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총액 및 선수금 규모 1위 상조업체…한국상조산업협회 창립 주도
창립초기 일본장례 적극 홍보…장례문화 중 일제 잔재 청산 등 질문 답변 거부
재향군인회상조·예다함 등 리딩업체 역시 무관심…장례협회 오는 9월 잔재 청산 토론회 계획

박헌준 프리드라이프 회장. (사진=프리드라이프 홈페이지 캡처)
박헌준 프리드라이프 회장. (사진=프리드라이프 홈페이지)

[소비자경제신문 유경석 기자] 자산총액 및 선수금 규모 1위 상조업체를 자랑하는 프리드라이프가 일제 잔재 청산을 외면하고 있다. 박헌준 프리드라이프 회장이 4일 창립총회를 갖고 출범한 한국상조산업협회 초대 회장에 선임되면서 상조업계 내 일제 잔재 청산은 우선순위에서 밀릴 전망이다. 반면 한국장례협회가 오는 9월 일제 잔재 청산 등을 위한 토론회를 갖기로 해 대조를 이룬다.

인기 연예인 최수종이 광고 모델인 프리드라이프가 장례문화 중 일본 제국주의 잔재 청산을 외면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일본 정부가 한국을 상대로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에 나서면서 국내에서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등이 전방위로 확산되는 상황이어서 주목된다.

프리드라이프는 최근 <소비자경제신문>이 이메일과 유선전화, 방문 등의 방법으로 장례문화 중 일제 잔재에 대한 입장과 삼베 수의가 일제 잔재라는 지적, 일제 잔재 청산을 위한 활동과 장례문화 중 전통문화 복원을 위한 활동 등을 묻는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실제 프리드라이프 기획홍보팀 최효진 팀장과 김성식 선임, 이정은 선임 등은 장례문화 중 일제 잔재 청산 등에 대한 질문을 외면했다. 

이는 프리드라이프가 일본장례문화를 '선진장례'로 인식하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 프리드라이프는 2009년 9월 9일 송출된 홍보영상을 통해 일본의 장례문화를 소개하면서 '선진장례'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2009년 9월 14일 홍보영상과 9월 17일 NS홈쇼핑 방송분에서는 국화영정, 삼베 수의, 상장, 완장, 리본 등 일제 잔재로 지적된 다양한 서비스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는 상조업계 리딩업체로서 비판을 자초하는 대목이다.

서울 여의도 프리드라이프 본사 전경. (사진=소비자경제)
서울 여의도 프리드라이프 본사 전경. (사진=소비자경제)

프리드라이프는 최근 발행한 웹매거진을 통해 자산총액 및 선수금 규모 1위를 달성했다고 자랑했다. 프리드라이프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자산총액은 8641억원, 2019년 3월말 기준 선수금 8576억원으로 국내 상조업체 중 최대규모다.

또 지난 4일 창립총회를 갖고 활동을 시작한 한국상조산업협회 초대 회장으로 박헌준 프리드라이프 회장이 선임됐다.

이는 프리드라이프는 국내 상조업계 리딩업체 중 한 곳인 동시에 박헌준 회장은 상조업계의 입장을 대변할 수장이라는 의미다.

상조업계 리딩업체의 일제 잔재 청산에 대한 무관심은 심각한 수준이다.

프리드라이프와 함께 재향군인회상조회와 예다함상조 등도 장례문화 중 일제 잔재 청산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재향군인회상조회와 예다함상조 등은 일제 잔재 청산 등에 대한 <소비자경제신문>의 질문에 "굳이 답변한 이유가 없다"는 등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반면 한국장례협회는 조만간 장례문화 중 일제 잔재 청산을 위한 구체적인 활동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박일도 한국장례협회 회장은 "우리나라 장례문화 중 상주가 차는 완장이나 입관절차 등 장례예식 중요 부분 중 일제 잔재는 수 없이 많다"며 "관련분야 학자와 장례전문가 등이 협력해 일제 잔재를 청산하는 작업을 중장기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장례협회는 이를 위해 동국대, 을지대 등 대학 및 장례업자가 공동 참여한 가운데 상.장례문화 중 일제 잔재를 파악하고 청산하기 위한 토론회를 오는 9월쯤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프리드라이프는 밝고 아름다운 장례문화를 목표로 2002년 설립된 이후 상조서비스 이외 투어, 렌탈, 전문 장례식장 브랜드 '쉴낙원' 론칭 등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2018년 기준 전국 누적회원 수는 140만 명을 넘었고, 총 14만7,000건의 장례의전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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