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협 “한의사 전문의약품 사용가능” vs 의협 “허위사실 유포”
한의협 “한의사 전문의약품 사용가능” vs 의협 “허위사실 유포”
검찰, 한의사 마취제 리도카인 사용 용인 때문?
  • 박은숙 기자
  • 승인 2019.08.13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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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한의사협회와 대한의사협회가 13일 한의사의 전문의약품 사용 문제를 둘러싸고 충돌하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와 대한의사협회가 13일 한의사의 전문의약품 사용 문제를 둘러싸고 충돌하고 있다.

[소비자경제신문 박은숙 기자] 대한한의사협회와 대한의사협회가 한의사의 전문의약품 사용여부를 둘러싸고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가 13일 한의사가 치료과정에서 환자의 통증을 덜어주기 위해 국소마취 성분인 리도카인 등 전문의약품 사용을 확대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최혁용 한의협 회장은 이날 서울 강서구 협회 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불기소 결정은 통증 감소를 위한 리도카인 등 전문의약품을 한의 의료행위에 사용하더라도 범법행위가 되지 않음을 확인한 것"이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최회장은 "약사법은 의사의 처방과 약사의 조제라는 의약분업의 원칙을 규정하는 것으로, 한의사의 전문의약품 사용을 금지하는 규정이 아니다"며 한의사 의약품 사용 확대 의사를 내비쳤다.

수원지방검찰청은 지난 8일 부정맥 마취제인 리도카인을 한 제약업체가 2017년 한의사에게 판매한 행위에 대해 대한의사협회가 고발한 사건에 대해 불기소로 결정했다.

검찰이 결정서를 통해 한의사의 치료 과정에서 통증 경감을 위해 리도카인을 함께 사용하는 것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린것은 전문의약품 사용을 용인한 것이라고 한의협은 받아들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 회장은 "(검찰의 불기소 결정서는) 향후 한의의료행위를 위해 수면마취,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와 협진으로 전신마취를 하는 것도 한의사의 면허 범위에 해당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앞으로 한의의료기관을 찾는 환자들이 더 안전하고 편리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더욱 다양한 전문의약품 사용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헀다.

◇의협, 현행 약사법상 한의원 전문약 납품 제한 규정 없어 불기소 처분

반면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한의협 입장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의협(회장 최대집)은 이날 반박 성명을 내고 "한의원에 전문약인 리도카인을 판매한 H제약사에 대해 수원지검이 8일 불기소 처분한 것을 한의사가 전문약을 사용해도 된다는 의미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이제 국회와 정부가 실제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며 "한약 및 한약제제가 아닌 의약품에 대한 한의원 공급을 차단하는 약사법 개정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협은 "한의협 회장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해당 사건은 2017년 오산의 한 한의원에서 한의사가 환자의 통증치료를 위해 경추부위에 국소마취제인 리도카인을 주사로 투여해 해당 환자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고, 결국은 사망했던 안타까운 사고가 발단이 됐다"고 사실을 규명했다.

의협에 따르면 당시 한의사는 무면허의료행위로 리도카인을 사용해 기소됐다. 법원에서 의료법위반으로 벌금 700만원의 처벌을 이미 받았다는 것. 

의협은 "한의사가 한약이나 한약제제가 아닌 전문약을 사용하는 것은 명백한 무면한의료행위에 해당한다"며 "검찰과 법원에서 모두 불법행위로 판단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의협은 "한의사의 무면허 의료행위를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한의원에 전문약을 납품하는 의약품 공급업체들에 대한 제재와 처벌이 필요하다. 당시 해당 의약품 공급업체를 고발했지만 검찰이 현행 약사법상 의약품 공급업체가 한의원에 전문약 납품하는 것을 제한할 마땅한 규정이 없이 불기소 처분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즉 검찰의 처분은 한의사가 전문약을 사용한 것에 대한 처분이 아니라, 한의원에 전문약을 공급하는 업체에 대한 무면허의료행위 교사 및 방조에 대한 것인데 한의협이 이를 왜곡해 마치 검찰에서 한의사의 전문약 사용을 인정한 것처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는 게 의협의 주장이다.

의협은 "한의협이 사실관계를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의도적으로 엉터리 해석을 내세웠다. 이유는 높아진 환자들의 눈높이와 과학적 검증 요구에 위축된 한의사들이 한방의 영역을 넘어 의사가 하는 검사와 치료를 그대로 하고 싶다는 것"이라며 "한의사가 일차의료 통합의사가 돼야 한다는 한의협회장의 주장과도 일맥 상통한다"고 설명했다.

의협은 "한의원에 전문약 납품되고 공급되는 문제점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이미 지적된 바 있다"며 "당시 보건복지부장관과 식약처장 역시 이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보건복지 위워들의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여 재발방지와 이에 대한 현황 파악과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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