보다 고객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음식을 소비하는 주체는 고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소비자들은 맛이 없어도 서비스가 불편해도 표현하지 않는다. 단지 다시 돌아오지 않을 뿐이다. 떡의 재료맛은 구분하기 힘들겠지만 식재료와 양념재료의 배합, 끓이는 시간 등에 따라 맛은 다를 것이다. 작은 떡뽂이 하나에도 맛은 물론 점주의 정성이 베어나야 한다. 맛과 친절이 함께 어우러진다면 재구매가 더 많아지지 않을까? 맛과 친절한 서비스는 절대적인 불가분의 관계다. 위 통계자료에서 보듯이 맛있고 서비스를 잘하면 77%(맛 48.4%, 서비스 22.3%)가 재방문한다는 결론이다.

배달음식점의 서비스 구조는 매장 서비스와는 많이 다르다. 배달음식점의 배달형태는 2가지로 양분된다. 배달대행업체를 통해 배달을 하는 경우, 사장이 직접 배달하는 경우가 있다. 어떤 유형의 배달을 선택하느냐에 있어서 맛은 동일하게 유지되지만 친절은 다르다.

사장이 직접 배달하는 경우는 자신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연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전문 배달원 대부분은 음식전달과 계산이라는 거래관계로 짧은 순간에 판매행위가 자연 종료되지만 사장이 직접 배달하는 경우는 배달 현장에서 친절한 서비스 연출로 좀더 밀착된 관계구축이 가능하다.

또한 고객이 생활하는 거주환경, 가족구조 등 다양한 정보를 현장에서 얻을 수 있으며 이 정보에 따라 맞춤 서비스도 가능하다. 배달은 배달로서 종료되는 판매가 아니라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여 재구매 고객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접점마케팅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고객과 노출접점은 매장에서 발생되는 것과는 달리 매우 단순하다. 전화주문(또는 배달앱통한 주문), 방문전달 및 계산 뿐이다.

15초의 접점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활용할 것인가에 가게 운명이 갈려진다. 위 사례에서 살펴 보았듯이 음식의 맛이 없으면 아무리 친절해도 재구매 유도는 어렵다. 음식점은 우선 먼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음식의 본질은 맛있어야 한다. 따라서 고객의 작은 소리도 크게 들을 수 있는 경청의 자세가 갖추어질 때 진정한 맛을 낼 수 있다. 음식의 기본은 맛이고 핵심이다.

<칼럼니스트=소셜외식경영연구소 대표>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