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신문 조건섭 칼럼] 고객을 내 식당으로 다시 오게하는 힘은 무엇일까? 고객을 다시 오게 하는 힘은 특정한 하나의 요소보다는 여러 가지 요소가 서로 융합되어 작용한다. 고객을 단골로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맛과 분위기 이외에 ‘유대감’이란 요소가 매우 중요하다. 유대감의 의미는 무엇일까?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공통된 느낌’이란 사전적 의미를 갖는다.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서로의 마음을 알고 이해하고 기쁨을 나누는 것이다.

여러분의 식당은 어떤가? 찾아오는 고객은 많은데 아는 고객 몇 명되고 친한 고객 몇 명이 헤아려 본 적이 있는가? 식당을 운영함에 있어서 그냥 아는 것과 친한 것과는 관계의 의미가 전혀 다르다. 친한 사람은 마음에 내키지 않은 일도 적극 도울 수 있지만 그냥 아는 사람은 이런 기대가 사실상 힘들다. 필자가 식당을 운영할 때 아주 많이 바쁠 때가 있었다. 직원의 서비스능력 이상으로 고객이 많이 북적일때 친분이 있는 단골고객들은 직접 테이블에서 일어나 냉장고에 있는 소주, 초다짐(스끼다시) 음식을 추가로 가져가곤 했다. 친한 단골고객들은 불편함 없이 점주의 바쁜 상황을 돕는다.

신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옥시토신이 있다. 이 호르몬은 아기를 낳을 때 진통유발로 분만을 쉽게 이루어지게 하는 물질이다. 또한 강한 유대감과 인간관계를 촉진시켜주는 물질로 특히 아기와 엄마, 가족들간의 유대관계 형성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수많은 연구에 의해 밝혀지고 있다. 이로 인해 가정에서 성장과정을 통해 배우고 인간관계를 만들어 간다. 이처럼 관계는 인간이 무리지어 살 수 있는 원초적인 힘이다.

과거 원시시대의 가혹한 자연환경 속에서 공동체와의 단절은 곧 죽음을 의미하듯이 식당에서 고객과의 유대감없는 고립은 곧 매출감소로 이어지고 폐업의 진입을 의미한다. 고객과의 튼튼한 유대관계는 가게운영의 건강한 지표를 나타낸다.

식당을 방문하는 이유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관계’가 68%였다. 식당을 찾는 이유는 배고픔을 충족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관계증진을 위한 목적도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과 정서적 유대감을 높이려면 뭔가 함께 나누는 자세가 필요하다. 유대감은 공을 들인 만큼 생겨나고 가까이 다가가는 만큼 강화된다.

고객과의 유대관계를 위해 고객 마음의 문을 열려고 한다면 어떻게 하면 될까? 먼저 상대방 마음의 문에 노크를 해야 한다. 노크를 하지 않는 다면 고객이 언제 내 마음에 노크를 할까? 언제까지 노크해주기를 기다려야 할까? 가족, 지인, 친구이외에는 그 누구도 먼저 노크를 하지 않는다.

관계의 본질은 상호작용이다. 고객과의 관계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서로의 자극에 의한 반응과정을 통해 생성된다. 그러나 그 관계는 자극의 정지로 인해 때로는 자연 소멸이나 또는 감정의 갈등에 의해 파괴되기도 한다. 여기에서 자극에 반응할 수 있는 요소는 어떤 것이 있을까? 눈에 보이는, 귀에 들리는 오감으로 들어오는 모든 요소가 포함된다. 내 가게로 들어오는 고객에게 긍정의 호감을 만들어낼 수 있는 표정, 자세, 언어 등을 말한다. 서비스 접점단계에서 고객만족을 위한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관계지향의 유대감을 만들어 내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고객과 마음의 끈을 만드는 작업이다.

필자는 식당을 운영할 때 경영철학은 ‘고객행복’이었다. 이의 실천은 61가지 감성서비스(페이스북만 하면 장사안된다 e-book참조)였다. 고객을 맞이하는 슬로건은 다음과 같다. 이 슬로건은 고객과의 정서적 유대감의 정도를 표현하는 암묵적인 문장으로 현수막에 쓰여진 영문번역을 한 고객은 감탄을 한다. “난 이집에 벌써 네번째 왔으니 이집 가족이 되었네”라는 말을 하곤 한다.

"Customers who visit our restaurant are welcomed for the first time because we meet for the first time, for the second time because we met before, for the third time because you are a regular here and for the fourth time because you are family-like."

“저희 식당에 처음 방문하는 고객은 초면(初面)고객이어서 반갑고, 두 번째 방문하는 고객은 구면(舊面)고객이어서 반갑고, 세 번째 방문하는 고객은 단골고객이어서 반갑고, 네 번째 방문하는 고객은 가족 같아서 반갑습니다”

가족이란 의미는 어떤 것일까? 가족 구성원끼리는 서로 너무 잘 알고 일상과 마음을 공유하는 가장 응집력이 높은 공동체이며 삶의 원동력이다. 가족같은 고객이란 그런 것 아닐까? 판매과정에서 거래관계가 아니라 서로 안부를 물어보고 아낌없이 내어줄 수 있는 가족관계 말이다.

초면고객에게는 정중한 자세와 인삿말이 중요하다. 처음 방문하는 고객은 모든 것이 낯설고 대상에 호기심으로 탐색을 한다. 초면고객에게는 우선 좋은 첫인상을 심어줄 수 있도록(이미지 포지셔닝전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구면고객에 대한 영접은 처음과는 다른 한걸음 더 다가선 관심과 세심한 배려로 응대한다. 단골고객은 인삿말도 다르게 한다.

예를 든다면 초면고객은 “안녕하십니까? 어서오세요” 구면고객은 “어머! 안녕하세요?(아는 척하는 자세로), 단골고객은 ”안녕하세요?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안부를 물어보는 정도)“ 가족고객은 더 반가운 마음의 표시로 안부를 물어보며 악수나 가벼운 스킨십으로 영접을 한다.

물론 업종과 입지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이처럼 고객도 방문빈도와 친밀도에 따라 구분하여 인삿말도 다르게 표현하는 것이 좋다. 가족고객은 리마케팅을 할 수 있는 고객 연결점을 구축하는 것이 좋다. 필자는 집앞 식당을 자주 가지만 ‘어서 오세요’라는 업무적 언어이외의 다른 말은 전혀없다. 고객이 와도 그만 가도 그만인 집이다. 필요해서 가긴 하지만 방문할때마다 낯설다.

이처럼 고객을 가족과 같은 고객으로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고객만족을 위한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고객과의 유대감 증진을 위한 관계지향 서비스가 병행돼야 고객이 늘어난다.

<칼럼니스트=조건섭 소셜외식경영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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