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 타고 서울 시내 및 자동차 전용도로 주행
쿠페 스타일 디자인과 운전자 맞춤형 스마트 설정 기능 주목
사이드미러 경고등, 차선 유지 확인 기능 등 안전 장치 만족

 

[소비자경제신문 이한 기자] 자동차업계에서 랜드로버를 보는 두 가지 시선이 있다. 첫번째 시선은 사륜구동차 브랜드 가운데 지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역사와 전통을 가진 브랜드라는 이미지다. 영국 자동차회사에서 출발한 것에 착안해 ‘오프로드의 신사’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또 하나의 시선은 소비자 만족도 관련 부정적인 이슈였다. 지난 해 90년대 인기가수 출신 한 모씨의 랜드로버 관련 갑질 논란, 인기유튜버의 랜드로버 관련 문제 제기 등도 이슈였다. 최근 해당 브랜드 신차에서 물이 샜다는 제보가 언론에 보도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레인지로버를 둘러싼 2가지 이미지 중 무엇이 더 팩트와 가까울까. <소비자경제>가 소비자와 함께 레인지로버 이보크 2세대 신차를 직접 운전해봤다.

◇ 낯선 SUV에게서...쿠페의 향기가 난다?

첫인상은 호감형이다. 몸집 큰 SUV 차량인데 마치 쿠페 느낌이 난다. 쿠페는 문이 두 개 달린 2인승 차를 뜻하는 말이니 엄밀히 따지면 SUV에게 쓸 단어가 아니다. 하지만 이보크는 전체적으로 쿠페 스타일 실루엣의 디자인이다. 곡선이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날렵한 느낌이다.

기자는 남성으로 운전경력 17년, 함께 시승한 소비자는 면허경력 18년에 운전경력은 1년 남짓인 여성 운전자다. 이 소비자는 이보크를 처음 보고 딱 2가지 얘기를 했다. “우와, 진짜 크네” 그리고 이어 덧붙인 한 마디 “그런데 꼭 스포츠카 느낌이 나는 것 같아”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켰다. 핸들 높이와 시트 위치가 자동으로 조절됐다. 운전자가 미리 설정해둔 상태로 조절되는 기능이다. 운전석 옆에는 커다란 화면 2개가 있다. 대부분의 조작은 터치로 이뤄진다. 블루투스로 스마트폰을 연결해 휴대전화에 저장된 번호로 전화를 걸거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든든한 체구답게, 수납공간은 넉넉하다. 뒷좌석이나 트렁크가 넓은 건 예상 가능한 일이고, 운전자를 위한 공간이 얼마나 다양하고 충분한지 살펴봤다. 프론트 도어 빈에는 1.5리터 페트병도 보관할 수 있다. 글로브 박스와 센터 커버 공간도 넓다. 큰 사이즈 테이크아웃 커피를 얹어놔도 충분했다. 좋아, 그럼 출발! 

'올 뉴 이보크'는 몸집 큰 SUV차량인데도 디자인이 전체적으로 날렵한 느낌을 준다
'올 뉴 이보크'는 몸집 큰 SUV차량인데도 디자인이 전체적으로 날렵한 느낌을 준다

◇ 연비 OK, 초보운전자가 좋아한 안전 관련 기능도...

주행 루트는 여의도→노량진→동작동→올림픽대로→가평→춘천 자연휴양림→한남동으로 잡았다. 시내 정체구간과 고속도로, 그리고 커브길을 두루 달려보고 싶어서였다.

자동차 회사들은 흔히 ‘최대토크’ 또는 ‘제로백’같은 단어를 앞세워 홍보한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은 토크에 따라 힘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잘 모른다. 자동차의 최대 성능을 발휘해 전속력으로 달려야 할 일도 없다. 막힌 도로에서 가다서다 반복할 때 연비나 안정감이 어떠한지, 고속도로를 달릴 때 편안한지, 커브길이 반복되는 언덕에서는 코너링이 어떠한지 체크했다.

여의도와 노량진은 꽉 막혔다. 제조사에 따르면, 이 차는 시속 17Km 이하 주행시 엔진 구동을 멈추며 저장된 에너지는 주행 재개 시 엔진 가속에 쓴다. 이를 통해 연료 효율이 5% 가량 개선됐다. 정체가 심한 시내도로 주행시 이 기능이 빛을 발한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4시간 동안 쉬지 않고 운전했는데 연료 게이지는 생각보다 덜 닳았다. 제조사가 발표한 연비는 리터당 12.5Km, 이날 기자 일행이 소모한 연료는 게이지 화면상 한 칸 정도였다.

정체 구간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사이드미러 경고등이다. 옆 차선 차와 거리가 가까우면 사이드미러에 주황색 경고등이 들어온다. 함부로 차선을 바꾸지 말라는 의미다. 가까운 거리에서 차선을 변경하면 경고등이 반짝이며 주의를 준다.

핸들 아래쪽 위치한 버튼을 누르면 차량이 차선 가운데로 잘 달리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운전경력 17년인 기자에게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기능이었으나, 1년 경력의 소비자는 이 기능을 매우 마음에 들어 했다.

 

대부분 기능은 스마트 터치로 조작한다. 넓은 수납공간도 인상적이다.
대부분 기능은 스마트 터치로 조작한다. 넓은 수납공간도 인상적이다.


◇ 디젤이지만 조용...커브길과 흙길에서도 비교적 ‘편안’

시내 벗어나 고속도로를 달릴 때는 확실히 힘이 느껴졌다. 평소 기자는 1600cc 준중형차를 타는데 그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수준. 기자가 탄 차는 180마력 디젤 엔진으로 가속페달을 가볍게 밟아도 시원한 속도를 냈다.

‘디젤차는 시끄럽다’는 편견은 옛날 얘기였다. 고급 대형 세단만큼의 정숙성은 없어도 충분히 고요하고 쾌적했다. 커브길이 반복되는 구간을 달릴 때는 안정적인 코너링을 보여줬다. 자연휴양림에 접어들어 흙길을 달릴 때도 승차감은 편안했다.

올 뉴 이보크에는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과 전지형 프로그래스 컨트롤(ATPC)이 적용됐다. 현재 주행 조건을 분석해 적합한 지형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기능이다. 다이내믹. 에코 등은 물론이고 진흙 및 요철, 잔디밭/자갈길/눈길, 모래, 암반 저숙주행 등의 모드 중 선택할 수 있고 자동 설정도 가능하다.

동승한 소비자도 평소 1600cc 준중형차를 탄다. 이 소비자는 “과속방지턱이나 울퉁불퉁한 땅을 밟아도 덜컹거림이 덜해 편안하다”고 말했다.


◇ 난생 처음 평행주차에 성공한 초보 운전자

주행은 기자가, 주차는 소비자가 했다. 운전 경력이 짧은 소비자가 차량 시스템의 도움을 받아 주차를 더 쉽게 할 수 있는지 확인해봤다. 평행 주차를 돕는 파크 어시스트 시스템과 360도 주차센서를 활용해 비교적 쉽게 주차했다.

해당 차량(D180 SE모델)에 기본 적용된 사각지대 어시스트 기능 등도 유용했다. 평소 후진 주차가 전진 주차보다 어렵다고 생각했고, 평행 주차는 시도조차 안 해봤다던 이 소비자는, 후진 주차에 쉽게 성공했다. 평행주차도 결국 해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기자는 평소 정체된 도로나 고속도로에서 차선 변경시 하이빔 경고를 받거나 클락션을 울리는 운전자를 많이 봤다. 하지만 우연의 일치일까. 이날은 한 번도 클락션 소리를 듣지 못했다. 한남동에서 다시 운전대를 잡은 소비자도 비슷한 말을 했다

“평소에는 깜빡이 켜면 뒷차가 오히려 속도를 더 높여 나를 추월했는데, 오늘은 그런 사람이 없다”라고 말이다. 운전 습관은 상대 차량 가려가며 적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시승을 마쳤다.

올 뉴 이보크 인제니움 디젤 D180SE모델 가격은 7680만원, 개별소비세 인하 가격 기준 7580만원이다. 국내 출시 기념으로 금융상품도 제공한다니 관심 있는 사람은 제조사에 문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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