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신문 공민식 기자] 제일평화시장 화재로 생계를 잃은 상인들이 여전히 서울 동대문 불 탄 건물 앞에서 발을 동동 거리고 있다.

정확한 화재 위치는 서울 중구 신당동 지상 7층, 지하 1층짜리 동대문 시장에서 나름 랜드마크가 돼 온 건물. 큰불은 지난 22일 0시38분에 발생해 1시간여 만인 오전 1시 41분에 잡혔다. 그러나 출동한 소방관들은 처음 화재가 발생한 3층 곳곳에 잔불이 남아 있어 약 16시간 동안 화재진압을 벌여야 했다.

문제는 화재가 난 3층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는 것. 새로 지어진 4개 층에만 설치돼 있었다. 건물 창문은 금속 패널로 밀폐돼 있어 열기가 건물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했다. 이 때문에 화재 초기에 피해가 컸다는 게 소방당국의 설명이다.

화재 당시 6층 화장실에 있던 상인 2명은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큰 인명피해 없이 응급처치만 받고 귀가했다.

안타깝게도 화재로 인해 매장에 전시된 옷을 팔 수 없게 된 상인들은 삶의 터전을 잃었다. DDP 앞에 임시매장을 개최했지만 상인들이 걱정하는 생계가 막막해진 애처러운 목소리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정부는 피해 받은 업주들을 장사할 수 있게 거처를 마련해주고 사업 자금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렇다고 국민 세금을 쏟아부을 수도 없는 실정. 중소벤처기업부는 피해 상인들에게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고 소상공인정책자금 대출자의 만기를 연장해주는 것으로 달래고 있다. 서울시-중구청은 중소기업육성기금 자금융자 지원과 함께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등 활용 가능한 공간에 임시 판매시설을 설치해 생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겠다는 입장이다. 

<소비자경제> 취재진이 현장 취재를 나간 24일 오전 11시부터 제일평화시장 화재와 관련해 관계기관이 1차 합동감식을 진행했다.

경찰은 감식을 통해 불이 시작한 건물 3층의 CCTV 등을 확보한 뒤,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현재 발화 지점으로 지목된 3층 내부 CCTV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서울 중구청은 현장감식이 끝난 뒤 정밀안전진단을 추가로 시행해 화재 원인을 밝힌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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