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워진 지갑 사정 알고 가격 딱 멈춰준 '딱좋은데이'…방방곡곡 사로잡는 '무학 소주' 될 것
기분 업그레이드 해주는 술…적당히 즐기며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아야
무학은 90년 이어온 계속기업…100살 무학 진심 담은 벗될 것

무학그룹을 이끌고 있는 최재호 회장이다.(사진=소비자경제)
무학그룹을 이끌고 있는 최재호 회장이다.(사진=소비자경제)

[소비자경제신문 이승리 기자]  16.9도 ‘좋은데이’를 출시하며 시장에 ‘저도수 바람’을 불러일으킨 무학이 2019년 과당이 빠진 ‘딱좋은데이’를 출시하며 ‘소주 문화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특히 무학은 기존 제품을 업그레이드하면서도 가격 동결을 선언, 서민물가 안정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주 한 잔 기울이며, ‘캬아’ 소리로 하루의 고달픔을 달래기 전 내뱉을 뻔한 또 한 번의 한숨을 삼키게 해준 것이다. 이것은 잠시 경영일선에 물러나 있다 복귀한 최재호 회장의 결정이었다.

최재호 회장은 “우리는 평생을 소주업을 했기 때문에 평생을 고객과 함께 살아왔다”며 “경제가 너무 어렵다는게 눈에 보여 ‘고객 중심형’으로 달리 가보자는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내년쯤 인건비가 또 상승하고 하면 압박이 온다고 하면 어쩔 수 없겠지만 아직은 버틸 수 있기 때문에 가격을 동결했다”고 설명했다.

◇ ‘가벼워진 지갑 사정 알고 가격 딱 멈춰준 ’딱좋은데이‘

무학은 최근 기존의 ‘좋은데이’에서 원료를 확 바꾼 ‘딱좋은데이’를 출시했다. 주정에 첨가물을 넣어서 만드는 소주에 들어가는 주요 성분인 과당을 과감히 뺐다. 대신 그 자리를 ‘효소처리스테비아’로 채웠다. ‘어떤 첨가물을 넣을것인가?’에 대한 연구를 거듭한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최 회장은 “그동안 길들여왔던 단맛을 포기하는게 쉽지는 않았다”며 “그래도 건강의식도 높아지고 편안하고 깔끔한 맛을 원하는 소비자를 생각하니 과당을 빼지 않고는 안되겠다 싶었다”고 전했다.

그동안 ‘소주’에게 과당은 절대적인 존재였다. 기존 제품과 비교해 과당 함량이 차이 나는 신제품 정도가 출시되는 정도였다. 하지만 무학은 달랐다. 확연한 맛의 차이를 보여주기 위해 꼭 과당이 필요하지 않다는 발상의 전환으로부터 출발했다. 그렇게 무학만의 최상의 원료 효소처리스테비아를 찾아냈다. 또, 트렌드 반영이 빠른 시장 내에서 ‘차별화’를 통한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주요 원재료에 대해서는 연간으로 독점 계약을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무학이 하는 것을 일주일만 있으면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종종 듣긴 하지만 이번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기존에는) 업그레이드 한다고 해도 과당이 덜 들어갔냐 더 들어갔냐 차이였기 때문에 맛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며 “(과당을 없앤) 딱좋은데이는 먹어보면 들어갈 때 편하게 들어가면서도 소주 본래의 쌉사래한 맛과 효소처리스테비아 주는 단맛이 입 안에 남는다”고 전했다.

◇ 기분을 업그레이드 해주는 술적당히 즐기며 문화로 자리잡아야

소비자는 이 완벽한 변화를 기분 좋게 받아들였다. 주요 영업지인 부산, 경남 등 동남권은 물론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도 인기다. 트렌드를 읽는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의 의견을 적극 받아들인 덕이다. 실제로 무학은 ‘고객맞춤형’ 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SNS 채널, 청년봉사단 등 소비자와 소통한다. ‘딱좋은데이’가 출시되기까지도 좋은데이관능검사패널단과 20대 2,000여명의 테스트라는 과정이 들어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철저히 객관화된 시선으로 회사와 상품을 바라본다. 신제품 출시 전 좋은데이가 올드하니 버리자는 의견이 나왔을 때도 그랬다. 왜 좋은데이를 버리느냐는 의견에도 귀를 기울였다. 그래서 임팩트 있는 한 글자 ‘딱’을 새겨넣었다. 상표를 ‘딱!좋은데이’와 ‘#딱 좋은데이’ 두 가지로 출시한 것 역시 업계 최초의 새로운 시도였다.

최 회장은 “제품을 기업 위주로 만드느냐 고객 위주로 만드느냐는 굉장히 중요한데, 통상 새로운 경영자의 의지에 따라 만들어지는 경우 많다”고 봤다. 하지만 “소비자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과 경영자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다를 수 있다”며 “고객이 옳다는 쪽으로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 폭넓게 나가면, 고객과 발맞춰 ‘술’을 매개로 하나의 문화를 탄생시키고 싶다는 바람이다.하나의 브랜드로 여러 타겟을 겨냥해야 하는 소비재 중 하나인 ‘소주’를 주력으로 하는 만큼, 성년 전 연령대가 문화로서 향유할 수 있는 문화를 창출해내야 한다는 접근법이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올바른 음주 문화에 대해서 교육을 하고, 알코올 피해 여성 지원 등 음주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을 돕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굿데이뮤지엄’을 만든 것 또한 세계 각국의 주류 문화를 통해 그 나라를 이해하고, 또 우리나라의 문화를 발전시켜 나가는 장으로 활용되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그는 “굿데이뮤지엄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며 “하나는 소비자들이 나라별 다양한 주류 문화를 접하고 폭넓은 이해를 했으면 하는 것과 직원의 교육 차원”이라고 말했다.

또 “굿데이뮤지엄은 술만 전시한 전시장이 아니고 문화를 충분히 설명해 놓은 박물관”이라며 “이 정도의 뮤지엄을 제대로 만들어 놓으면 100년이 넘어도 계속 발전해나갈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굿데이뮤지엄에는 무학에 대한 별도의 제품 홍보 공간이 없다. 전시장을 넘어 진정한 박물관으로 남아주길 바라는 최 회장의 뜻이다.

그는 “기업을 대대손손 이어가기는 쉽지 않지만 문화는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 지역 넘어 방방곡곡 사로잡는 ‘무학 소주’될 것

물론 계속기업으로서의 가치도 진일보시켜 나갈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무학은 원래 소주를 만드는 기업이며, 대를 이어가는 계속기업이라는 것이다. 지방에서의 성공을 뒤로 하고 서울과 수도권에 진출한 결심 역시 기업의 ‘영속성’을 위한 결단이었다. 수도권 시장에 집중하는 사이 토대를 쌓은 경남에서 점유율 하락 등을 맛봤지만 이 역시 감내해야 할 과정이라고 말한다.

최 회장은 “현실에 안주하고 수익을 창줄하고 그 자리에서 터주대감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미래 지향적 될 수 없다”며 “무학이 미래지향적으로 가려면 수도권을 장악하거나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것 둘 중 하나를 선택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해당 지역에서 잘 나가는 상품을 만들었다고 해서 안주하는 장사꾼에서 안주하기 보다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미래를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기업인이 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보여줬다. 가격을 올리지 않고도 흑자 구조를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올 연말까지면 지방 시장에서의 회복도 어느 정도 마무리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가지고 계속 아이디어를 찾고 계획적으로 일을 해 나갈 것”이라는 청사진을 보이기도 했다.

◇ 무학은 90년 이어온 계속기업100살 무학 진심 담은 벗될 것

무학의 성장과 더불어 ‘좋은데이나눔재단’ 역시 역점사업이다. 사회복지협의회, 자원봉사센터장을 오랜 시간 맡아왔던 최재호 회장이 직접 이사장을 맡았다. 실무형 사회공헌전문가인 그는 장기간 지원을 하는 희망장학생을 선발해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인다. 단순히 장학금을 지급하는 게 아니라 공부를 하는데 부족함이 없도록 개인별로 맞춤형 지원을 해준다. 중학교 입학할 때는 가방을, 대학을 입학할 때는 노트북, 취업자에게는 양복을 선물하는 식이다. 덕분에 서울대에 입학한 장학생이 3명이나 된다.

국외에서도 그의 실용주의 사회공헌활동은 계속된다. 네팔에는 튼튼한 콘크리트와 샷시가 장착된 학교 굿데이스쿨을 지어줬다. 대충 건물을 짓고 기념사진 한 장 촬영하고 마는 그런 봉사는 하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갖고 일을 한다는 그에게는 ‘무학위드’ 역시 직접 대표를 맡을 만큼 중요한 사업체다. 무학위드는 중증장애우 30여 명이 일하고 있는 사업장이다.

그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봉사를 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그들이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즉 일을 하고 월급을 받아서 생활을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무학위드 근무자는 일할 기회를 제공받았고, 긍지를 느끼며 업무에 종사하며, 정당한 노동의 대가로 월급을 받는다. 결혼의 연을 맺은 부부가 탄생하기도 했다.

1929년 ‘소화주류공업사’로 출발한 ㈜무학은 그동안 회사 안에 직원 그리고 회사 밖 고객에게 시름을 함께 나누는 벗이 되어줬다. 특히 2019년은 창립 90주년으로 100주년을 향해 가는 10년 길목의 첫발을 떼는 해다.

최재호 회장은 “과거에는 주류라는 부분에 국한되었지만 산업은 변화할 것”이라며 “새로운 산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업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100년 무학의 미래를 점쳤다.

그리고 지방이라는 한계성과 더불어 급변하는 시대, 그리고 어려움 많은 가업승계 현실 속에서도 당당히 자기 길을 걸어온 최재호 회장은 말한다.

“미래의 고객은 다양한 제품을 요구할 수 있는 그런 고객으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고객의 마음을 어떻게 가지고 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텐데, 기업의 진실성이 담겨야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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