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매일 40% 이상의 최저가 상품 선보여
홈플러스는 스페셜 점포 온라인 이커머스 강화
롯데마트, PB 상품 구조조정 돌입

[소비자경제신문 최빛나 기자] 경기불황에 국내 대형 마트 기업들이 초저가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

신세계 이마트 와인 중에는 G7와인이 6900(750ml)원으로 가장 저렴해 올해 126만 병이나 팔렸다. 이에 힘입어 오늘 부터는 1병에 4900원짜리 와인이 나온다. G7과 비교 했을때 뒤떨어 지지도 않는 품질이다.

이마트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대형마트의 장점은 가격이다. 가격에 경쟁력을 둬야 한다"며 "상식 이하의 가격을 보여 줄 수 있을 것 같다. 소비자들이 이마트에서 꼭 사야 하는 저렴한 아이템의 가지수를 계속 적으로 늘려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 쇼핑과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이 두드러져 대형마트들은 '상대적으로 성장동력이 둔화된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따라 가격 할인, 점포 구조조정, 온라인몰 강화를 자구책으로 삼은 것. 주력 소비 층인 2030대가 온라인 몰과 편의점 등으로 이동하는 것을 막기 위해 단단히 준비하는 모양새다.

대형마트 1위 이마트는 '상시 초저가'로 승부수를 던졌다. 이마트는 1일부터 30여 개 상품을 기존 제품보다 30~60% 싸게 파는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을 발표했다. 올해 초부터 구매 빈도가 높은 신선식품·생활용품 등을 한 달에 2주씩 특가에 파는 '국민가격'의 완결판이다. 아예 '1년 내내 가장 싼 상품'을 만들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스마트한 초저가 상품'과 같은 맥락이다.

이마트 이갑수 사장은 "상시 초저가 상품은 이마트의 지난 26년간 상품 개발 역량을 총집결한 유통구조 혁신을 통해 만든 것으로 국내 유통시장에 초저가 상품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는 판매가를 인건비, 마케팅 비용 등을 따져서 책정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자구책을 제시했다. 획기적으로 판매가를 정해 놓고 모든 비용을 맞췄다. 앞서 말한 4900원 와인도 그렇게 탄생했다. 가능한 이유는 대량 매입으로 가격을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이마트는 반값 땅콩버터, 반값 보디워시 등 40%이상 할인되는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을 상품으로 내놨다. 이런 반값 아이템은 거품 포장, 불필요한 기능을 줄이고 저렴한 제조 공장을 찾아 기존의 유통구조를 바꿨다는 설명이다. 

현재 이마트는 8월 초저가 제품 30종을 출시하고 연말까지 200개까지 늘리기로 했다.

대형마트 부진은 최근 2~3년간 도드라졌지만 이익이 줄어드는 속도가 예상보다 가파르다. 통계청에 따르면 대형마트 시장은 올해 1분기 8조 3천억원 규모다. 지난해 1분기보다 또 1% 줄었다. 이마트는 지난 1분기 매출은 11% 늘었는데도 이익이 51% 급감했다. 일부 증권사는 2분기 적자를 전망한다.

대형마트들의 하반기 실적이 연달아 적자를 기록하자 위기감을 느낀 기업들은 온라인 확대, 맞춤 상품 개발, 점포 구조조정도 시작했다. 이마트는 헬스&뷰티(H&B) 스토어 '부츠' 점포를 33개에서 15개로 줄인다. 경쟁적으로 늘렸던 자체브랜드(PB) 상품도 알짜만 남긴다.

롯데마트는 38개에 달하던 PB를 10개로 줄이는 사실상 'PB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대표 브랜드 '초이스엘'과 가정간편식 브랜드 '요리하다', 균일가 브랜드 '온리프라이스' 등에 집중하고 가격·품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홈플러스는 이런 창고형 할인점과 1·2인 가구를 겨냥한 슈퍼마켓을 결합한 '하이브리드'에 공들이고 있다. 홈플러스는 최근 창고형 할인점과 대형마트의 모델을 결합한 '홈플러스 스페셜' 점포 전용 온라인몰을 오픈했다. 기존 홈플러스 온라인몰과 달리 스페셜 점포에서만 파는 묶음상품, 해외에서 소싱해 온 단독 기획상품을 취급한다. 카페나 소규모 음식점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도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게 목표다.

롯데마트의 창고형 마트 '빅(VIC)마켓'도 하이브리드형 매장으로 변신한다. 창고형 할인점에서만 판매하는 가성비 좋은 상품 3000개에 1·2인 가구용 중소 용량 상품을 일부 보강한다. 9월까지 기존 빅마켓 5개점에 상품을 추가하고 매장 리뉴얼도 병행한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온라인시장 확대와 이커머스 시장의 상승이 대형마트기업들에게 꽤나 위협적으로 느껴진 것 같다. 이번 하반기에 줄줄이 적자를 기록한 대형마트들의 공세가 벌써부터 대단하다"며 "현 소비시장의 트렌드인 1·2인가구 증가, 혼술, 가성비, 가심비 등을 잘 파악한 후 전략략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하지만 방심 하지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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