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돋보기 #⑦최태원] “사회적 가치와 인재 육성이 원동력”…SK그룹 수장의 인문적 경영
[CEO돋보기 #⑦최태원] “사회적 가치와 인재 육성이 원동력”…SK그룹 수장의 인문적 경영
기업의 사회적 책무 중시, 사회적 가치 측정 기준과 지표 계량화
인재 개발 역량 하나로 모아 SK그룹 뼛속까지 바꾸는 시도
"사회적 가치 생각하는 기업, 사회를 생각하는 착한 인재가 세상 바꾼다"
  • 이한 기자
  • 승인 2019.08.22 14: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태원 SK 회장(오른쪽 첫번째)이 19일 오전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2019 이천포럼 개막식에서 기조세션을 듣고 있다. (사진=SK그룹 제공)
최태원 SK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가치 실현과, 인재 육성을 중요시하는 CEO다. 사진은 최태원 회장(오른쪽 첫번째)이 2019 이천포럼 개막식에서 기조세션을 듣는 모습. (사진=SK그룹 제공)

[소비자경제신문 이한 기자] 요즘 SK그룹 최태원 회장을 설명하는 대표적 시선은 크게 두 가지다.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CEO, 인재 개발과 육성에 관심 많은 경영자. 물론, 세상의 모든 회장님 또는 사장님들이 ‘자신은 이윤을 사회에 공헌하고 인재를 가족처럼 여긴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최태원 회장의 최근 행보는 그중에서 특히 돋보인다. 

3개월 전으로 돌아가보자. 지난 5월 28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사회적 가치를 주제로 열린 국내 첫 민간축제 소셜밸류커넥트 2019가 개최됐다. 이 행사의 주인공은 최태원 SK 회장이었다. 소셜밸류커넥트는 최태원 회장 제안으로 처음 열린 사회적 가치 민간축제다.

당시 최태원 회장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대해 “내 가슴은 텅 빈 것 같았는데 나와 아주 반대인 사람을 만났다. 그때부터 사람에게 다가가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 살아남는데만 전념한 과거에서 벗어나, 사회적 가치 실현 힘쓴다

이날 최태원 회장은 자신의 지난 삶을 이렇게 정리했다. ‘22년 전 선대 회장 사후 회장에 취임했을 때 IMF가 왔고, 어려움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신념으로 전쟁하듯 살았으며, 그 덕에 결국 살아남긴 했지만 전쟁 끝에 선 본인의 모습이 착한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것.

그는 당시의 자신에 대해 “사람을 보지 않고 모든 것을 일과 돈으로만 보면서 가슴 속이 텅 비어버린 것 같았다”고 했다. 이후 자신과 반대인 사람을 만났고, 세상에 있는 문제를 통해 사람에게 다가가기로 결심했으며, 그것을 계기로 사회적 기업에 대해 배우기 시작했다고 했다. 홍보담당 임직원이 아닌 최 회장 본인의 고백이었다.

실제로 최 회장은 꾸준히 사회적가치 전도사를 자처해왔다. 그는 틈만 나면 "사회적가치가 포함된 경제적 가치는 선택이 아니라 기업 생존의 필수요건"이라고 강조한다. "제품과 서비스에 사회적가치를 더하지 않고는 생존이 어려운 시대"라고도 말한다. 그는 2014년 집필한 자신의 저서 <새로운 모색, 사회적기업>에서 “개인이 아닌 다수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공공의 가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 7월 제주도에서 열린 '대한상의(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도 최 회장의 발언이 화제였다. 그는 "요즘처럼 돈 벌기 힘든 상황을 돌파하는 새로운 방법이 바로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면서 "사회적 가치를 통해 위대한 기업이 되는 길에 동참해달라"고 권유했다. 국내 재계와 산업계를 이끄는 인물들에게 사회적 가치의 중요성을 직접 전한 것.

◇ 말로만 그치지 않고 구체적으로 측정해 발전시키는 사회적 가치

말뿐만이 아니다. SK그룹은 경제적 가치와 함께 사회적 가치를 회계적으로 측정하는 ‘더블보텀라인(DBL) 경영’ 등을 시행하고 있다. SK는 올해 그룹 핵심성과지표(KPI)에 사회적가치 평가 비중을 50%까지 늘리기로 했다. 매출 100조원을 훌쩍 넘기는 대기업이 기업과 CEO 성과평가의 절반 가량을 사회적가치에 두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례적인 일이다.

실제로 SK는 경제간접 기여성과, 비즈니스 사회성과, 사회공헌 사회성과 등 3가지 항목의 평가 기준도 공개했다. “측정할 수 있어야 관리할 수 있고, 그래야 발전할 수도 있다”는 최 회장의 지론에 따른 것이다.

이 평가 기준은 기업활동을 통해 경제에 간접적으로 기여한 가치, 제품과 서비스의 개발이나 생산, 판매 등을 통해 발생한 사회적 가치, 그리고 지역사회 공동체에 대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창출한 가치를 평가한다. 최 회장은 그룹 내에서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지표를 만들고 성과를 계량화하고 있는 '사회적가치연구원(CSES)' 이사장을 직접 맡았다.

SK는 최태원 회장의 의지에 따라 행복도시락, 행복한 학교, 행복 전통마을 등 8개 사회적기업을 운영한다. 계열사 MRO코리아는 사회적기업 ‘행복나래’로 전환했다. 카이스트에 사회적기업가 양성 과정을 후원해 100명 가까운 사회적 기업가도 배출했다. SK는 글로벌 기업과 손잡고 사회적 가치 측정 국제표준 마련 작업도 시작했다.

SK 최태원 회장 (사진=SK홈페이지)
최태원 회장은 임직원들과의 소통에도 매우 적극적으로 나선다. (사진=SK홈페이지)

◇ “우리 희망은 인재, 사회 생각하는 착한 인재로 성장해야”

사회적 가치 실현과 더불어 최태원 회장이 중시하는 또 하나의 가치는 바로 인재 육성이다. 최태원 회장은 올해 초 문재인 대통령이 주최한 기업인과 대화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경제 정책 동력으로 언급한 ‘혁신성장’에 대해 최태원이 내놓은 키워드도 ‘인재’였다. 최 회장은 “저희 내부에서 최고의 인재를 길러내는 백업들이 없으면 혁신 성장으로 일자리가 충분히 창출되는 열매까지 거두기에는 꽤 어려운 문제가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태원 회장은 인재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 회장은 직원들과 직접 만나 소통하는 횟수를 연 100회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공언했고 실제로 실천중이다. 지난해에는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중심으로 연세대와 협력해 혁신인재 양성 프로그램 운영에 돌입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 회장은 올해 한국고등교육재단 장학생 오찬행사에서 “최종현 SK 선대회장께서 ‘자원 하나 없는 이 땅의 희망은 인재’라는 신념으로 장학사업을 시작하신 이래 SK는 꾸준히 인재양성에 힘을 쏟아 왔다”고 말했다. 아울러 “먼 미래를 내다보고, 내가 받은 혜택을 사회에 어떻게 돌려줄 수 있을까 고민하는 인재가 되어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이야기하는 것처럼, 여러분을 자라게 해준 사회를 생각하고 또 기여할 수 있는 착한 인재로 성장해 달라”고 말했다.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 그런 기업을 만드는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 SK유니버시티 설립...차근차근 실행되는 구체적인 계획들 

SK는 최근 SK유니버시티 설립 계획을 밝히면서 사내 구성원 교육 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SK유니버시티는 그룹 차원 인재 교육을 맡은 SK경영경제연구소와 SK아카데미를 통합한 조직이다. 인재 개발 역량을 하나로 모아 SK를 뼛속부터 바꾸겠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딥체인지(Deep change)' 경영철학에 따른 행보다.

최 회장은 기업대학을 설립하는 이유에 대해 "급속한 경영환경 변화에 따라 Human Capital(인적 자본)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절실한 시점"이라며 "구성원들은 SK University를 통해 미래역량을 기르고 축적하게 되며 이것이 곧 구성원들의 지속적인 성장과 행복을 위한 변화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은 자신이 내세우는 가치들을 진정성있게 실천할 수 있을까. 사실 그는 과거 분식회계와 횡령 등 혐의로 두 차례 수감생활을 한 경험이 있다. SK케미칼은 가습기 살균제 문제와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는다. SK브로드밴드 협력업체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낮은 임금 등에 불만을 제기한 적도 있고, SK계열사가 인수한 업체나 일부 그룹 자회사에서 유사한 문제가 제기된 적도 있다.

말하자면, 사회적 기업을 향한 그의 약속 또는 도전이 아직 완성단계는 아니다. 앞으로 실현해야 할 과제도 많다. 중요한 것은 그가 상대적으로 이 부분을 더 중시하고, 실제로 몸소 실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이 임금의 일부를 모아 협력업체나 하청업체 직원 급여 인상에 사용하거나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등 그의 경영철학이 실제로 반영되는 사례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SK그룹 각 계열사가 보유한 유·무형 자산을 사회와 공유하는 ‘공유인프라’도 구축 중이다.

최태원 회장과 SK의 행보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점점 더 많아지는 이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