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하나은행…최대 -90% 손실 예상
국민은행, 해외금리 떨어지면 수익 나는 구조를 적용해 수익 발생했으나 업계 분위기 고려해 입단속 중

우리은행 독일국채 10년물 금리 연계상품 DLF는  90% 넘는 손실률이 예상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우리은행 본사 전경이다.(사진=소비자경제)
우리은행 독일국채 10년물 금리 연계상품 DLF는 90% 넘는 손실률이 예상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우리은행 본사 전경이다.(사진=소비자경제)

[소비자경제신문 이승리 기자]  ‘해외 금리’가 국내 금융 시장에 때아닌 한파를 불러 왔다. 당장 원금 손실을 낸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은 물론 수익을 낸 국민은행까지 세간의 눈길이 따갑기 그지없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은 높은 손실률로 인해 곤혹스러운 상황. 두 은행의 DLF(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가 최대 90%가 넘는 원금손실이 예상돼 금융감독원이 26일 분쟁조정을 위한 조사를 착수했다. 

현재 기준 불완전판매를 주장하는 분쟁조정 신청은 우리·하나 은행 통틀어 약 60여 건 접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당장 9월 만기 도래분이 있어 추가 접수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 최정욱 애널리스트는 은행Weekly를 통해 “추후 만기 도래로 손실 금액이 확정될 경우 분쟁조정 신청 건수는 더 늘어날 여지가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특히 우리은행의 ‘독일국채 10년물 금리 연계상품’의 경우 손실을 줄일 수 있는 여지가 희박하다는 게 시장의 의견이다. 내달부터 만기가 도래하기 때문이다. 금감원 역시 7일 기준 독일국채 10년물 금리의 손실율을 95.1%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DB금융투자는 산업이슈를 통해 “우리은행의 독일 10년물 금리 연계 상품의 경우 독일 국채 금리가 이미 0% 수준이었던 올해 3~5월 집중적으로 판매되어 상당한 논란의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구조가 복잡한 원금손실 가능성 있는 상품임에도 개인투자자의 비율이 높아 ‘불완전판매’ 이슈를 야기한 이번 ‘DLF 사태’는 우리·하나은행이 절반 가까이를 고령층에 판매했다는 것으로 또다른 이슈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양 은행이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에서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DLF 잔액 중 절반에 가까운 45.7%가 고령층 고객의 소유로 알려져 있다.

DB금융투자는 이 보고서를 통해 “불완전판매로 결론 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도 “다만 80세 이상 초고령자에 대해서는 ‘부적절한 초고위험 상품 판매 자제’ 및 ‘가족조력 또는 투자숙려 기회 부여’라는 변수가 있다”고 전했다.

두 은행의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은 금융당국 외에 또 있다. 금융소비자연맹과 키코공동대책위원회가 사기 판매 혐의로 두 은행을, 금융소비자원이 손태승 우리은행장과 지성규 하나은행장을 고발한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불완전 판매 규정이 이미 강화되어 있고, 해당 상품의 경우 가입금액이 억 단위인 만큼 불완전판매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또, 독일국채 자체가 그동안 안정적인 상품으로 알려져 있어 상품을 가입한 사람도 판매한 사람도 이번 변수를 예상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후문도 들려온다.

시장에서도 이러한 불완전판매에 대한 논란에 대해 배상 영향으로 인한 손실 규모는 우려스러울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이 우세하다. 다만 비재무적 손실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를 살펴보면 손실 발생시 강한 관련 대책이 수립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05년 우리파워인컴펀드 사태, 동양그룹 CP 사태 이후에는 투자위험성 고지 강화 등 투자자보호 강화 방안이 나왔다.

반면 DLF 상품을 취급했지만, 수익을 낸 KB국민은행 역시 이번 사태로 크게 웃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오히려 아예 해당 상품을 취급하지 않은 신한은행과는 달리 현재 기준 DLF 총 잔액에 이름이 오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DLF로 큰 손실을 낸 업계의 분위기를 감안해 수익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홍보를 하고 있지 않다. 미국 국채 CMS 10년물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DLF를 KB국민은행은 상품 설계시 해외금리가 떨어지면 수익이 나는 구조를 적용하고 만일의 변수를 대비해 손실을 줄일 수 있는 기간을 적용해 원금손실 대신 수익을 봤다.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