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여행 소비자 피해 사례...대형여행사 먹이사슬 끊자
패키지여행 소비자 피해 사례...대형여행사 먹이사슬 끊자
소비자주권시민회의, ‘패키지여행 무엇이 문제인가’ 국회 토론회 개최
무리한 일정 소화, 선택 관광 및 쇼핑 강요 등 패키지 여행 문제 제기
국내여행사, 현지여행사, 가이드로 이어지는 구조적 문제 개선 필요
  • 이한 기자
  • 승인 2019.08.06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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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패키지여행,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패키지여행을 둘러싼 하청 구조 문제를 근본적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6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패키지여행,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패키지여행을 둘러싼 하청 구조 문제를 근본적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소비자경제신문 이한 기자] 헝가리 다뉴브강 유람선 사고 이후 해외 패키지 여행 관련 이슈가 다시한번 불거졌다. 현지 여행사가 수익을 위해 여행 소비자들에게 무리한 현지 일정이나 선택 관광, 또는 옵션 등을 강요하는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외 패키지 여행 문제를 짚어보는 국회 토론회도 열렸다.  

6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패키지여행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가 개최됐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이하 소비자주권) 주관으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는 해외 패키지 여행관련 문제와 대안에 관한 논의가 이뤄졌다.

토론회를 주최한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패키지 여행 관련 문제가 여행사와 현지여행사, 가이드로 이어지는 하청과 재하청의 구조적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도 그간 개선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소비자주권 문화소비자센터 박준영 소장은 “각종 광고 등을 통해 동남아 지역을 대상으로 판매되는 초저가 패키지여행 상품에 여행소비자들의 불만과 피해가 집중적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소장은 “국내여행사들이 경쟁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출시하는 초저가 상품들이, 근본적으로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비용이 아니고 그에 따른 불만과 피해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여행은 소비자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즐거운 기억 중 하나인데,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안 좋은 기억을 받는다면 이것은 소비자 삶의 질을 떨어트리는 큰 문제이므로 시급한 해결이 필요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국내여행사와 현지여행사(랜드사)간의 구조적인 문제와 이에 따른 무리한 일정변경, 선택 관광 강요, 과도한 쇼핑센터 방문과 쇼핑 압박 등은 사실 어제오늘 문제가 아니다. 현지 여행사는 국내 여행사가 판매한 초저가 패키지여행 상품을 떠안고 현지 여행에서 추가 비용을 지불하도록 유도하며 수익을 올린다. 문제는 이러한 소비자 피해에 대해 적극적으로 보호해 줄 제도적 장치가 거의 없다는 것.

배경을 들여다보면 이렇다. 국내여행사들이 좀 더 많은 여행객을 유치하기 위해 20~30만원대 초저가 여행상품을 판매한다. 여행객이 모집되면 국내 여행사는 여행객이 지불한 상품 비용 중 항공티켓 요금을 제외한 나머지 비용을 챙긴다. 현지여행사에는 극히 일부, 심한 경우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여행객을 현지로 보낸다.

이 과정에서 국내 여행사가 현지여행사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을 ‘지상비용’이라고 부른다. 호텔숙박비와 식비. 관광지 입장료 및 차량운영비 등이 이에 포함된다. 이러한 비용을 극히 일부만 지불하고 여행객을 넘기는 게 문제다. 현지 여행사에서는 이익을 남기기 위해 전체 일정에 다소 무리가 있더라도 기본 일정 변경을 통해 옵션 상품을 선택하게 한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선택권이 없는 선택관광을 강요’당한다. 선택관광 미 참여자에게는 사실상 대체 일정이 없는 방치 수준의 대우가 이뤄지기도 한다. 현지 가이드가 “싸게 여행 오셨는데 이 정도는 해주셔야 한다”고 요구하거나, 호텔대기, 버스대기 등의 명목으로 자유로운 시간을 누릴만한 실질적인 대체 일정이 없거나 대체일정 자체가 매우 제한적인 것이 현실이다.

여행지역과 여행사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10개에서 많게는 20여개 정도의 선택관광 상품을 준비한다. 가천대 관광경영학과 이인재 교수는 “국내 대형 여행사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이런 문화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고 말하며 “산 위에 있는 관광지가 기본 여행 코스에 포함되어 있는데 케이블카 비용은 추가로 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대형 여행도매업자들이 항공권 좌석을 대량으로 사전에 구매한 다음, 미 판매분에 따른 손실을 막기 위해 초저과 항공권 및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하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여행사 입장에서도 수익성 다양화 등의 구조적인 개선이 이뤄져야 유사한 문제들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론에 참석했던 경희사이버대학교 관광레저항공경영학과 윤병국 교수는 "헝가리 유람선 사고도 결국 여행업을 둘러싼 원청, 하청, 재하청 구조의 문제"라고 말했다.

소비자주권 박준영 소장은 “국내 여행사에서는 지상비용 없이 여행객을 보내고 결국 숙소나 기타 비용을 가이드들이 소비자에게 옵션으로 비용을 내게 한다”고 말하며 “현지 가이드도 먹이사슬 구조의 맨 마지막”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소비자주권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홍콩 현지 여행사가 국내 대형 여행사를 상대로 7년 동안 지급 받지 못한 미지급금 7억원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제기한 사례가 있다. 대형 여행사가 현지 여행사에 지상비용을 덜 주거나 아예 지급하지 않은 내용을 이중장부에 기록했다는 내부 폭로도 있었다. 소비자주권은 국내 대형여행업체가 현지여행사에 지불해야 하는 지상비용을 지불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신고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전성복 공정거래위원회 서비스업감시과장은 “해외여행업 관련 신고사건을 검토 중에 있으며 조사 중인 사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없음을 양해해달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법령에 따라 관련 사안을 판단하고 법 위반행위로 판단되는 경우 엄정 제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비자주권은 소비자와 여행사가 ‘윈-윈’할 수 있는 구조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영 소장은 “잘못된 비즈니스 구조를 정책적으로 개선하고, 소비자 역시 초저가 상품 선택시 이런 부분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여행업계에서도 참여했다. 서울시 관광협회 국외여행업위원회 정해진 위원장은 "여행사들은 패키지여행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상품을 개발, 판매중"이라고 밝히며 "소비자 역시 양질의 여행서비스를 제공 받기 위해 정당한 여행 경비를 지불하며 소비자와 여행사가 윈-윈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워라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소비자들이 해외여행 정보를 스스로 찾아볼 수 있는 루트도 과거보다 크게 늘어나면서 패키지 여행에 대한 문제 의식과 개선 요구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업계와 정부가 모두 노력을 기울여 개선안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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