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안정에 단기 영향은 적어…향후 가격 인상 리스크 공존

정부가 작년 11월부터 한시적으로 적용해왔던 유류세 인하를 종료하면서 기름값 상승을 예고했다. 정유업계는 가격 변동이 어떤 영향을 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신문 최빛나 기자] 정부가 작년 11월부터 한시적으로 적용해왔던 유류세 인하를 종료하면서 기름값 상승을 예고했다. 정유업계는 가격 변동이 어떤 영향을 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달 31일까지인 유류세 한시적 인하를 종료한다고 22일 밝혔다. 정부는 경기 활성화와 서민 생활 안정을 위해 작년 11월6일부터 6개월 간 유류세를 15% 인하했었다. 올해 5월7일부터는 인하 조치를 이달 31일까지 연장하되, 인하 폭을 7%로 축소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1일부터 유류세가 원래 수준으로 돌아가면 휘발유 유류세는 58원 오른 821원, 경유는 41원 오른 582원, LPG부탄은 14원 오른 204원이 된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리터당 전국 평균 유가는 휘발유 1493원, 경유 1351원, LPG부탄 785원이다. 유가가 그대로라면 다음달부터 휘발유는 1551원, 경유 1392원, LPG부탄 799원으로 오르는 셈이다.
 
소비자 입장과 달리 정유업계는 유류세 인하 종료가 이미 예고돼 있었고 석유는 소비자 수요가 가격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품목은 아니라는 점에서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우선 내다봤다.
 
대형 정유사 관계자는 "석유는 가격이 변해도 수요는 일정한 품목이기 때문에 유류세 인하 종료가 소비를 크게 줄일 요인은 아니다"며 "5월부터 단계적 조치를 해온 만큼 시장에 큰 동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정유업체 관계자도 "정부의 세제 변동이기 때문에 정유사 손익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정유업계는 국제유가 변동 등이 맞물려 언제든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표했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 종료를 결정하는 이유 중 하나로 최근 국제유가 안정세를 꼽았다. 미국과 이란의 분쟁으로 인한 중동지역 긴장이 원유 가격을 상승시킬 요인이다. 한편으로는 미국 원유재고 증가,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 하락요인도 공존하며 최근 국제유가는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 국제유가가 상승으로 돌아서면 유류세 인하 종료와 겹쳐 국내 가격이 더 뛸 수 있다는 뜻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지금처럼 안정 추세로 간다면 유류세가 올라도 국내 유가가 안정적으로 갈 것"이라며 "그러나 국제유가 변동을 단언할 수 없고 가격이 오르면 소비 심리가 영향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세금 인상 폭 만큼 소비자 부담이 증가한다"며 "가격 인상이 수요 감소로 이어지면 정유사 손익에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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