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운동 본격화, 일식당과 이자카야 등 매출 감소
국산 재료 사용하는 일식 레스토랑 불매 여부 논란
"국내 일식당도 국산 주류 도입 등 다양한 노력 기울여야"

14일 수도권 대형마트 일본 식품 매장에 손님이 없어 한산한 모습이다.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앞으로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참여하겠다는 국민이 70%에 육박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최근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신문 최빛나 기자]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점점 거세지고 장기화하면서 일본 음식과 술을 파는 일식당과 주점 등도 피해를 보고 있다.

국산 식자재를 주로 쓰고 식당 주인이나 직원 등이 한국인이라 사실상 일본과 무관하지만, 일본 음식과 술을 판매한다는 이유로 불매 운동의 불똥이 튄 것이다. 1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불매운동이 본격화하면서 일식당과 이자카야 등 일본 주점도 매출 감소 등의 타격을 받았다.
   
한 이자카야 업주는 "불매 운동이 시작된 7월 초부터 하루 매출이 거의 반 토막이 났다"면서 "단골들도 와서는 불매 운동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주도 "(일본 술인) 사케가 특히 안 팔린다"고 말했고, 일부 일식당에서는 일본 맥주 등 일본 관련 제품을 모두 뺐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술집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일본 아사히 생맥주가 아예 안 나가고 대신 국산 생맥주가 불티나게 팔린다"고 불매 운동 후 달라진 모습을 전했다. 일본 라면 전문점 등도 손님이 많이 찾는 점심시간에 한산해지는 등 시민들이 일본 음식 자체를 멀리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가뜩이나 자영업자들의 상황이 어려운 상황에서 불매운동으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요식업계 관계자는 "일본 불매운동을 하더라도 우리 국민이 국산 재료를 쓰는 일식집까지 일본 것이라고 불매하자는 데 동의하는 사람은 얼마 없지 않겠느냐"면서 차분한 대응을 주문했다.
   
일각에서는 내국인 종업원을 쓰는 일식당까지 발길을 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식당들도 일본산 대신 국산 식재료와 주류 등을 들여놓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외식산업정책학회장을 지낸 장수청 미국 퍼듀대 호텔관광대학 교수는 "국내 일식당은 점주가 한국인이지만 소스 같은 일부 음식 재료와 주류는 일본 제품을 많이 사용하는 등 일본 식문화의 창구 역할을 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이 같은 점 때문에 일부 소비자가 일식당을 꺼리는 분위기도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일식당 점주도 '일본 주류만 고급'이라는 인식을 깨고 국산 청주와 맥주를 내놓는 등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소비자들도 이용하기에 부담이 없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