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산모, 아이에게 영향 줄까봐 치과 치료 거부하는 경우 많아
치과의사, "14~18주 안정기에는 치료 받아도 괜찮다"
임신 중 치주질환으로 약 복용? 의사 상담 후 항생제나 진통제 복용 가능

치과전문 의사들은 임신 14~28주 안정기에는 치료 받을것을 추천했다.(사진=유디 제공)
치과전문 의사들은 임신 14~28주 안정기에는 치료 받을것을 추천했다.(사진=유디 제공)

[소비자경제신문 박은숙 기자] 임산부들은 치과 치료를 미루거나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 태아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치과의사들은 임신 14~28주 안정기에는 치료를 받아도 괜찮다고 추천한다.

주부 A씨(31세)는 임신 5개월째다. 최근 2개월 전부터 잇몸이 붓고 칫솔질을 할 때마다 피가 나고 입냄새도 나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바로 치과로 달려갔겠지만 치과치료가 아기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치통을 참고 있었다. 하지만 잇몸이 계속해서 붓고 피고름이 나면서 통증이 극도로 심해지자 병원을 찾아간 A씨는 임신성 치은염 진단을 받았다.

예비 엄마들은 임신 40주 정도의 임신기간에 좋은 것만 보고 듣고 먹으며 안정을 찾으려 한다. 하지만 급격한 신체 변화를 겪으면서 산모들은 다양한 임신성 질환에 시달리는데 치아도 그 중의 하나다. 따라서 임신성 치은염은 임산부들이 많이 겪는다.

박대윤 광주 유디두암치과의원 대표원장은 “다수의 예비 산모들이 임신 중 치과 치료는 태아에 좋지 않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에 임신 전 또는 결혼 전에 미리 치아 점검을 받아 두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박 대표원장은 “임신 중 치아에 문제가 생겼는데도 치료를 미루거나 거부하기도 한다. 임신기에 평소와 달리 치은염, 치주염 등의 잇몸질환 발생확률이 높아 어느 때보다 치아 관리가 중요한 시기이며 임신 중이라도 특정한 시기만 제외하면 얼마든지 치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산부는 몸 전체에 여러 가지 변화를 겪는데 그 중 하나가 호르몬 변화다. 여성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의 양이 점차 증가해 혈관 벽에 변화를 일으켜 잇몸이 붉어지거나 붓고 염증을 유발한다.

아울러 잇몸이 자극에 약해 적은 양의 플라그나 치석으로도 쉽게 염증이 생긴다. 잇몸이 암적색으로 변하고 부종과 출혈이 일어나기도 하며 임신 3개월 정도부터 말기에 이르기까지 나타난다. 부종과 출혈은 출산 후에 서서히 사라지지만 제대로 된 치료와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임신 말기에 아주 심한 염증상태로 진행될 우려도 있다.

박 대표원장은 “잇몸질환은 초기에 발견할수록 치료 효과가 좋지만 방치됐을 때 치료 효과도 떨어지고 치료 기간도 더 길어지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산모의 오랜 수면시간도 치아 건강에 좋지 않다. 임신하면 정상인보다 쉽게 피로해져 잠을 오래 자지만 수면 중 침 분비량이 줄어 구강 내 세균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또 임산부는 체온이 상승해 입덧에 따른 구토로 입안 산도가 높아지면서 치아가 부식돼 충치균이 번식하기 쉽다.

태아의 기관형성이 되는 임신 1기(1주~13주)와 분만이 가까워지는 임신 3기(28주~출산)에도 여러 가지 변수가 발생할 수 있는 시기이므로 치과 치료는 피하는 것이 좋다. 치과 치료는 초기와 후반기에 비해 비교적 안정기라 할 수 있는 임신 2기(14주~28주)에 받는 것을 추천한다. 임신 안정기를 제외하고 부득이하게 치과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 태아의 기관형성이 되는 1기는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박 대표원장은 “3기일 경우 방사선 검사를 제외한 간단한 구강관리와 임상검사 등은 실시할 수 있으며 통증이 심할 때는 간단한 응급처치까지도 가능하므로 즉시 의사의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임신 중 되도록 약을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치주질환이 심각한 경우 페니실린이나 세파계열 등의 성분이 함유된 항생제나 아세트아미노펜 성분(타이레놀)이 있는 진통제 등을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따라서 약을 복용할 때는 의사와 반드시 상담한 후 성분을 확인하고 복용해야 한다.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