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해의 우리동네 주치의] 풍요로운 인생을 위한 백신
[문정해의 우리동네 주치의] 풍요로운 인생을 위한 백신
  • 소비자경제
  • 승인 2019.07.15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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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 가정의학과 전문의연세휴가정의학과원장문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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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경제신문 소비자경제] 백신, Far from Home (일본의 마진)

‘인생은 나그네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한여름 밤 여울져 가는 길에 서면 더욱 부르고 싶어 지는 노래 ‘하숙생’입니다. 인생의 한 모퉁이에 서서 잠시 가던 길 멈출 때, 비로소 최희준 선생님의 은은한 노랫소리가 화두처럼 들려옵니다.

잠시 머물다 가는 사람, 나그네라는 정체의식을 가지고 살면서, 우리는 여러 의미 있는 도전을 하게 됩니다. 그 중, 새로운 언어 습득은 그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과 한층 더 가까워진다는 점에서 매력적입니다. 세계관과 세계관, 문명과 문명의 만남으로, 마치 스파이더맨의 거미줄처럼 적절한 탄성을 가지고 존재와 존재를 이어줍니다.

외국어를 공부하면서 묘한 발견을 할 때가 있습니다. 분명히 한자어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영어였던 단어, 저에게는 마진(margin), 백신(vaccine)이 그러하였습니다. 연마할 마(?)에 다할 진(盡), 깨끗할 백(白)에 몸 신(身)이겠거니 했습니다. 흥미롭게도 의학을 공부하면서 마진(痲疹)은 홍역의 또다른 이름이며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름이 한창입니다. 이미 나그네인데 또다른 나그네로서 길을 떠나시는 분들은 맞춤형 백신(vaccine)이 필요합니다.

미주, 유럽, 일본, 동남아시아는 물론 우리 나라도 현재 홍역이 유행 중이므로, 홍역, 볼거리, 풍진을 함께 예방하는 MMR 접종이 필요합니다. 만13~51세(68~05년생)의 경우 홍역 예방접종 2회 기록이나 홍역 항체검사 양성 등의 면역 증거가 없는 경우, 최소 1회의 MMR 예방접종을 권고하며, 특히 20~30대 성인은 우선접종 대상입니다.

A형 간염도 우리 나라, 동남아 등지에서 유행하고 있습니다. 가까운 병원에서 항체(HAV IgG Ab) 검사 후 항체가 없는 분들은 최소 1회 백신접종이 필요하고, 6개월 후 항체 미형성시 2차 접종이 필요합니다.

방학을 이용해 캠프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뇌수막염(MCV) 백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기숙사 등의 단체 생활시 요구됩니다. 또한 학교에 따라 우리 나라 필수 접종에서는 제외되었던 수두 2차 접종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만성신부전 또는 신증후군을 앓고 있거나 항암치료 등으로 면역이 저하된 18세 이상의 환자들은 폐구균 접종이 필요합니다. PCV 13가 백신을 먼저 접종하시고 최소 8주 경과 후 PPSV 23가를 접종하시면 됩니다.

만1세 미만의 자녀가 있거나 출산 예정인 가정의 모든 구성원은 백일해를 예방할 수 있는 Tdap주사를 맞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일본뇌염의 유행국가 리스트 중 일본은 없습니다. 중국, 인도, 필리핀, 동남아시아 지역의 농촌 지역을 여행하실 분들이 우선 접종 대상입니다만, 일본의 경우에도 여행이 1개월이상 지속될 경우에는 여행장소와 시기에 따라 예방접종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오히려 마진(痲疹) 즉, 홍역에 꼭 대비하셔야 합니다.

상기 다양한 백신접종에 관한 사항은 우선 주치의와 상의 하시되,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www.cdc.go.kr)에도 지역별 질병별로 상세한 접종안내가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한 생명이 태어나기 위해서는 타인의 도움이 필수 불가결합니다. 부모(특히 어머니)는 아이가 태어나 건강하게 자라나도록 수많은 준비를 합니다. 그 중에는 각종 백신접종도 포함됩니다.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 모르며, 아는 체하며 살다가 결국 모른 채 가는 것이 인생이라지만, 인생이라는 새 길을 시작하는 아가를 위해 그토록 세심히 준비하였듯이, 나그네로서 또 다른 나그네길을 떠나는 여러분을 위해서도 또한 꼼꼼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일본 기후 현의 기후 성(城) 입구에는 작은 다람쥐 동산이 있습니다. 다람쥐 몇 마리가 쳇바퀴를 연신 돌리고 있습니다. 천하를 호령했던 오다 노부나가나 방문객이나 다람쥐처럼 생(生)의 굴레를 메고 있는 것은 다 매한가지라는 메시지일까요? 굴레를 벗어 놓고 참 안식을 누리며, 새로운 타자(他者)와도 적절한 탄성으로 연결되는 멋진 여름 보내시기를 바라고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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