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비 약 175억원...‘야수’ 별명 가진 ‘캐딜락 원’
방탄 기능에 폭발 예방, 타이어가 손상 되도 주행 가능
대통령이 자동차 바꾸면 보안상 이유로 폐기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 일행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 일행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신문 이한 기자] 29일 열린 한미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청와대에 타고 온 전용차량 ‘캐딜락 원’이 화제다. 타이어가 모두 펑크 나도 달릴 수 있고 대통령에게 바로 수혈 가능한 혈액까지 싣고 다니는 ‘움직이는 백악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위해 용산 미군기지부터 청와대까지 전용차량 ‘캐딜락 원’을 타고 왔다. 캐딜락 원은 ‘더 비스트(야수)’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미국 대통령 전용 방탄 리무진이다. 제네럴모터스(GE) 고급차 브랜드 캐딜락에서 만들었다. 6.2L 엔진에 차량 길이가 약 5.5미터 무게는 무려 약 8톤 내외다. 흔히 말하는 ‘8톤 트럭’을 떠올려보면 얼마나 무거운 차인지 알 수 있다.

캐딜락 원은 수류탄이나 로켓포, 대전차 지뢰나 화생방 가스 등의 공격을 견딘다. 문 두께가 20Cm로 건장한 체구의 경호원이 두 손으로 힘껏 열어야 할 정도다. 방탄유리 두께가 13Cm에 달하고 창문이 완전히 닫혀 있어 내부 공간을 철저하게 보호한다. 창문은 운전석만 최대 3인치(약 7.6Cm) 내릴 수 있어서 드라이버가 아니면 누구도 창문을 열 수 없다.

이 창의 장점은 그저 두껍고 단단한데만 그치지 않는다. 야간 카메라와 최루탄 발사기 등 공격무기가 장착되어 있고, ‘재밍’기능도 탑재되어 있다. 주변에 강력한 전파를 쏴서 근처의 무선 통신을 어렵게 만드는 기능이다. 테러를 예방하기 위한 수단이다. ‘움직이는 백악관’기능을 위해 백악관 및 국방부와 연결되는 핫라인 통신시설도 갖춰져 있다. 

이 차는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진가를 발휘한다. 타이어 4개가 모두 펑크 나도 시속 80Km 속도로 달릴 수 있다. 연료통에 폭발 방지 설계가 되어 있어서 어지간한 외부 충격에도 터지지 않는다. 산소공급장치와 각종 소방 장치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통령에게 바로 수혈할 수 있는 혈액도 보관되어 있다. 수술실까지 갖춘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지상에서의 응급상황에는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수준이다. 

캐딜락 원은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주목 대상이었다. 지난해 싱가포르 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직접 차를 소개해 화제가 됐다. 베트남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뒀을 때는, 호텔 근처에서 기자들이 캐딜락 원을 촬영하자 경호원들이 보안상의 이유를 들어 사진을 지우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VIP가 타는 것을 고려해 특수하게 설계, 제작된 차량이어서 구체적인 제작 대수나 판매량 등은 비밀에 부쳐져 있다. 다만 차량 개발비는 약 1,580만 달러(175억원) 수준이고 대당 가격은 한화 기준 16~17억원 내외로 알려져 있다. 만일 대통령이 전용 차량을 교체할 경우 기존 모델은 보안 유지 차원에서 파기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외 방문시 전용기 '에어포스 원'과 전용헬기 '마린 원', 전용차 '캐딜락 원'을 '3종세트'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29일 정상회담때도 전용기로 주한미군 오산 공군기지에 내려 헬기로 갈아탄 다음, 용산 미군기지에서 캐딜락 원을 타고 청와대로 향했다. 미국은 이번 방한 일정에 맞춰 캐딜락 원 2대를 수송기로 미리 한국에 보냈다. 2대는 겉모습은 물론이고 번호판까지 똑같다. 경호원 일부와 최측근을 제외하면 대통령이 어느 차에 탔는지 아무도 모른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서다. 

캐딜락 원이 우리나라 도로를 달리려면 임시번호판을 달아야 할까? 정답은 ‘No’다. 국빈급 VIP가 전용 차량을 자국에서 공수할 경우 의전 관례상 번호판을 교체하지 않는다. 물론, 전용차량를 굳이 다른 나라까지 가져오는 VIP가 많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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