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항공안전토론회…박홍근·송석준 의원 공동주최
2016년 항공여객 1억명 이후 매년 최고치 경신…항공교통관제사 업무 부담률 가중
박홍근 "항공기 운항 무수한 위험…안전인력과 시스템 개선돼야"

인천국제공항에서 이륙하는 아시아나 항공기와 관제탑 모습.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에서 이륙하는 아시아나 항공기와 관제탑 모습.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신문 유경석 기자] 항공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항공교통업무 현장 인력 태부족으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거세다. 항공기 특성상 한번의 사고는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국회에서 항공교통업무의 실정을 되짚어보는 토론회가 4일 오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국민의 하늘길, 과연 안전하다고 생각하십니까?'를 주제로 열렸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6년 항공 여객 1억 명 시대를 연 이후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또한 저비용 항공사의 등장으로 항공 서비스가 보다 다양화되면서 항공교통 이용객 증가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실제 항공기 운항횟수는 연평균 7%대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인천국제공항은 여객운송 인원은 2014년 4551만 명에서 2018년 6826만 명으로 증가했다. 한국공항공사 역시 2014년 6163만 명에서 2018년 8226만 명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2017년 기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가입한 190개 국 중 항공운송실적이 8위인 항공대국이다. 연간 1억1000만 명이 항공운송을 이용하고 있다.

최근 국내선과 국제선을 이용하는 항공여객 승객 수가 한 달 평균 1000만명을 상회하면서 항공안전시스템에 대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안전점검이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항공교통관제사 업무 부담률은 가중되고 있다. 관제인력의 관리자체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데다 정원 대비 현원은 절대 부족한 상황 때문이다.

실제 A관제소의 경우 현원은 29명으로 운영정원 43명의 76.3%에 머물고 있다. B관제소 역시 정원(57명) 대비 현원(36명)은 66.7%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ICAO(국제민간항공기구) 권고인원에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A관제소의 경우 34.2%가, B관제소는 61.1%가 부족한 상태다.

관제시설에 인력 공백 발생시 해당 관제시설에 훈련팀원, 사무실 인원 등 가용인력을 최대한 투입해 관제현업시설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최소유지만 가능한 태부족 인력으로 장시간 근무가 불가피하고, 관제사 피로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절대적 안전이 위협 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포공항 국내선 여객터미널이 10여 년에 걸친 리모델링 사업을 마치고 정식 개장한 1층 일반대합실 모습. (사진=연합뉴스)
김포공항 국내선 여객터미널이 10여 년에 걸친 리모델링 사업을 마치고 정식 개장한 1층 일반대합실 모습.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교대근무가 일상화되면서 수면부족으로 피로가 누적되고 집중력이 저하되는 등 인지적ᆞ행동적 수행속도와 정확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이는 사고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 세계적 재해인 스리마일 원전사고, 체르노빌의 핵사고, 보팔의 화학공장 사고, exon valdex 원유 누출사고 등은 모두 일주기리듬이 저하된 심야시간에 발생했다.

장시간 근무 및 교대근무와 산업재해와 연관성을 조사한 선행 역학연구결과들을 체계적으로 고찰한 결과, 교대근무가 산재발생 위험을 최고 2배까지 증가시킨다고 보고됐다.

항공사고는 대량의 인명피해와 천문학적인 피해비용이 발생하는 등 국가적 재난이라는 특징이 있다.

이는 '안전하다(Safety)'는 것은 '위험이 없다(Risk Free)'는 뜻이 아니라는 설명의 배경이 되고 있다. 즉 '안전하다'는 것은 위험요인이 허용 가능한 수준 이하로 유지.관리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내년 8월 항공안전조직 시스템과 정책 등에 대해 우리나라 이행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특히 최근 항공기 정비결함, 활주로·유도로 침범 등에 의한 안전장애 발생이 이어지고 있어 사고발생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항공교통 대중화에 발맞춰 안전수준을 더욱더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항공안전 시스템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없는지를 다시 한 번 점검하고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조속히 예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빅데이터 분석에 기반을 둔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하는 등 예방적 안전관리체계로 패러다임 전환이 강조되고 있다.

최병욱 국토교통부노동조합 위원장은 "항공교통은 자칫 사고가 발생하면 대형참사로 직결된다. 한번의 판단 착오로 그 무엇보다 소중한 생명을 잃을 수 있고, 어렵게 항공강국으로 발돋움한 지위는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며 "항공사고 발생 이전으로 돌이킬 수 없는 만큼 안전과 직결된 관제에도 그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지웅 한국도로공사 노동조합위원장은 "2018년 국내 항공수요 통계자료를 보면 2009년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한 일시적인 감소를 제외하곤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러한 현실 속에, 항공기 및 관리인력의 공급 부족, 저비용 항공사 활성화, 항공운송시장의 과다한 경쟁 등 항공안전을 둘러싼 각종 여건들로 인해 항공사고에 대한 우려는 점점 커져만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박홍근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중랑구 을)은 "'안전하다는 것은 위험이 없다와 동의어가 아니다'라는 미국 대법원 판례처럼 항공기 운항에는 무수한 위험이 따르고,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사망확률이 가장 높은 교통수단"이라며 "여객운송이 늘어나고, 새로운 터미널이 개통되는 등 이용이 늘어나면 그에 따른 안전인력과 시스템의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사고발생 가능성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항공안전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 하늘길, 과연 안전하다고 생각하십니까?'를 주제로 한 항공안전 국회토론회는 박홍근·송석준 국회의원이 공동주최하고 국토교통부노동조합, 국토교통공공기관 노동조합연대회의의 공동주관으로 열렸다. 국토교통부, 한국항공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공동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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