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기획] 여름 극성수기 피한 ‘늦캉스족’ 증가…여행업계 새 흐름
[소비자기획] 여름 극성수기 피한 ‘늦캉스족’ 증가…여행업계 새 흐름
비싸고 붐비는 7월말 8월초는 No...여유로운 휴가 추구
“소비자 욕구 변화...바뀐 사회 분위기에 따른 오랜 경향”
여행업계 늦캉스족 공략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 진행 중
  • 이한 기자
  • 승인 2019.08.26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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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추석 황금 연휴 기간 해외여행 수요가 작년보다 3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소비자경제)
여행 소비자들이 성수기를 피해 다양하게 분산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사진=소비자경제)

[소비자경제신문 이한 기자] 대한민국 ‘휴가철’은 흔히 7월말~8월초다. 하지만 요즘은 사람 붐비고 가격도 비싼 성수기를 피해 ‘늦캉스’를 떠나려는 소비자들이 많다. 늦게 떠나는 바캉스라는 의미의 신조어다. 여행 업계에서도 관련 상품 개발과 홍보에 적극적이다.

최근 에듀테크 전문기업 휴넷이 직장인 1060명을 대상으로 휴가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휴가 일정을 묻는 질문에 1위가 8월 초순(25.7%) 2위가 8월 중순(20.8%)이라고 답했다. 극 성수기로 꼽히는 7월 하순(18.1%)은 3위를 기록했다.

7월말에서 8월초에 휴가 대부분이 몰리던 과거와 비교하면 사뭇 달라진 풍경이다. 실제로 8월 하순, 또는 9월 이후를 고른 응답자는 28.1%였다. 여름휴가 계획이 없다고 답한 직장인도 있었는데 그 이유 중 24.3%가 ‘다른 기간에 휴가를 쓰려고’였다.

‘7말 8초.’ 흔히 극성수기라고 불리는 이 기간 휴가의 문제를 소비자들은 크게 2가지로 꼽는다. 비싸고 붐빈다는 것이다.

추석연휴 이후, 9월 24일날 대만으로 휴가를 떠난다는 직장인 안모씨(36)는 “과거에는 회사에서 7월 말부터 8월초 사이에 기간을 정해놓고 원하는 날짜를 골라 휴가를 나눠 갔다. 하지만 직원들의 반발로 올해는 휴가 시점을 자유롭게 정한다”고 말했다. 안씨는 “사람도 많고 가격도 비싼 시기에, 그것도 회사에서 일방적으로 정해주는 날짜에 휴가를 가는 건 너무 구식”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여름휴가'라는 개념보다 그냥 '(내가 원할 때 가는) 휴가'라는 인식이 훨씬 더 강하다. 이런 흐름은 어디서 왔을까. 경희사이버대학교 관광레저항공경영학과 윤병국 교수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주5일제 정착 후 오랫동안 꾸준히 이어온 경향”이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금요일 하루만 휴가를 내면 목요일 저녁부터 3박4일 여행을 다녀올 수 있게 되면서 굳이 성수기 휴가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점점 강해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좀 더 합리적인 가격과 여유로운 환경에서 여행을 즐기려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수면위로 더 잘 드러나는 것.

여행업계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이 올 시즌의 트렌드나 두드러진 경향이 아니라 '꾸준하고 오랜 흐름에서의 변화'라고 말한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 정해진 위원장도 비슷한 진단을 내렸다.

정 위원장은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늦캉스 흐름에 대해 “전체적인 경향이 서서히 변화 중인 것으로 보인다. 회사들도 직원들의 휴가 사용 시점을 유연하게 나눌 수 있게 장려하는 등 여러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정 위원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중심리나 대중심리가 있어서 다른 사람들 갈 때 다 같이 간다는 사람들도 아직은 많은 것 같다”는 진단도 덧붙였다. 그는 "언론에서 임팩트 있게 다루려고 새로운 경향처럼 소개하는 분위기도 있지만 올해만 유난히 다른 흐름을 보이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휴가 인구의 '다수'가 아직은 7월말~8월초에 몰리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극성수기를 피하려는 인식이 점차 늘어가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경향이다.

여행업계는 비수기 '늦캉스'를 겨냥한 상품개발에 적극 나섰다. (사진=코레일 제공)
여행업계는 비수기 '늦캉스'를 겨냥한 상품개발에 적극 나섰다. (사진=코레일 제공)

□ 9~10월 공략, 비수기 마케팅 나선 여행업계

여행 소비 패턴이 변하기 시작하면서, 여행업계는 성수기 이후 시점을 대비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에 나선다. 일반적으로 여행 상품은 대개 8월 15일을 기점으로 가격이 달라진다. 올해는 추석이 예년보다 빨라서 8월 말부터 9월 초 여행상품이 예년에 비해서도 좀 더 싼 편이다.

이런 흐름을 주도하는 것은 항공업계다. 일본 불매운동 등으로 성수기에 일부 타격을 받은 항공업계가 비성수기 여행객을 잡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제주항공은 10월에 출발하는 가을여행객을 대상으로 항공권 프로모션을 실시한다. 전국 8개 공항에서 출발하는 국내선과 국제선으로, 10월 한 달 동안 탑승할 수 있는 항공권이 대상이다.

진에어는 9월 30일까지 ‘제주 늦캉스’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에어서울은 22일부터 9월 국제선 얼리버드 특가를 시작했고, 티웨이항공도 26일부터 9월 출발하는 36개 국제선을 대상으로 특가 판매를 한다.

국내여행객을 상대하는 코레일에서도 성수기를 피하려는 소비자들을 위해 '늦캉스 기획전'을 기획했다. 레일텔(기차+호텔)과 레일시티투어(기차+시티투어버스) 등 총 4가지로 구성된 기획전이다.

이선관 코레일 고객마케팅단장은 "성수기 휴가철보다 여유롭게 늦캉스를 즐기려는 여행 트렌드에 발맞추며 국내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이번 상품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가성비’와 ‘가심비’를 함께 따지는 것이 2019년 소비흐름이다. 피크 시즌이라 붐비는데다 기본 가격도 비싸고, 혹시 모를 ‘바가지요금’ 우려까지 있는 극성수기보다는, 각자 소비성향에 따라 여유롭게 휴가 계획을 세우는 것이 요즘 여행의 트렌드다.  여행업계는 앞으로도 이런 소비 형태의 흐름이 계속 이어갈 것인지에 대해 예의주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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