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 재래시장 5곳, 네이버 쇼핑에 입점
시장 제품 2시간 이내 배송, 야간주문시 이튿날 오전 배송
쇼핑 패러다임 변화 속, 전통시장 풍경에도 IT발 변화 예상

추석을 앞두고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를 비롯한 예산 규모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추석을 앞두고 전통시장을 돌아본 이낙연 총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전통시장도 온라인 쇼핑이 가능해졌다. 시장 장보기 패러다임의 변화가 예상된다. 사진은 추석을 앞두고 전통시장을 돌아본 이낙연 총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신문 이한 기자] 서울 주요 재래시장 5곳에 온라인 쇼핑몰이 생겼다. 2시간 이내 배달 가능하고 밤 늦게 주문하면 이튿날 오전 중 배송되므로 대형 이커머스 서비스와 큰 차이가 없다. ‘장보기’ 문화의 변화가 예상된다. 그 배경에 네이버가 있다.

당일 배송과 새벽 배송이 일상화된 시대다. 온라인으로 24시간 장보기가 가능하고 빠른 배송이 당연해졌다. 그에 따르는 여러 문제들이 제기되고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도 생겼지만, 소비자들의 장보기가 편리해진 것은 분명하다. 이 가운데 최근 주요 전통시장에도 온라인 쇼핑몰이 생겼다. 네이버 푸드윈도에서 운영하는 ‘동네시장’이다.

서비스 개요는 이렇다. 배달 가능 지역에서 전통시장 물건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면 2시간 이내에 배송한다. 아침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 운영하며, 저녁 6시 이후 주문한 제품은 이튿날 정오까지 배송한다. 배달일이 일요일이나 공휴일이면 휴일 다음날 받을 수 있다.

서울 강동구 암사 종합시장, 강북구 수유 재래시장, 관악구 봉천 재래시장, 송파구 새마을시장, 영등포구 대림 중앙시장이 입점했다. 쇼핑몰 화면에 점포 이름이 함께 표시되어 평소 자주 오가던 소비자들은 단골집 물건을 편리하게 살 수 있다.

기자가 직접 송파구 새마을시장에서 물건을 사봤다. 오이 6개, 토마토 1팩, 새송이버섯 1봉씩 소량 구매가 가능했다. 단골 가게에서 파는 떡갈비는 아쉽게도 ‘SOLD OUT’이라고 표시됐다.

새마을시장에는 정식 매대를 갖춘 매장 말고도 길거리 좌판 할머니 가게도 많은데, 그 제품들은 없었다.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고 최근 SNS 잇템으로 꼽히는 새우만두는 찾을 수 없었다. 대신 시장에서 많이 사 먹었던 동그랑땡은 바로 구매할 수 있었다. 네이버의 설명에 따르면, “장보기 도우미가 품질 좋은 물건 위주로 포장해서 보내준다”고 한다.

동네 재래시장이 인터넷에 입점하기 시작했다. 사진은 네이버 쇼핑에서 검색한 서울 송파구 새마을시장 (사진=홈페이지 캡쳐)
동네 재래시장이 인터넷에 입점하기 시작했다. 사진은 네이버 쇼핑에서 검색한 서울 송파구 새마을시장 (사진=홈페이지 캡쳐)

◇ 인터넷 동네시장, 소비자들 반응 확인해보니...

소비자들 반응은 어떨까. 새마을시장 바로 옆 블록, 트리지움 아파트에 거주하는 유연경(62)씨는 “채소나 과일은 새마을 시장이 롯데마트보다 상대적으로 더 싸다”고 말하면서 “시장 입구에 중소형 마트가 하나 있는데 공산품의 경우 그 곳이 시장 안쪽 매장보다 싸고, 도보 10분 거리에 또 대형마트가 있어서 시장 이용이 과거보다 덜했다. 그런데 인터넷으로도 된다고 해서 요즘은 자주 접속해본다”고 말했다.

기자는 3일 오후 새마을시장에서 아이와 함께 장을 보던 소비자에게 인터넷 동네시장에 대해 물어봤다. 이 소비자는 아이가 생선구이를 먹고 싶다고 해서 반찬을 사러 나온 길이라고 했다.

그는 “인터넷으로 물건을 고르는 이유는 ‘더 싼 곳’을 찾기 위해서거나 직접 사러 가기 어려운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서이지 전통시장이 인터넷에 입점했다고 굳이 더 찾아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소비자 역시 “당장 급한 장보기가 아니고 내일 받아도 되는 물건이라면 인터넷으로 단골 시장에 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식으로 입점한 시장은 5곳이지만 ‘시장명물’ 코너에서는 다른 시장 제품도 일부 구매할 수 있다. 마장동 한우시장, 가락시장, 대구 약령시장, 부산 자갈치시장, 통영 서호시장 등 다양한 곳을 찾을 수 있다. 과거에도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구매할 수 있는 물건들이 있었으나 시장별로 정렬해 보여주므로 원하는 제품을 찾기 편해졌다는 것이 장점이다.

9월 중순부터 네이버 동네시장을 알게 되어 제품을 서너차례 직접 구매해봤다는 소비자 안윤정(39)씨는 “때로는 제품 자체보다 브랜드가 더 중요한 것처럼, 먹거리를 구입할 때도 특정 전통시장 제품을 원할때가 있는데 그럴 때 바로 구매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기자는 어린 시절 종로구 이화동에 살았다. 가끔 어머니 손을 잡고 동대문 ‘충신시장’에 따라가곤 했다. 기자에게 그곳은 없는 게 없는 별천지였고, 떼쓰지 않고 잘 따라다니면 어머니가 사주는 오뎅 한 봉지에 하루 종일 행복했던 기억도 있다.

동네 골목 재래시장이 이제 ‘인터넷’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편리해졌고 상인들의 매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장보기’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이제는 ‘시장’의 패러다임도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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