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상품권 시장 확대, 온라인 할인 구매 활발
시장 규모 커지면서 관련 정책도 늘어나는 추세
온누리 상품권 모바일 출시 16일만에 15억원 가량 판매

 

모바일 상품권을 온라인에서 싸게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10월 1일 오후 2시경, 포털사이트를 검색하니 5만원짜리 상품권을 4만 4800원에 파는 곳을 찾을 수 있었다 (사진=네이버쇼핑 캡쳐)
모바일 상품권을 온라인에서 싸게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10월 1일 오후 2시경, 포털사이트를 검색하니 5만원권 CJ 기프트카드를 4만 4800원에 파는 곳을 찾을 수 있었다 (사진=네이버쇼핑 캡쳐)

[소비자경제신문 이한 기자] 빳빳한 금장 종이나 기프트 카드로만 유통되던 상품권이 모바일에 적용되면서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다양한 할인과 적립을 조합해 똑똑한 소비에 나서고, 정부에서는 다양한 정책으로 모바일상품권 시장을 키우고 있다.

과거 백화점 근처 구두수선점 등에서는 상품권을 싸게 살 수 있었다. 선물 받은 상품권을 액면가보다 싼 가격에라도 현금화 하려는 소비자들이 내다 판 물건이거나, 브랜드에서 상품권을 대량으로 할인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 발품을 팔면 싸게 구할 수 있었다.

제화업체 등에서 내놓은 이른바 ‘구두상품권’의 경우 거래가가 액면가의 절반 가까이 떨어지면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경우도 있었다. 주요 제화업체들이 박리다매 전략의 일환으로 상품권을 대폭 할인해 헐값에 유통시킨다는 지적이었다. 15~20여년 전의 상품권 시장 풍경이다.

요즘 상품권도 소비자들이 부지런하게 움직이면 일부 제품들의 경우 싸게 구할 수 있다. 그런데 요즘은 과거처럼 발품을 파는 게 아니다. ‘손품’을 팔아야 한다. 손을 움직여야 한다는 게 무슨 의미냐고? 모바일 기기로 끝없이 검색을 하면 된다는 의미다.

경기도 성남시에 사는 소비자 안윤정(39)씨 사례를 보자. 그는 올리브영 매장에서 화장품 5만원어치를 사기 위해 ‘네이버쇼핑’에서 CJ기프트카드 5만원짜리를 구매했다. 올리브영은 물론이고 CGV와 뚜레쥬르, 투썸플레이스 등 CJ계열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이다.

과거 우리가 알던 상품권이나 기프트카드같은 실물이 아니다. 문자로 일렬번호가 오면 그 번호를 어플에 등록해서 쓸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상품권을 싸게 샀다는 것. 안씨는 4만 4800원에 구매했다. 10월 1일 오후 2시 현재 네이버쇼핑에서도 그 가격이 검색된다.

인터넷으로 사서 어플에 번호를 등록하는 등 일련의 과정이 귀찮거나 부담스럽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안씨는 “2004년 아버지 선물로 구두 상품권을 사려고 롯데백화점 본점 근처 상품권 판매점을 찾아간 적이 있다. 왕복 2시간 걸렸다. 그것과 비교하면 이게 뭐가 귀찮으냐”고 반문했다.

◇ 싼 가격 찾아 터치, 또 터치....할인에 적립을 더해라

부지런한 소비자들, 특히 IT와 모바일에 익숙한 젊은 소비자들은 상품권을 싸게 구매해 물건을 사는데 익숙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모바일상품권 시장 규모는 2017년 1조 2000여억원에서 작년에는 2조 1000여억원으로 늘었다.

이론적으로는 검색을 많이 할수록, 제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수록 물건을 더 싸게 구매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이렇다 10만원 상품권을 오픈마켓 등에서 9만원에 구매하고, 상품권 액면가 10만원을 결제 플랫폼에 등록한다고 가정해보자.

운이 좋으면 결제플랫폼에서 이벤트 등을 진행해 액면가보다 높은 금액으로 충전해주는 사례도 있다. 10만원을 등록하면 10만 5000원을 적립해주는 식이다. 이 금액을 가지고 해당 결제플랫폼 할인이 적용되거나 적립금을 주는 곳에서 결제한다고 가정하면, 최종적으로는 9만원을 가지고 11만원 내외 상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복잡한 할인+적립 구조를 찾아내지 못하더라도, 할인폭이 큰 제품을 구매하는 것 자체로도 이익일 수 있다. 10월 1일 현재도 온라인문화상품권 1만원권을 4750원에 판매하는 오픈마켓이 있다. 복잡한 루트나, 아는 사람들만 알음알음으로 전달하는 정보를 통해야 하는 건 아니다. 네이버 등 주요 포털에서도 여러 건 검색되기 때문이다.

◇ 모바일상품권 관련 정책 확대, 온누리상품권도 모바일로 출시

물론 모든 상품권이 다 할인되는 것은 아니다. 액면가 그대로 사고 파는 상품권이 훨씬 더 많다. 하지만 모바일상품권 시장은 할인과 상관 없이 꾸준히 성장주이다.

시장이 커지면서 정책적인 행보도 뒷받침 되고 있다. 종이 상품권에 비해 짧았던 유효기간을 늘리고 사용처를 다양화 하는 등 여러 정책이 발표됐다.

국민권익위는 최근 모바일상품권 유효기간 연장 내용을 담은 개선안을 마련했다. 30일에서 3개월여 남짓이던 기존 유효기간을 1년 이상으로 늘리는 내용이다. 상품권으로 구매 가능한 물품이 없는 경우 구매액 전액 환불이 가능하다는 내용을 상품권에 안내하도록 했다.

지난 9월 4일부터는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에서 온누리 모바일상품권을 3천억원 규모로 발행하기 시작했다. 앱에서 상품권을 구매하면 구매 금액이 포인트로 충전돼 결제 시 금액만큼 차감되는 방식이다. 전통시장 등에서 사용하는 온누리 상품권은 그동안 종이 상품권이나 전자 카드로만 발행, 유통되어 왔다.

온누리 모바일상품권은 농협(올원뱅크), 경남은행(투유뱅크), 광주은행(개인뱅킹), 대구은행(DGB아이M뱅크), 부산은행(썸뱅크), 전북은행(뉴스마트뱅킹) 등 6개 결제 애플리케이션에서 구매 및 결제할 수 있다.

중기부 시장상권과 전진섭 사무관은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현재 지류 상품권 대비 모바일 상품권 구매 규모가 엄청나게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도입 초기이고 향후 이용 확산 추세나 결제환경 안정화 계획 등을 감안하면 사용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전 사무관은 “온누리 모바일 상품권은 출시 후 지난 9월 20일까지 대략 15억원 내외 규모로 팔렸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활용이 보편화되면서 상품권을 모바일로 간편하게 구매하는 소비자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부 상품권이나 사이트에서는 다양한 할인 및 적립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관심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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