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섭의 푸드비즈] 서비스 접점에서 필요한 ‘말의 힘’
[조건섭의 푸드비즈] 서비스 접점에서 필요한 ‘말의 힘’
  • 조건섭 소셜외식경영연구소장
  • 승인 2019.09.2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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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경제신문 조건섭 칼럼] 창업을 준비하면서 상권분석과 입지에 대한 고민과 생각은 많이 해도 정작 개점후 서비스 마케팅에 대해서는 많이 고민을 하지 않는 것 같다. 필자는 서울신용보증재단에 등록된 외식마케팅 전문강사로 외식업 예비창업자들에게 ‘개점전 촉진 및 개점후 서비스관리’에 대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서비스라고 말하면 ‘친절’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서비스 마케팅은 한마디로 말하면 ‘배려 마케팅’이며 ‘고객을 연구하는 마음과학’이다. 고객을 알고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말을 통해 고객의 마음을 잡을 수 있어야 한다.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 말의 울림이 사람을 다시 오게 하기도 하고 영원히 떠나게 하기도 한다. 말 때문에 기분 상하는 사람도 있고 말 때문에 기분 좋아지는 사람도 있다. ‘30초의 말이 30년 간다’는 말도 있다. 말이 이처럼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말은 큰 힘도 필요도 없고 비용도 들지 않는다.

일본 '로손 편의점'의 접객 서비스 혁신 사례를 소개한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셀프 서비스의 대명사인 편의점은 좋은 입지에 개점하면 서비스가 좋든 좋지 않든 자연적으로 고객이 찾아온다. 우리나라 9만여개나 되는 커피점도 대부분 셀프 서비스 방식이다. 필자가 커피점, 패스트푸드점을 이용하면서 제일 불편을 느끼는 이유 중에 하나가 있다. 메뉴가격이 식당 밥한끼 이상이면서 줄서서 기다리고, 좁은 테이블 틈을 비집고 쟁반을 들고 다녀야 한다. 다 먹고나면 쓰레기통에 분리해서 버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오래전 판매방식을 아무런 개선없이 햄버거 가격만 계속 올려왔다.

그러나 로손 편의점의 경우 ‘커피 판타지스타(Fantasista)’ 제도가 있다. 커피 판매를 셀프 서비스에서 접객직원에 의한 서비스 방식으로 바꾼 사례다. 잘 훈련된 커피 판매 전담 직원을 배치한 이후 해당 점포의 매출이 1.5~2배 늘었다. 커피를 주문받으면 다 나올 때까지 약 35초가 걸린다. 그동안 직원은 고객과 대화가 가능해 취향 파악 등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 정보는 다음에 또 방문할 때 더 개인화된 맞춤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다. 덩달아 커피 보완재인 쿠키류 과자 등 별도의 추가 매출이 발생한다. 이 사례는 우리나라 ‘다방경영’을 생각하게 한다.

오래전 우리는 왜 ‘다방’에 갔을까? 커피 2스픈, 설탕 2스픈, 프림 2스픈의 커피를 마시러 갔을까? 김정운 교수가 강조하는 ‘종업원의 감탄’을 먹으러 갔다. 필자는 지금까지 살면서 나를 가장 많이 반겨주고 나에 대해 감탄을 해준 사람은 내 부모도, 가족도 아닌 ‘다방 종업원’으로 기억한다. 갈때마다 저의 안부를 물어보고 말만 하면 반갑게 리액션해주는 그 종업원들을 잊을 수가 없다.

아무리 얼굴이 예쁜 다방 종업원이라고 해도 나를 반겨주지 않았다면 그 다방에 갔을까? 인간은 심리적 측면에서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에게 호감가기 마련이다. 선비는 자신을 알아주는 ‘군주를 위해서 목숨을 바치고’, 여자는 ‘자신을 사랑해주는 남자를 위해서 “화장”을 한다’는 고사성어가 있다. 그만큼 인간의 본연적인 욕구는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강하다.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점주들에게 ‘다방식 경영’을 권장하는 이유다. 내 식당에 방문하는 고객과 35초동안 기능적 대화이외에 인간애적인 진짜의 진솔한 대화를 해보았는가?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진정성을 가지고 ‘감탄의 리액션’을 해본 일이 있는가?

위의 사례처럼 고객의 재방문 유도를 위해 새로운 서비스 혁신이 없으면 빠르게 변하는 고객의 기호에 의해 빠르게 도태되기 마련이다. 상품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끝없이 변화한다. 새로운 상품이 출시되고 확산되고 사라지고 또 새로운 상품이 출현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인간의 내면 욕구다.

최근 온라인과 SNS확산으로 고객유인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점검해보길 바란다. 위 사례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35초의 말로 마케팅을 해보자. 고객과 정서적 유대를 만드는데 대화만큼 좋은 것도 없다. 질문과 답을 통해 고객의 정보를 알고 특징을 알면 다음 재방문시 고객을 기억할 수 있고 또다른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고객정보는 고객기억을 촉진하는데 유용할 뿐만 아니라 마케팅에 좋은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칼럼니스트=조건섭 소셜외식경영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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