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기획] 1만7000명 소비자의 힘…대기업 움직였다
[소비자기획] 1만7000명 소비자의 힘…대기업 움직였다
소비자들, LG전자 건조기 콘덴서 자동세척 시스템 문제 제기
악취 및 냄새 관련 소비자 민원 거듭 제기,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
제조사 사과 후 10년 무상보증 약속...소비자 마음 돌아설까?
  • 이한 기자
  • 승인 2019.07.09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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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건조기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사진은 '엘지 건조기 자동콘덴서 문제점' 밴드 캡쳐 화면
LG전자 건조기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사진은 '엘지 건조기 자동콘덴서 문제점' 밴드 캡쳐 화면

[소비자경제신문 이한 기자] 본지 소비자제보 게시판에 8일 오전 '먼지와 악취로 범벅된 LG자동세척 건조기를 고발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소비자는 "깨끗한 옷을 입히기 위해 구매한 건조기가 오히려 세균덩어리였다"고 분노했다.

이 제품을 사용 중인 소비자들의 쌓인 불만은 본지 게시판에만 터져나온 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인지 LG전자는 9일 공식 사과하고 10년 무상보증을 약속했다. 문제를 끌어앉고 덮어두지 않았던 소비자의 힘이 결국 대기업을 움직인 것이다. 

"자동세척 된다던 콘덴서...먼지 쌓여 불쾌한 냄새 난다"

문제의 시작은 이랬다. LG전자 트롬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에 탑재된 콘덴서 자동세척 시스템에 대한 소비자들의 지적들이 이어졌다. 콘덴서를 자동으로 세척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콘덴서는 열교환기 또는 열응축기라고 부른다. 건조통에서 나오는 뜨거운 공기를 통과시켜 열과 수분을 빼는 부품이다. 쉽게 말해 공기를 식힌다. 공기가 계속 지나가는 과정에서 먼지가 쌓일 수 있어 주기적으로 청소를 권한다.

그간 LG전자는 "자동세척 기능을 탑재했다"며 "소비자가 일일이 수동으로 세척하지 않아도 좋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물살로 콘덴서를 자동으로 씻어줘 소비자가 따로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LG전자의 마케팅 포인트였다.

그러나 '자동세척 기능으로 먼지가 충분히 제거되지 않고, 오히려 세척을 위해 뿌려진 물 때문에 남아있던 수분이 먼지와 뒤엉키면서 불쾌한 냄새가 난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본지에 불만을 제기한 소비자는 “광고와 달리 물과 함께 뒤엉킨 먼지가 건조기 내부에 그대로 남아 악취를 발생시킨다”고 주장했다. 이 소비자는 “최근 건조시간이 자꾸 늘고 냄새도 나서 이상했는데, 맘카페에서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는 소비자 사례를 본 후 콘덴서를 분해해보고 나서야 그 사실을 알게됐다”고 했다.

1만7811명 소비자 들의 항의...청와대 청원까지 등장

현재 비슷한 증세를 호소하는 소비자가 많다. 본지 게시판에 제보가 등록된 날에도, 관련 증세를 호소한 소비자가 한명 더 있었다. 이들이 알려준 밴드 ‘엘지 건조기 자동 콘덴서 문제점’에는 9일 오전 11시 50분 현재 1만7950명이 가입해 의견을 제기했다.

밴드에 올라온 의견을 종합하면, 콘덴서 먼지 문제는 최소 일주일 전 구입 고객부터 2년여 사용 고객까지 광범위하게 제기했다. 사용횟수 등에 따라 콘덴서 먼지 범위는 천차만별이다. 심지어 사용한 지 얼마 안 된 건조기에 녹이 슨 현상도 관측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도 LG전자의 건조기 논란 관련 글이 올라왔다 '소비자 우롱하는 **건조기 리콜 및 보상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이다. 해당 청원은 수천명이 동의했다.

LG전자, 공식 사과 후 10년 무상보증 약속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거세지자 LG전자는 9일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10년 무상보증을 약속했다.

LG전자는 "저희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들께 걱정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언급하면서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자동세척 콘덴서에 대해 제품 구입 후 10년간 무상으로 보증하겠다"라고 약속했다. 보증 기간내에 불편함을 느낄 경우 서비스 엔지니어가 방문해 적절한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것이 LG전자의 입장이다.

LG전자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고민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LG 의류건조기는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옷감을 건조하니 안심하고 사용하셔도 된다"고 전제했다. 하지만 "최근 일부 고객들이 우려하는 상황에 대해 고객의 입장에서 고민했고, 제품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느낀 불편에 대해서는 겸허한 자세로 대안을 마련해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또 LG전자는 소비자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고객들의 의견을 겸허히 듣고 개선할 필요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고객들께 만족을 주는 제품을 지속 선보이도록 하겠다"면서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소비자들은 최초 홍보 내용과 달리 서비스 기사를 불러 청소해야 하는 부분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상태다. 환불 등을 요구하며 적극적인 추가 요구에 나서겠다는 소비자들도 있다.

LG전자 측이 관련 이슈에 대해 사과하고 보증기간을 늘린 만큼, 소비자와 제조사들이 앞으로 어떤 협의점을 찾을 것인지 관심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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