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주권 칼럼] 교환 환불 어려운 한국형 레몬법
[소비자주권 칼럼] 교환 환불 어려운 한국형 레몬법
  • 소비자경제
  • 승인 2019.06.28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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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경제신문 칼럼] 2018년 12월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자동차 누적대수는 2300만대를 넘겼다. 인구 2.2명당 자동차 1대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2018년에 184만여대의 신규자동차가 등록됐고 그 중 국산차가 약 154만여(83.5%) 수입차가 약30만대(16.2%)다. 2017년과 비교하면 국산차가 2.0% 감소하고 수입차는 10.8% 증가하고 있다.

2018년도 국토교통부 자동차리콜센터 리콜현황을 보면 1243차종에 271만여대(전체 누적 차량 11.7%)가 리콜됐다. 그 중 국산차량이 64차종에 2,02만여대(전체 국산차 누적 차량 9.6%), 수입차량이 1179차종에 69만여대(전체 수입차량 31.8%)가 리콜됐다. 이처럼 많은 차량에서 각종 결함 등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자동차 제조사들이 결함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고 교환 또는 환불을 해주는 경우는 전무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소비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2019. 1. 1.부터 개정된 자동차관리법이(일명 한국형 레몬법)이 시행됐다. 신차 구매 후(1년 이내‧2만㎞ 미만) 동일한 증상으로 중대한 하자 2회, 일반 하자 3회 이상, 1회 30일 이상의 수리 기간을 충족하는 하자가 발생하면 중재위원회의 중재를 거쳐 교환 또는 환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이다.

레몬법은 '보기엔 먹음직스럽고 향이 좋지만 먹어보니 시고 쓴 레몬처럼 겉만 멀쩡한 불량품'이란 뜻에서 유래된 말로, 1975년 미국에서 제정된 자동차·전자 제품 관련 소비자 보호법의 별칭으로 쓰인다.

그러나 한국형 레몬법은 소비자들이 신차를 구입한 후 결함이나 하자가 발생해 교환이나 환불을 받을 수 있는 요건이 충족되어도, 신차로의 교환 또는 환불에 수락한다는 수락동의서를 국토교통부에 제출해야 하고, 수락 동의에 확인된 서면계약에 따라 판매된 자동차를 구매해야 교환·환불 신청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강제규정이 아니고 자동차 제작사들의 임의규정인 관계다. 현재 국내산은 모두 수락에 동의하였으나 국내에서 자동차를 판매 중인 수입산 24개 브랜드 중 아우디, 폭스바겐, 크라이슬러, 링컨 등을 포함하여 11개사가 한국형 레몬법의 교환 환불 수용을 거부하며 신차를 판매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신차를 구입한 이후 결함 및 하자로 인한 요건이 충족 되어도 교환·환불을 위한 중재신청 조차 할 수 없다.

또한 한국형레몬법에서 소비자들에게 가장 독소조항인 것은 출고일 기준 6개월 이전은 제조사가, 6개월 이후 발생한 결함은 소비자가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현실을 무시한 규정이다. 국토교통부의 자동차리콜센터 자동차결함 신고 내역이나, 한국소비자원 결함 신고율, 소비자단체의 결함 신고율을 보면 대부분의 차량이 출고 6개월 이후에 문제가 발생한다.

6개월 미만은 극히 미미한 수준으로 이는 자동차 제조사의 이익을 위한 것이다. 소비자들은 신차를 구입한 이후 결함 발생으로 인하여 경제적, 정신적 고통이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제조사를 상대로 결함 사실을 모두 입증해야 교환 환불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것은 분명 불공정하고 불이익하며 부당한 규정이다.

자동차 전문 지식이 없는 소비자들이 전문가들인 제조사들을 상대로 결함 사실에 대한 입증을 하고 거대기업과 싸워서 중재판정을 받기란 계란으로 바위 치기와 같다. 이는 교환 환불을 해주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하자(결함)의 원인 규명과 입증은 미국 등 선진국과 같이 결함의 원인 제공자이며 차량을 제조한 제조사가 입증하도록 해야 한다.

현재의 한국형 레몬법은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측면을 축소시키고 그 형식과, 절차, 권한, 범위를 상당히 왜곡 변형시켜 사실상 교환 환불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났다. 소비자들의 보호법익을 훼손하고 권리를 침해하며 단순히 보여 주기식의 ‘무늬만 레몬법’으로 탄생한 것이다.

현재 한국형 레몬법은 자동차 제조사들의 편익을 반영한 부분이 상당하고 소비자의 권리가 축소되어 있다. 차량의 구입단계부터 하자 발생, 수리, 중재 신청, 하자 및 결함에 대한 입증, 비공개 중재심리 과정, 중재위원의 불공정 등 과정이 절차가 매우 복잡하고 어려움도 많다. 일반 소비자들이 중재위원회의 판정을 통해 교환 환불을 받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그러므로 한국형 레몬법의 입법취지를 살려 하루속히 소비자들의 권익을 위하고 안전하고 쾌적한 자동차 문화의 정착을 위해 힘써야 한다. 교환 환불 요건과 절차 및 심리과정을 자동차 소비자들이 쉽고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개정해야 한다.

한국형 레몬법의 올바른 정착을 위해서는 국민의 생명과 신체에 대하여 손해를 발생시키는 자동차제조사들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확실한 재발방지 효과를 발생시키기 위하여 실제 손해액을 기준으로 하는 배액배상이 아니라 이를 초과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집단소송제를 도입해야 한다.

당장은 제조사의 수익을 감소시키고 불합리한 제도라고 판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을 높이고 내실을 다져, 오히려 자동차 산업을 더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국회도 그 동안 덮어두고 미뤄왔던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집단소송제를 반드시 제정해야 할 것이다.

<칼럼니스트=박순장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소비자감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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