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이마트·홈플러스, 주가 띄우기·부동산 매각에…"한계있어"

[소비자경제신문 최빛나 기자] 유통업계가 계속 되는 적자와 국내 경제위기로 사상 초유의 사태에 직면했다.

이른바 '유통공룡기업'이라 불려왔던  유통 대기업들은 위기를 유연하게 극복하기 위해 부동산 자산 매각, 자사주 매입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하지만 실적 부진의 원인이 구조적인 문제여서 쉽게 분위기는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전문가 의견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지주사인 롯데지주는 유통업 대표 자회사인 롯데쇼핑 주식 20만주(약 273억원 규모)를 지난달 23일부터 29일까지 장내 매수했다. 거래 후 롯데지주의 롯데쇼핑 지분율은 39.5%까지 상승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롯데 쇼핑의 실적 개선을 위해 주식을 매입했다"며 "이는 책임 경영 차원에서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의 주식 매입은 실적 악화가 주식 하락으로 이어 졌기 때문이다"며 "이번 결정이 하반기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롯데쇼핑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2968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3.5% 감소했고, 롯데마트는 2분기에 33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런 실적 부진을 롯데 하이마트와 슈퍼도 비껴가진 못했다. 그래서 롯데하이마트는 회사 차원이 아니라 대표이사가 직접 회사 주식을 매입해 책임경영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메리츠종금증권 한 연구원은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일본불매 운동과 소셜 커머스의 역공이 롯데 쇼핑의 주가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진다"며 "사회적, 경제적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주가에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번 주식 매입은 올바른 선택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장에서는 롯데지주가 롯데쇼핑의 주식을 추가로 매입할 가능성도 열어 놔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선 상황이 롯데 쇼핑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마트는 주가 안정화를 위해 오는 11월 13일까지 95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장내에서 사들인다고 공시 했다. 또 현대백화점도 지난달 8일 162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방침을 공시했다.
이마트는 2분기에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하면서 주가가 사상 최저 수준까지 폭락했고, 현대백화점도 업황 악화로 들쑥날쑥한 실적을 내면서 주가가 지난 3월 연중 고점을 기록한 이후 30% 이상 급락했기 때문이다.

주식매입 다음으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부동산 매각을 통한 자산 유동화다.

유통업계는 그동안 돈이 되지 않는 '빛 좋은 개살구'였던 부동산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 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현금 유통으로 인해 전략적인 자산 관리로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을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와 롯데쇼핑, 홈플러스가 이 전략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롯데백화점과 마트, 아울렛 등 롯데쇼핑이 보유한 부동산 자산 기업 롯데리츠는 오는 23일부터 10월 2일까지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10월 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현물 출자해 롯데리츠 지분 50%를 보유한 앵커 투자자로 참여하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안겨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리츠도 시장 상황을 봐가며 상장을 재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마트는 '세일 앤 리스백' 방식으로 올해 말까지 약 1조원 규모의 부동산 자산을 매각하기로 했다.

이마트는 158개 점포(할인점 142개, 트레이더스 16개) 중 자가 점포가 135개(85.4%)로, 자가점포 비율이 50∼60% 정도인 경쟁사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마트는 자산 유동화를 통해 확보된 현금을 재무건전성 강화 등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위와 같은 방식은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유통업 위기가 소비 트렌드의 변화나 사회, 경제 이슈 등의 문제에 해당하는 만큼 좀더 조심히 추이를 지켜 봐야 할 것이다. 조금더 직시 적으로 상황을 살펴야 한다"며 "부동산 매각, 자사주 매입 등이 위기를 탈출 할 수 있는 돌파구는 아닐 수도 있다. 한계일 수 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이나 부동산 매각 등의 조치가 과도하게 하락한 주가를 부양하거나 시장의 신뢰를 일부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 처방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며 "실적 개선을 위한 더욱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