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신문 칼럼] 일본은 우리나라에 비해 문화적으로는 열등하나 경제적으로는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이다. 그래서 다양한 교육과 매체들을 통해 이를 현실로 받아들이며, 다른 부분에서는 일본을 무시해왔지만 경제부분에서는 지금의 기술 의존도에서 드러나듯 지난 100년간 주눅들어 왔던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런 과거의 잔상들이 아직까지 우리를, 그리고 우리의 후배들을 일본과 경제적으로 싸우게되면 무조건 힘들 것이고, 승산이 없을 것이라는 막연한 패배의식에 물들게 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있는 진실은 옛날 옛적 일본의 경제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우리나라 경제가 그들에 비해 미약했을 때의 이야기다. 일본과 경제전쟁이 시작된 지금은 이전의 상황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일본이 단한번도 NO라고 하지 못했던 미국의 중재도 거부할 만큼 지금 그들의 상황은 패닉상태다. 불안하면 말이 많아지고 억지주장을 늘어 놓게된다. 지금 그들이 그렇다. 다음에 언급하는 지표들을 보면 일본이 지금 얼마나 조급한지 알 수 있다.

그들은 지금을 우리나라를 제어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보고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참담할 수 있다는 불안감 또한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지금 전력을 다해 우리나라와의 경제전쟁에 사활을 걸고 덤비고 있다.

그들은 지금처럼 미래에도 아시아에서 영향력있는 국가로, 세계의 맹주로 군림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여전히 청산하지 못한 과거가 그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중에서도 우리나라는 그들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과거의 문제뿐만 아니라 미래의 문제에서도 우린 정당한 명분으로 그들을 힘들게 했고, 앞으로도 힘들게 할, 나아가 그들의 자리까지도 넘볼 유일무이한 존재인 것으로 그들은 인식하고 있다.

무조건적이고 맹목적이 아닌 실질적인 지금의 몇 가지 데이터로 일본과 우리나라를 객관적으로 비교해보자. 작년 일본의 1인당 GDP는 4만 달러 정도였고, 우리나라의 1인당 GDP는 3만2000달러 가량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일본은 30년전 1인당 GDP가 3만 달러를 세계 최초로 기록한 이후 30년째 1인당 GDP가 3만 달러에서 4만 달러 초반에 머물러 있다.

일본의 1인당 GDP가 최초 3만 달러일 때 우리나라의 1인당 GDP는 1만 달러대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은 같은 3만 달러 이상의 수준인데다 우리가 3만 달러가 되기까지 걸린 기간은 일본의 달성기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빨랐다. 지금도 그 성장 속도는 일본보다 빠르다.

일본과 우리나라는 경제 성장의 원천이 산업제조에 기반해 성장한 수출입국이다. 과거 일본의 수출과 우리나라의 수출실적은 엄청난 차이를 보였지만 이제 우리나라의 수출실적은 일본의 수출실적과 별반 차이가 없다. 작년 일본 수출실적이 약 7300억 달러였다면 우리나라의 작년 수출실적이 6055억 달러로 턱 밑까지 쫓아갔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또 앞으로의 미래 고부가가치산업에서도 우리나라는 일본을 앞서가고 있다. 금번 선전포고식으로 일본이 도발한 반도체 관련 일부 품목의 수출제한도 그들의 미래산업에 대한 조급함과 불안함을 대변해주는 것이었다. 왜 아베 정권이 우리 반도체를 집중 공격하는지 구체적인 데이터로 살펴보면 작년 일본 10대 IT기업들의 전체 영업이익이 30조원 가량 이었던 것에 반해 우리나라의 삼성전자 한 회사만의 작년 영업이익이 50조원을 웃돌았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

삼성전자 한 회사가 일본 10대 IT회사 전체의 영업이익에 거의 2배에 달했던 것이다. 이러한 결과들로 인해 일본의 조급함과 불안함은 극에 달했을 것이고, 도발의 첫 타깃이 되었을 것이다. 그 도발은 단순히 한 회사에 대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미래를 위태롭게 하는 우리나라의 미래에 대한 도전이었던 셈이다.

일본이 백색국가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한 2일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2000선이 무너졌지만 일본 주식시장의 주가는 우리나라보다 더 떨어졌다. 일본 주식시장은 30년간 40%가 야금야금 소리 소문없이 주저 앉았다. 이 역시 계속해서 솟아 오른 우리나라 주식시장과 이제 그 차이가 크지 않다.

지금까지 정치적으로 대립했지만 경제적으로는 대립한 경험이 없었고, 일본에 비해 언제나 소규모 경제라는 자조적인 생각으로 우리나라는 일본에게 늘 경제적으로는 상대가 안된다고 알아서 예단하는 형태를 취해왔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지금 일본은 '지는 해'이고, 우리나라는 '떠오르는 해'인 것을 알 수 있다. 지금처럼만 나아간다면, 또 통일까지 된다면 적어도 10년 내에 우리나라 경제력은 일본을 추월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로 도래할 것이다.

나름 세계 1,2위를 다투는 경제대국 일본이 이를 모를 리 없었을 것이고 두려움과 조급함에 우리나라에 경제 도발을 지금 감행하지 않을 수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제 우리나라의 과거의 기록이 아닌 현재의 기록을 정확히 이해하고 당당하게 조금은 여유있는 모습으로 불안과 두려움으로 시작한 일본의 경제도발을 잘 활용해 내실을 다져 간다면 10년의 격차를 절반인 5년 안팎으로 줄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동서고금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세상 모든 만물은 흥망성쇠의 주기를 가지고 있다. 순리를 억지로 역행하거나 역사의 물줄기를 거슬렀던 자들 그리고 그 국가는 큰 치욕을 맛보고 패망의 길로 달려갔다. 이제 그 감당못할 치욕의 쓴맛을 경제도발을 자행한 일본이 스스로 오롯이 맛보려고 발버둥 치고 있다.

<칼럼니스트= 유세종 동의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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