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지·피죤 국내 판매 일부 섬유유연제 미세 플라스틱 검출
검출 제품 현재 계속 판매 중, 미세 플라스틱 관련 규제나 기준 명확하지 않아 소비자 혼란 가중
녹색소비자연대, "화장품 원료로 사용금지된 물질, 섬유유연제도 기준 마련 필요"

 

섬유유연제 12종에서 5개 미세 플라스틱 검출됐다.(사진=소비자경제 제공)
국내에서 판매중인 섬유유연제 일부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사진은 기사 속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소비자경제신문 박은숙 기자] 소비자들이 세탁 후 많이 사용하는 피앤지·피죤 섬유유연제 제품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이후로 여러 달이 지났는데도, 제품들이 여전히 유통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우려과 혼란도 그대로 방치된 상태다.

녹색소비자연대가 시중에서 판매 중인 섬유유연제 12종에 대해 국가공인 시험검사기관 코티티(KOTITI) 시험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총 5종의 제품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미세 플라스틱은 5mm 미만의 작은 플라스틱 조각으로, 하수처리시설에 걸러지지 않고 바다와 강으로 흘러들어가 해양 생태계를 오염시키는 등 식탁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 관련 검사는 지난 6월26일부터 7월26일까지 미세 물질 성분 분석이 가능한 SEM(주사전자현미경)-EDS(에너지분산형 분광분석기), FT-IR(적외선 분광분석기) 등을 이용해 이뤄졌다.

이 시험 결과에 따르면 피앤지의 다우니 보타니스 코튼, 레노아 해피니스, 다우니 레몬그라스 3개 제품과 피죤의 리치퍼퓸 로맨틱 플라워, 리치퍼퓸 시스니처 미스틱 2개 제품 등 총 5종의 섬유유연제에서 5㎛ 미만의 캡슐로 추정되는 구형(공 모양) 입자가 검출됐다.

피앤지 3개 제품에서 검출된 물질은 멜라민 수지로 추정되는 미세 플라스틱으로, 캡슐로 추정되는 손상된 모양의 구형 입자로 확인됐다.

피죤 2개 제품에서 검출된 미세 플라스틱은 폴리아크릴레이트계열로 추정됐다. 피죤 프리미엄 핑크 제품에서는 잔류한 캡슐 양이 많지 않아 성분 측정이 불가능했다.

세탁 후 마지막 단계에서 향기를 입히는 섬유유연제 향기 캡슐은 오랫동안 보존하기 위해 미세 플라스틱을 원료로 만들어져 세탁 후 옷에 붙어남고 나머지는 물에 씻겨 하수종말처리장으로 유입돼 식수로 체내로 들어오거나, 강, 바다로 흘려들어가 떠돈다.

최근 국제적으로 미세 플라스틱에 오염된 어패류를 섭취할 경우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미세 플라스틱은 입자가 작아 혈관, 림프 체계를 통해 우리 몸에 침투해 간에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해양생태계가 미세 플라스틱에 많이 오염됐다는 연구 결과도 많이 나왔다.

김미리 녹색소비자연대 부장은 “식약처는 2017년 7월부터 화장품 원료로 미세 플라스틱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섬유유연제에 들어가는 미세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관련 대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환경부는 세정제와 세탁제에 들어가는 마이크로비즈에 대해 올해 안에 관리방안을 만들 예정이다. 섬유유연제와 자동차용 코팅제는 추가 검토 할 예정이다.

◇ 미세 플라스틱 인체·생태 위해성 체계적인 연구 미비

“섬유유연제에 문제가 있으면 팔 수 없고 마트에 들어오지 않는다. 구매해도 되는 제품이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다우니 섬유유연제를 판매하는 판매사원이 취재진에게 한 말이다. 현재 대형마트를 비롯한 대부분의 마트나 판매 가게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발표한 제품들을 쉽게 찾아 볼수 있다.

김미리 녹색소비자연대 부장은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해당 제품들이 국가적으로 판매 금지된 제품이 아니여서 현재 유통되고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고 있다”면서 법의 사각지대를 지적했다.

미세 플라스틱에 대한 정부 부처의 규제나 법률이 도입되지 않아 애매한 상태다.

피죤 측은 "프리미엄 핑크 제품에는 캡슐을 사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해당 없음'이 나와야 한다. 납득이 불가하며 신뢰할 수 없다"는 반박문을 보내왔다. 또 피앤지측은 "확인 후 답변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현재 미세 플라스틱을 발생시키는 플라스틱 폐기물의 효과적인 저감·관리기술 개발과 인체·생태 위해성 연구, 대체물질·신소재 개발 등 체계적인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아 소비자들의 우려와 걱정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안윤주 건국대학교 환경독성학 교수는 <소비자경제>와 통화에서 “현재까지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어떤 영향과 피해를 주는 지에 대한 연구가 없다”고 전했다.

환경부는 지난 7월 공식적으로 ‘과학기술 기반 미세플라스틱 문제대응 추진전략’도 공식적으로 발표해 적극적으로 소비자들의 우려와 불안을 해소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에 환경부 미디어협력팀은 “지난해 6월부터 연구하고 대책 마련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