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서 한미정상회담 열려, 한미관계 및 북미관계 기대감 상승
외교발 훈풍, 남북경협주에 긍정적인 기대감 일부 반영,
전문가들 “장기적인 주가 영향 기대는 어려워, 신중한 접근 필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오후 (현지시간) 미국 뉴욕 인터콘티넨털 바클레이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하던 중 악수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오후 (현지시간) 미국 뉴욕 인터콘티넨털 바클레이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하던 중 악수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신문 이한 기자] 뉴욕에서 한미정상회담이 개최되고 북미 실무협상 재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면서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가 살아나고 있다. 이와 관련 주식시장에서는 '남북경협주에 주목하라'는 목소리가 제기되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기업의 실질적인 이익과 연결될지는 불투명하다’며 신중론도 제기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각)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면 한반도 비핵화의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세계사적 대전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좋은 관계고 북한과의 관계도 매우 좋다”며 호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날 두 정상은 한미 관계의 굳건함도 강조했다. 외교가에 불어온 모처럼만의 훈풍이다.

한미정상회담을 둘러싸고 남북관계 및 북미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다. 이런 기대감은 국내 주식시장에도 일부 반영됐다. 실제로 한미정상회담이 이뤄지기 직전인 23일, 철도나 가스관 등 이른바 남북경협 관련주들이 상승세를 보였다. 주식시장에서 ‘금강산 관련주’로 통하는 일부 종목은 나흘째 상승세를 이어가는 등, 정상회담과 남북관계 개선 기대감이 일부 시장에 투영된 분위기다.

정상회담 소식에 왜 주가가 움직였을까. 이 구조를 먼저 짚어보자. 기본적으로 한국은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다. 평소 경제 뉴스에서 늘 중국 이름이 오르내리는 이유도 우리가 수출을 제일 많이 하는 나라여서다.

쉽게 말하면, 어떤 기업이 중국에서 잘 팔리는 물건을 만들면 그 회사는 잘 나간다. 주식이 오르고 그 기업에 투자한 펀드 수익률도 높아진다. 미국과 북한 관련 뉴스에 ‘돈’이 움직이는 것도 그런 원리다. 기업에게 새로운 ‘일거리’가 생길 수 있다는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정말 남북정상이 대북관계 해법을 찾고, 그로 인해 경제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기억의 추를 2주 전으로 잠시 돌려보자. 그때도 남북경협주가 들썩인 바 있다. 대북 강경파로 분류됐던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경질 소식이 전해지고, 연내 3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부터다.

대북 관련 리스크가 일부 완화되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당시 시장에서도 남북경협 관련 종목이 이른바 ‘테마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일부 상승 흐름도 있었다. 현대아산의 최대주주여서 금강산 관광 관련 남북경협주로 꼽히는 현대엘리베이터, 철도 관련 회사를 주요 계열사로 두고 있어 남북 철도연결 관련 주라는 평가를 받는 부산산업등이 당시 주가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남북경협주가 구체적인 성과는 없고 주가 등락만 반복한다는 비판적인 시각을 내놨다. 실제로 당시 박석현 KTB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언론을 통해, "남북 경협 이벤트가 기업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작고 현실적으로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도 불투명하기 때문에 주가 변동 자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 바 있다.

그렇다면 일반 금융소비자들은 한미정상회담이나 북미정상회담, 또는 남북관계 등의 이슈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야 할까. 대안금융경제연구소 김동환 소장은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정상회담 등의 이벤트에서 수익률을 기대하는 주식 투자라면 안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우리 정부만 열심히 움직인다고 관계가 개선되는 것이 아니고 미국의 의지 등이 중요한데,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쉽게 알 수 없는 부분이므로 주식투자 관점에서는 접근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아울러 “장기적으로 남북관계가 정말 개선된다면 관련 기대를 가져도 좋지만, 지금 시점에서 일반 금융 소비자가 관심 둘 건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정치나 외교 등 세상의 모든 이슈는 결국 경제 상황에 영향을 미친다. 그 영향의 흐름을 꾸준히 살피는 것은 금융소비자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한가지 이슈에 일희일비하는 것 보다는 신중한 시선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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