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빛나 기자

[소비자경제신문 최빛나 기자] 추석연휴는 짧았지만 추석 밥상머리 화두는 길고 길었다. 다름 아닌 '조국 사태'를 놓고 오랜 만에 모인 가족들 간에도 논쟁이 오갔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을 후보로 지명하고 한 달여간 조국 사태가 점점 더 치열해지면서 정치권은 물론 사회, 가족까지 둘로 갈라놓았다. 특히 90년대 세대의 청년들 마음에 큰 흠집까지 내기에 이르렀다.


정치권을 취재하는 기자가 아닌데도 '조 장관은 어떻게 될 것같냐'는 질문을 만나는 사람마다 받는다. 그럴 때마다 "아직 잘 모르겠다.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답변만 일관되게 했던 것 같다. 상황이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내 생각이라도 소신있게 전달할 걸 이라는 후회가 되는 요즘이다.

아무튼 '조국사태'는 현 90년생 청년들 사이에 적잖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추석에 큰집에서 만난 90년생 사촌들과 얘기를 나눠 보니 알 수 있었다. 그들은 심각했고, 보수와 진보 진영 논리를 떠나 허탈하다고 입을 모아 얘기했다.

90년대 생들은 기존 기성세대와 달리 밀레니얼 세대로 불리며 개인의 가치관과 방식을 정확히 피력한다는 평을 받는다. 그들은 조 장관의 문제를 형평성을 두고 중용적인 시선에서 각자의 시선에서 의견을 피력한다.
 
이번 사태는 특권층에서만 일상화된 특혜에 비판여론이 큰 이유는 대다수 서민에게 '넘사벽' 같은 일들이 자연스레 벌어지고 당연시 돼 왔구나 하는 점이다. 무작정 여론에 휩쓸려 조국이 사퇴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조 장관 딸과 같은 90세대에게 이 사건은 의지를 꺾는 일이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리라.
 
그들은 개인 SNS 등을 통해 조 장관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과감없이 업로드 하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그 중에서도 부정적인 측면과 긍정적 의견이 팽배하다.

최근 문대통령은 '90년생이 온다'는 책을 청와대 직원들에게 나눠주며 '이 세대를 잘 알아야 미래를 알 수 있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물론 본 기자는 이 책을 읽어 봤다. 이 책에 따르면 현 90년대 생들은 '정치, 사회 경제 분야에서 완전무결한 정직을 요구한다. 혈연, 지연, 학연의 연결을 적폐로 칭하고 여긴다'고 명시돼 있다.

그렇게 보면 이 책을 나눠준 문 대통령은 '혈연, 학연, 지연을 연결 시킨 조국장관을 적폐로 지목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라고 되물을 수밖에 없다. 나아가 문 대통령은 '이 책을 통해 그들과의 고민을 해결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을 들면 현 상황이 납득하기 어렵다. 그래서 이번 지난 추석밥상 머리 화두는 양극단으로 쪼개졌다.
 
다만 진실이 드러날 때까지는 끓어오르는 배신감과 분노를 억눌러 보는 것은 어떨까. 또 언론이 부정확한 보도를 일삼고, 사안은 진영 논리로 끌고 가는 것은 경계해야 할 일이고 현혹돼서도 안 될 일이다. 적어도 언론매체라면 사실과 진실을 추구해야 하는데 오히려 흐릿하게 꼬아놓고 덮어놓기식으로 몰아가서도 안될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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