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이슈 관련 이용자 불만 높아지자 8시간 치열했던 마라톤 간담회
저녁 7시에 시작된 간담회 새벽 4시까지 진행
논란 이슈 설명하고 재발방지 약속...소비자와 직접 소통 사례

'에픽세븐' 이용자 100명이 게임사측과 8시간 가까운 마라톤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은 에픽세븐 공식 홈페이지 캡쳐화면
'에픽세븐' 이용자 100명이 게임사측과 8시간 가까운 마라톤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은 에픽세븐 공식 홈페이지 캡쳐화면.(사진=소비자경제)

[소비자경제신문 이한 기자] 지난 15일 판교에서 '에픽세븐' 유저 간담회가 열렸다. 소비자들이 해당 게임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자 게임사가 유저들과 직접 만났다. 저녁 7시에 시작된 간담회는 새벽 4시까지 이어졌다. 스마일게이트는 논란이 된 이슈에 대해 이용자에게 직접 설명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간담회가 열린 이유부터 짚어보자. ‘에픽세븐’이라는 게임이 있다. 지난해 게임업계 최고 화제작 중 하나다. 국내에서 구글플레이 매출 2위를 기록한 바 있고 세계 시장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최근 해킹 관련 논란이 제기됐다.

이달 초 게임 내 콘텐츠 ‘오토마톤 타워’에서 1위를 기록한 이용자가 ‘메모리 변조 해킹 프로그램 치트오메틱을 사용했다’고 주장하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다른 이용자들은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문제 삼으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 성난 이용자 100명과 오프라인 간담회 개최

치트오메틱은 1990년대 후반에 개발된 데이터변조 프로그램이다. 그렇게 오래 된 프로그램으로 최신 게임 보안이 뚫렸다는 것도 큰 논란이 됐다. 이후 해당 유저가 ‘별도의 유료 해킹 프로그램을 구매해 사용했다’고 밝혔으나, 어쨌든 해킹이 이뤄진 것 자체가 큰 문제였다. 이용자들의 불만은 점점 거세졌다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는 공식 사과문을 게재하고 이용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공식 채널을 마련하기로 했다. 아울러 간담회 진행을 약속했다. 회사측은 11일로 예정되어 있던 보안 이슈 관련 질의응답회를 확대해 15일 이용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간담회에는 개발사 공동대표와 콘텐츠디렉터, 그리고 서비스사인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사업실장이 참여했다. 게임 이용자 100명이 모였고 저녁 7시에 시작된 간담회는 새벽 4시를 훌쩍 넘겼다.

개발사측은 보안 관련 이슈와 사후 대처에 대해 “사과 말씀 드리겠다. 내가 유저라도 납득할 수 없다”며 자세를 낮췄다. 아울러 “우리(기업) 입장에서만 효율성을 생각하다 보니 유저들에게 이런 문제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 이 부분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 소비자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진솔하게 사과한 기업

간담회가 진행되면서 게임 소비자들은 해당 이슈 뿐만 아니라 평소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불만이나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기했다. 확률성 뽑기 콘텐츠에 대한 가성비 문제, 유저 대상 공지사항 글에서 게임사측이 사용한 표현상 문제 등이 논의에 올랐다.

개발사측은 이에 대해 “7월 말까지 구체적인 개편안을 공개하겠다”라고 밝혔다.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측은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인원 및 GM을 다시 교육하겠다. 그동안 유저들과 대화하는 톤이나 문법이 부족했다. 유저와 소통할 전문가를 채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게임 소비자들의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다. 게임사측은 많은 부분에 대한 개선을 약속했다. 물론 기업의 약속을 믿지 않는 소비자들도 많다.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해놓고 결국은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서 짚어봐야 할 것은, 기업이 소비자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직접 자리를 마련하고 8시간여에 걸친 심야 마라톤 간담회를 통해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는 것이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6월에도 서울 코엑스에서 에픽세븐 유저 대상 행사를 진행하는 등 평소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데 적극적이었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앞으로도 진정성을 가지고 유저들과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오는 8월이면 에픽세븐 출시 1주년을 맞이하는데 1주년 기념 유저 행사 등 다양한 방안을 놓고 현재 검토중이다"라고 말했다.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소비자의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럴 때 기업이 어떻게 대처하느냐다. 새벽 4시를 넘겨서까지 진행된 심야 간담회는 그 답에 대한 힌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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