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빛나 경제부 기자

[소비자경제신문 최빛나 기자] "일본맥주는 팔지 않습니다. 일본자동차에는 기름 안팝니다. 일본 자동차는 주차 할 수 없습니다. 스시를 먹지 않습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일본'관련 '것'들을 하지 않겠다는 국민들의 불매운동이 불붙듯 번져나가고 있다.

국민들만의 얘기는 아니다. 한국주유소협회 소비자 게시판에는 협회 차원에서 일본 차 주유 거부 운동에 동참하라는 게시물이 올라오고, 한국 쌀 협회는 불매운동에 동참할 시 쌀을 보내 주겠다는 등 다양한 기업와 사단협회 쪽에서 이런 불매운동에 힘을 주고 있다.

기자들도 예외는 아니다. 그놈의 [단독]이 뭔지, 이 같은 불매운동 시기에 일본 랜드사에서 한국 기자들을 초청해 팸투어를 했다는 내용의 부정적인 내용의 기사를 접한적 있다. 일인데, 팸투어에 응했다고 매국노가 되다니.

사실 기자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큰 흥미가 없었다.

일본 관련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이런 한국인스러운 '냄비 분위기'가 금방 수그러 들 것이라는 확신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확신은 좀 많이 빗겨 갔다. 일본 불매운동은 기름에 불 붙이듯 엄청난 속도로 퍼져 나가고 있다.

지난 17일 140만명의 회원수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 여행 동호회 카페는 휴면 소식을 전하면서 화제가 됐고, '노노재팬'사이트는 홈페이지가 마비될 정도로 네티즌들이 몰리고 있다.

이에 일본도 눈치를 보는 듯 하다. 유니클로 코리아는 '한국 불매운동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요지의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의 임원 발언에과를 담은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 같은 여러 일들로 인해 기자의 생각이 변했다. 유니클로가 세일을 오래 한다면 좋아 하며 제품을 샀던 자신을 후회 하고 있다.

여론 조사 기관에 따르면 국민 2명 중 1명이 일본 제품 불매 운동에 참여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에는 '다 하니까', '일본은 나쁜나라야', '일본은 우리나라에 많은 피해를 줬어'라는 너무 단순한 생각으로 시작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도 '국민성' 중 하나라고 본다. (앞에서 말했던 '냄비분위기'도 국민성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일본과의 관계, 역사, 정치 까지 다 알고 이 운동을 '요이~땅' 시작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본인의 자유'니까. 

취재 중 일본 제품을 수입하는 소상공인 김 영환씨(이름 언급을 부탁했다)는 일본 불매 운동 때문에 직원 4명을 자르고 사무실을 닫으면서도 웃으면서 이런말을 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일본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내놓지 않는 것이예요. 할 수 있는게 이런 것 밖에 없어요...일본 불매운동을 지지한다는 작은 소리라도 내야 국민 아닙니까?"

이에 기자는 당시 "와씨!!!"라고 했다. 여러 의미가 들어가 있었다. '저렇게 까지?' 와 '심각하긴 한가보군'이라는 두 가지의 의미였다. 어쨋거나 돈을 벌지 못해 손해를 입어도 '본인의 자유'답게 국가에 대한 정확한 의견을 피력하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이미 국내에는 일본 제품을 취급하거나 일본 관련 일을 하는 사람이 많다. 선진국이고 가까우니 당연하다. 이런 기업, 사람 중 불매운동에 참여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모르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아마 버젓이 일본 제품을 팔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또 이 분위기가 빠르게 지나가길 바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는 큰 손해를 보고 있다. 대형마트 뿐만 아니라 소형 마트에서까지 지점장에게 제품을 빼라는 통보를 받는 것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은 제품 사진을 찍어서 SNS에 공유한다. '아직도 버젓이 팔리고 있네요 이 일본 제품' 이라며 DM을 보내기도 한다고.

말은 "괜찮다"고 하지만 진짜 "괜찮을까?" 우리는 적어도 1명은 안다. 앞에서 언급한 김영환씨도 손해를 보면서까지 불매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것은 국민적 자존심의 문제다.

일본이 과연 제대로 된 사과를 했다고 보는가. 그렇지 않았다. 이후 행동에서 사과를 하지 않았다고 확신 할 수 있었다. 일본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서 배상한 대상은 '국가'일뿐이라고 말하며, 강제징용을 당했던 피해자들은 여전히 외면하고 있다. 이게 누구를 위한 배상이며 무엇을 위한 사과인가. 결국 피해자들에게 상처만 더 준 꼴로 밖에 안보여진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우리 국민이 선택한 가장 한국다운 운동이다. 이는 반일과 경제독립과 국민 정체성 확립과 일본 정치에 대한 강한 불쾌함의 표시다.

전문가라는 이름을 빌러 '차가워지라'고 훈계할 정도의 치기어린 행동으로 판단해서는 절대 안된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관방부 부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정부에 오늘까지 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한 제3국 중재위원회 구성 요구에 응하라고 요구한바 있다. 이에 과연 일본 아베는 어떻게 나올 것인가. '일본아, 정신차려라' 100년 전 역사에 아직도 사로 잡혀있는 너희들은 그때 처럼 '침묵'이나 '무시'가 정답이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지금은 상황이 변했다.

글을 쓰다보니 과거 이 상황에 큰 관심이 없었던 기자의 시선이 부끄러워졌다. 남들의 시선이 운동의 동력은 아니었지만 '본인의 자유'답게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점잖게 시작할 계획이다. 이에 이 수첩을 통해 또 다시 다짐한다.

2명 중 2명 모두가 이 사회적 움직임에 관심을 갖길, 꼭 정치, 사회 등을 다 알지 못해도 된다. 이는 국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고 국민으로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일 수도 있다. 'NO! NO! 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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