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11 국내 출시 임박, 소비자 관심 여전히 높아
해외 가격 하락 추세 속 국내에서는 높은 가격 유지
애플페이 불가, A/S 편의성 논란 등 이슈 해소될까?

 

아이폰11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늘 그렇듯 1차 출시국에서 제외됐다. 가격이나 서비스 정책 관련 불만도 여전하다. 사진은 영국 런던 애플스토어에 내걸린 아이폰 11 현수막 모습 (사진=연합뉴스)
아이폰11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늘 그렇듯 1차 출시국에서 제외됐다. 가격이나 서비스 정책 관련 불만도 여전하다. 사진은 영국 런던 애플스토어에 내걸린 아이폰 11 현수막 모습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신문 이한 기자] 아이폰11 국내 출시가 임박한 가운데, 애플이 가격과 서비스 면에서 국내 시장을 상대적으로 홀대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디자인 관련 논란에도 불구하고 아이폰의 인기는 여전하지만, 한국 시장과 소비자가 좀 더 나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애플이 양분하고 있다. 두 업체가 차지하는 점유율이 80%를 넘는다. 하지만 비슷한 비율로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것은 아니고 삼성전자 비율이 다소 높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65% 아이폰 18%다. 최근 출시된 갤럭시노트10과 갤럭시폴드가 품귀현상을 보이며 폭발적 반응을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점유율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1분기 점유율도 삼성은 전년 대비 5%포인트 오르고 애플은 전년 대비 2%포인트 내린 숫자다.

최근 애플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인터넷 게시판에는 ‘과거에 비해 혁신이 덜한 것 같다’는 의견이 많이 제기된다. 최근 출시된 아이폰11도 후면 카메라 디자인이 낯설어 ‘인덕션’이라는 별명으로 조롱받고 있다. 아이폰은 과거의 영광을 잃고 소비자에게 외면 받고 있는걸까?

◇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뜨거운 아이폰 열기

하지만 아이폰은 저력이 있다. 실제로 아이폰11은 디자인 논란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미국 컨슈머리포트의 최신 스마트폰 평가에서는 아이폰11프로 맥스가 1위, 아이폰11프로가 2위에 올랐다. 컨슈머리포트는 아이폰11으 배터리 및 카메라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아이폰의 인기는 여전하다. “애플이 일본 및 대만 부품업체에 올해 생산하기로 예정됐던 아이폰 물량을 10% 증산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외신 보도도 있었다.

서울 강동구에서 2년간 휴대전화 대리점을 직접 운영한 경험이 있는 한 소비자는 “애플 신제품이 나올때마다 비판이 쏟아졌지만 결국 늘 인기가 많았다. 절연띠가 처음 생겼을 때나, 홈버튼이 사라졌을 때도 ‘이제 애플 안쓴다’는 글이 인터넷에 넘쳐났지만 정작 아이폰은 잘 팔렸다”고 말했다.

그는 “콩나물이라고 조롱받던 에어팟이 대세 아이템이 된 것이 좋은 예다. 아이폰은 가격이나 디자인에 상관없이 마니아를 중심으로 일단 유행한다. '과거와 같은 혁신이 없다'는 불만은 아이폰5나 아이폰6 시절부터 늘 있어왔지만, 결국 매번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소비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삼성전자 점유율이 높은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아이폰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분명한 가운데 여전히 인기는 높다. 그 사이의 간극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 늦게 출시되고 가격은 비싼데 서비스는 이용 불가?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애플이 국내 시장을 홀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서비스와 가격면에서 한국이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은 애플의 1차 출시국에서 항상 제외된다. 애플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 신제품을 출시할 때 나라별로 나눠 순차적으로 출시하는데 우리나라는 1차 또는 2차 출시국에 포함되지 않았다. 우리나라가 애플의 주요 마케팅 전략 국가가 아닌 것처럼 여겨지는 결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비싸다. 전작보다 가격을 다소 낮춘 아이폰11의 경우도 미국 출시 가격이 모델에 따라 전작과 같거나 저렴해진 데 반해 국내 출시 가격은 비슷하거나 오히려 약간 올랐다. 해외 주요 시장에서 가격이 다소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우리나라만 가격이 전작 대비 똑같거나 비싸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소비자만 겪는 불편함도 있다. 이를테면, 국내 소비자는 아이폰 주요 기능인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없다. 요즘 갤럭시 소비자들은 ‘삼성페이’를 쓴다. 결제할 수 있는 곳이 많고 매우 편리하다. 하지만 아이폰 소비자는 ‘애플페이’를 쓸 수 없다. 애플과 카드사간 수수료 관련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교통카드로도 사용할 수 없다. 삼성페이는 국내 카드 단말기가 주로 쓰는 MST(마그네틱 보안 전송)는 물론이고 NFC(근거리 무선통신)방식 모두 지원한다. 하지만 애플은 NFC만 지원한다.

‘애플이 한국만을 위해 MST 기능을 넣기는 어렵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일리가 있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는 그런 사례가 있다. 팀 쿡 CEO가 “일본에서도 애플페이를 도입하고 싶다”고 밝힌 후 아이폰에는 일본에서 사용 가능한 칩을 사용한 모델이 나왔다. 현지 교통카드로 널리 쓰이는 ‘스이카’ 앱으로 교통카드를 쓸 수도 있다. 중국에서도 애플페이로 교통카드가 된다.

◇ 애플, 국내 소비자 목소리에 귀 조금 더 기울일까?

A/S관련 문제도 제기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신용현 의원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애플코리아 공식 수리점은 88곳이다. 삼성전자(178곳)의 절반 수준이다. 이 가운데 직영 서비스센터는 딱 한곳 뿐이다.

애플의 A/S관련 정책이 다소 폐쇄적이라는 지적은 우리나라에서만 제기된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이 부분에서는 국내시장을 따로 홀대한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가 아이폰을 수리하려면 상대적으로 멀리 이동해야 하고 과정상 불편한 부분이 있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5G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도 국내 소비자에게는 불편한 부분이다. 물론 애플이 한국을 5G대상에서 제외한 것이 아니라 아이폰 시리즈가 아직 5G를 지원하지 않아서 생긴 문제다. 하지만 국내 5G가입자 수가 300만명을 넘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고, 통신3사가 앞다퉈 5G관련 콘텐츠를 선보이는 중임을 감안하면 이 부분은 아쉽다.

아이폰11은 오는 25일 출시 예정으로 18일부터 사전예약이 진행된다. 탄탄한 마니아층을 앞세워 인기와 판매고는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가격이나 서비스 면에서 한국 시장이 보다 나은 대접을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애플이 국내 소비자의 목소리에 조금 더 귀를 기울일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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