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신문 공민식 기자]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28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2019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를 열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2011년 4~5월 출산 전후 산모 8명이 폐가 굳는 원인 미상의 폐질환으로 입원했다가 4명이 숨진 사건이다. 특조위에 따르면, 지난 2월 말까지 1386명이 가습기 살균제에 따른 폐질환으로 사망했다.

27일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가 처음 열렸으며 최창원 전 SK케미칼 대표이사와 채동석 애경산업 대표이사 부회장이 참석해 청문회에서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구체적인 보상과 증거인멸에 대해서는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은채 청문회를 마쳤다.

이틀 째인 오늘, 다국적기업인 옥시레킷벤키저와 LG생활건강 상대로 증인 출석 요구를 했으나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는 불참했다. 유일하게 대표급 중 불참하게 된 기업이다.

첫 날 시작한 청문회에서는 대표들이 가습기살균제 사건에 대해 피해자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를 했다면, 둘째 날 오늘은 오히려 '남 탓'을 하거나 대표급이 청문회를 불참하는 상반된 모습을 보여줬다.

이 날 청문회에서 최예용 특조위 부위원장이 참사 피해 실태 등을 언급한 후 "옥시는 이 사건의 대해 피해대책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라고 묻자 박동석 옥시 대표는 "제 소회를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이어갔다. 

그는 "처음 제품이 출시 됐을 때 정부기관에서 보다 안전한 기준을 만들고 철처리 관리감독을 했다면 과연 오늘날과 같은 참사가 일어날 수 있었을까?"라고 말했다. 

또 "2016년에 정부 기관이나 가습기살균제를 최초 개발해 원료물질공급에 책임이 있는 SK케미말과 관련 제조업체들이 진정성 있게 공동배상을 위해 노력했다면 피해자가 겪는 고통은 현저히 줄었을 것"라고 소회를 밝혔다.

발언 직후 방청객석에 있던 한 피해자가 "그런 말은 우리가 말해야 할 부분이다!"라고 강하게 질타를 했다.

LG생활건강의 가습기살균제 제품인 '119가습기살균제’가 흡입 시 건강에 피해가 간다는 환경부 실험 결과가 최초로 공개됐으며 LG는 이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흡입독성 실험을 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청문회에서 2019년 환경부 용역 보고서 내용을 공개했으며 내용에 의하면 'LG 가습기살균제에 포함된 BKC는 흡입독성시험 결과 흡입시 호흡기 계통 건강피해가 발생 가능하다'는 결과의 보고서다.

이에 이치우 전 LG생활건강 생활용품사업부 개발팀 직원은 "흡입독성 실험을 해야했던 법적 근거가 당시에는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헌영 LG생활건강 대외협력부문 상무는 "흡입독성을 안했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당시 안전테스트를 했었어야 했는데 그 부분이 상당히 아쉽다"라고 말했다.

청문회 심문도 중 박헌영 LG생활건강 대외협력부문 상무는 할 말 있다면서 시간을 달라 요청했고 이어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서 저희 BKC 유해성을 규명하는 소위원회를 구성해주신다면 관련 모든 자료를 제출을 할 것"이라 밝혔으며 또 "과거에 연구개발 단계에서 중요한 실험 항목을 빠트린 점에 대해서 앞으로 관련 제품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 참고 및 교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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