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냉동피자 매출액 1년도 채 되지 않아 400억 원 돌파

 

[소비자경제신문 최빛나 기자] 아이들 간식거리를 사러 대형마트에 왔다. 재료 하나하나 사서 손질하고 조리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덥고 머리가 아프다. 그래서 주위 워킹맘들이 추천한 간편식을 한번 사봐야 겠다고 마음을 먹는다. 메모해둔 구매해야 할 품목들을 펼쳐보니 라면, 토마토소스, 만두, 피자, 냉면 등이다. 평소 즐겨 먹는 식품류다. 마트 진열대를 둘러봤다. 제품 종류가 너무 다양해 선택장애가 올 어떤 걸 골라야 할지 모를 정도로 스트레스가 밀려온다. 일주일 내내 회사 업무와 아이들 뒤치닥 거리에만 신경 쓰다 보니 마트에 올 때마다 대충 고르기도 그렇고 진열된 상품에 대해 사전 정보가 없다보니 고민이다. (워킹맘 상황#1)

이처럼 워킹맘들에겐 대형마트에 장보러 갔다가   냉동피자 하나를 구입하더라도 그 자리에서 꼼꼼히 따져보기엔 힘들 만큼 어려운 시대가 됐다. 맛은 어떤지, 함유된 성분에는 나트륨이 많은지, 적은지, 가격까지 하나에서 열까지 골치아픈 선택의 연속이다. 특히 가정간편식이 늘어나면서 요즘 워킹맘들의 손을 덜어주긴 했지만 가공식품에 대해 사전 지식이 없으면 선택한 뒤에 실망할 때도 더러 있다. 이러한 소비자들을 위해 하나하나 꼼꼼히 비교해 봤다. #마트에 가면 세번째 품목은 '냉동피자'다. 

◇ 진짜 냉동피자의 전성시대 맞나?

마트 냉동 식품 코너에 입성하면 여사님들이 '시식해보고 가세요'라며 시식대에서 김이 모락 모락 나면서 치즈가 쭉쭉 늘어지는 냉동 피자를 가위로 자르고 있다. 정신없이 가서 하나를 집어 먹는다. '너무 맛있다'라는 말을 연발 외치며 주위를 돌아 보니 냉동코너에는 기본, 인기많은 냉동피자들이 벽면을 한가득 채우고 있었다. 요즘 같이 10분이면 집앞에 도착하는 배달세상에 왜 굳이 냉동피자를 찾냐고? 답은 가격에 있었다. 

국내에서 냉동피자가 인기를 얻기 시작한 시기는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된다. 그해 5월 오뚜기가 2~3인이 먹을 수 있는 냉동피자 4종을 출시하면서다. 오뚜기 피자는 그 때 인기가 많았던 피자 브랜드 '미스터'의 기본 콤비네이션 레귤러 사이즈에 비교 했을때 가격은 4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아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또 맛과 질까지 잘 잡아 소비자들 사이에서 '갓뚜기'라 불리며 품귀현상까지 일궈내며 오뚜기의 효자 상품 노릇을 톡톡히 했다.

백화점도 이에 냉동 피자 시장성을 조사 하기 위해 너도나도 점포에 들여놨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지난 2월 지하 식품관 1층 입구에 오뚜기 냉동피자 제품 전용 판매대를 설치해 판매했다. 마트와 백화점에서 부동의 냉동 피자 1위를 고수하는 바람에 오뚜기 냉동피자의 매출액은 1년도 되지 않아 400억 원을 넘어섰다.

이 지나치게(?) 독식하는 상황을 오뚜기 경쟁사들이 가만이 놔둘 리가 없다. 사조대림, 한성, 롯데쇼핑이 잇따라 냉동피자를 출시하면서 오뚜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후 시장 규모는 2016년 114억원 수준에서 2017년 703억원, 지난해 1000억원 정도로 성장했다. 2년 만에 10배 가까이 성장한 셈이다. 냉동피자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시장을 개척한 오뚜기가 약 68%를 차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이 19%, 피코크·요리하다 등 PB 제품이 12%, 사조대림 1% 등이다

어찌됐든 냉동피자의 역사적인 상황을 앞에 장황하게 설명했지만 소비자들은 "그래서 어쩌라는 거지?" 라고 할런지도 모른다.

그래서 <소비자경제>가 비교했다. 현 마트 냉동고에서 직접 공수해 온 4사의 냉동피자를 비교해 본다.  롯데쇼핑 요리하다, CJ 제일제당 고메그릴, 오뚜기 돌판오븐에 구워만든, 사조대림 한입 냉동 피자가 그 주인공들이다. 공정한 평가를 위해 모두 콤비네이션 피자를 기본으로 했다. 

◇ 오뚜기·사조대림·롯데쇼핑·CJ 4사의 피자 용량과 가격은 엇비슷

가격은 100g 당 가격을 따졌을때 오뚜기는 1441원, CJ고메는 1441원, 롯데 요리하다는 1350원, 사조대림은 2075원 이다. 개당 가격으로는 위와 같은 순서로 5980원, 5980원, 4900원, 4980원 이었다.

용량은 요리하다는 363g,  오뚜기는 415g, 사조 240g,  고메는 415g으로 1인분으로 나온 사조 제품을 제외하고는 오뚜기와 고메가 같았고, 요리하다는 적었다. 칼로리는 900에서 1000칼로리 사이에서 왔다 갔다.

사이즈는 기본 피자 레귤러는 약 25㎝인데 냉동 피자의 지름은 오뚜기와 고메, 요리하다는 약 26㎝, 사조는 8㎝였다. 전자렌지에 돌려야 하는 시간도 달랐다. 모두 한판 기준 요리하다는 5분, 반판기준 CJ는 3분 30초, 한판기준 오뚜기는 6~7분, 사조 한입 피자는 50초 었다.

왜 다를까 했더니 피자 치즈가 녹는 시간이 각 다 달랐다. 해당 제품들을 한 조각씩 놓고 대략 2:30초 돌렸을때  CJ말고는 다 안녹았다. 치즈의 종류는 모짜렐라, 체다, 고다 치즈 등으로 비슷했지만 치즈의 양이 달랐다.

나트륨을 비교해봤다. 1인분 기준으로 사조대림이 220mg, 총 양기준 고메 1940mg, 총양 기준 요리하다 1730mg, 오뚜기는 150g당 660mg이었다. 나트륨은 1인 기준이었을때 요리하다가 가장 적은 것으로 나왔다.

꺼내자 마자 가장 먹음직 스럽게 보이는 제품은 롯데쇼핑의 요리하다 제품이었다. 토핑이 가장 많이 실하게 도우 위에 올라가 있었다. 오뚜기, 고메는 오히려 안에 있는 내용물들이 피자와 삶아서 나온 듯 보였다. 피자를 한 조각씩 떼내기에 가장 편한 건 오뚜기였다. 이유는 커팅. 도우가 6조각으로 나뉘어 있어 별도의 피자 롤러나 칼이 필요하지 않다. 나머지들ㅇㄴ 도우가 한 판으로 되어 있고 조각으로 나뉘어있지 않았다.

이럴때만(?) 좋은 6명의 대 가족을 참여 시켜 블라인드로 맛을 평가하게 해봤다. 가장 맛있다고 많은 선택을 받은 건 오뚜기다. 마트에서 만난 4명의 소비자가 엄지척을 했다. 나머지는 사조1개, CJ제일제당도 1개 제품이었다. 가장 맛이 없는 것으로 선택받은 것은 롯데의 '요리하다'였다. 마트에서 만난 소비자가 무려 4명이 손사레를 쳤다.

가장 맛있다고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서 "도우가 얇고 촉촉해서, 토핑의 식감이 좋다, 밀가루 냄새가 나지 않아, 치즈와 토핑이 잘 어우러져"였다. 가장 맛이없다는 이유에 대해선 "밀가루 냄새가 너무 난다, 맛이없다, 도우 끝이 딱딱했다. 빵이두껍다" 등 도우의 불만에 대한 얘기가 컸다.

사조를 선택한 이유는 "1인분으로 만들어 진 점이 특이하다. 맛이 있는 건 아니지만 생각 없이 위생적으로 하나만 먹을 수 있어서 선택했다"고 말했고, CJ를 선택한 이유는 "치즈, 고기 등이 잘 어우러졌고 다른 제품에 비해 무난한 맛, 다른건 너무 달거나 너무 짜"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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