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섭의 푸드비즈] 파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고객관리의 시작이다
[조건섭의 푸드비즈] 파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고객관리의 시작이다
  • 소비자경제
  • 승인 2019.06.21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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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경제신문 칼럼] 물컵에 반쯤 채워진 물을 보고 여러분은 어떻게 말할까? 어떤 사람은 ‘물이 반이나 남았네, 또 어떤 사람은 물이 반 밖에 안남았네’라고 해석한다.

똑같은 현상을 두고도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이처럼 해석하는 것이 전혀 다르다.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받는 인지심리학자 다니엘 카네만은 이러한 현상을 ‘프레이밍 효과’라고 말한다. 이처럼 각자의 생각의 프레임을 통해서 바라보는 세상도 제각각 다르다.

우리 외식업의 경우도 이런 비슷한 예가 있다. 고객에게 돈을 받고 상품을 전달하는 것을 두고 해석하는 것이 다르다. 판다, 산다의 두가지 경우다. 판다와 산다의 해석의 결과는 마케팅 접근에서 어마어마한 결과를 가져다 준다. 판다는 것은 내 상품을 돈을 받고 전달하면 끝나지만 산다는 것은 누가 사는가, 사는 그 고객은 어떤 사람인가, 그 고객이 좋아하는 상품은 무엇인가, 어떤 가격대의 상품을 선호하는가 등등 사람에 대한 관심과 궁금증을 갖는다. 이 궁금증은 고객을 연구하는 출발점이다. 궁금증이 없다면 고객은 살아있는 생물이 아닌 사물로 인식할 것이다. 또한 판다고 생각한다면 팔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갇혀 광고부터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는 광고에 관심이 없다.

상품을 만들면 내 상품을 사줄 고객이 있어야 한다. 고객이 내 가게의 존재 이유다. 아무리 좋은 상품이 있다고 해도 이것을 살 고객이 없으면 가게를 존재할 이유가 없다. 결국 고객이 내 가게의 운명을 결정한다. 고객에 대한 철저한 연구와 함께 고객관리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판다고 해석을 해도 파는 것으로 끝나면 안된다. 파는 대상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대부분 많은 점주들은 현장에서 계산하면 파는 행위로 끝난다. 고객관리에 대해서는 별 방법이 없어 보인다. 고객이 계산대에서 “맛있게 잘 먹었어요, 다음에 또 올께요”라고 말하고 가면 그 고객은 다음에 또 올까? 오고 안오고는 고객의 전적인 자유의사다. 점주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신규고객을 내 가게로 유도하기 위해서는 기존고객을 관리하는 비용보다 5배 더 들어간다는 연구결과가 있듯이 고객관리를 하지 않으면 마케팅 비용 또한 몇배 더 많이 든다. 신규고객으로만 채워진다면 마케팅 비용지출은 물론 밑빠진 독에 물붓기나 다름없다. 제로상태의 빈 테이블에 고객을 한사람 한사람 채워가야할 일을 매일 걱정해야 한다.

얼마전 온라인 쇼핑몰에서 화장품 립스틱 판매가격을 100원으로 판매하는 사건이 있었다. 용돈이 부족한 중고등학생들에게는 절호의 기회가 아니였을까? 그러나 그 이면에는 미래의 소비 주도층을 공략하기 위해 DB를 수집하는 기업의 전략이 숨어있다. 한번 수집한 정보는 반영구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일한 기초 데이터다.

장사를 하면서 고객 DB만큼 소중한 자산도 없다. 고객 DB는 내 가게와 고객이 다시 만날 수 있는 연결점이다. 이 연결점은 내 가게의 또다른 소중한 자산이다. 이 연결점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1일 방문고객 100명이라고 가정할 때 한달이면 휴일을 제외하고 2,600명, 1년이면 31,200명이다. 신메뉴를 개발했다고 한다면 내 가게에 한번이상 방문한 31,200명에게 어떻게 알릴 것인가? 현수막 부착으로 대체할 것인가? 신메뉴, 이벤트 등에 대한 정보를 널리 알릴 연결점이 없다면 다른 방도가 없다.

개인정보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고객들이 밥먹으러간 식당에 자신의 정보를 선뜻 줄까? 거기에는 상당한 댓가가 따른다. 시중에 나온 고객관리 프로그램으로 단골플러스, 도도포인트 등 많은 도구가 나와 있지만 이또한 세심한 전략이 필요하다. 계산대 옆에 모니터만 설치해서 보여진다고 고객이 가입할리는 만무다. 고객은 자신의 DB를 제공할때는 점주가 앞으로 내 DB를 가지고 무슨 짓을 할지 너무나 뻔히 잘알기 때문이다.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만한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고객이 제공한 개인정보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거제도 죽순요리 한정식 ‘차반’의 경우 정회원 ‘전용수저’가 비치되어 있다. 전용수저함에 고객의 이름을 적어 정회원 고객이 방문하면 전용수저를 제공한다. 음식점에 내 이름이 새겨진 전용수저가 있다면 특별한 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스타벅스의 경우 멤버십에 가입할 때 닉네임을 설정할 수 있다. 멤버십으로 주문하고 커피가 나올 때 그 닉네임으로 불러준다. 자신의 이름이나 자주 사용하는 닉네임은 가장 익숙하고 편하지 않을까? 유튜브 ‘서현역 스타벅스 직원 빵 터뜨린 이상준 리얼 카메라’를 검색하여 영상을 보면 닉네임을 부르는 사건 하나로 직원과 고객의 마음은 이미 하나가 되었다.

외국의 스타벅스 매장은 좀 다르다. 커피를 주문하면 컵 위에 고객의 이름을 적어준다. 무의식적 각인으로 매장을 다시 찾아오게 하는 전략이 숨어있다. 김춘수 시인의 “내가 너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너는 내게로와 꽃이 되었다”는 싯귀절처럼 고객의 이름을 불러준다면 더 친밀하게 느껴지고 이름을 불러준 매장으로 자신도 모르게 다시 찾아가지 않을까? 우리도 학창시절 자신의 이름을 가장 많이 불러준 선생님을 기억하듯이 브랜드 회상력을 높여주는 숨은 고도의 마케팅전략이다.

이와 관련해 필자의 경우도 현장에서 고객으로부터 사전 예약을 받을때는 고객의 이름 또는 단체명을 아는 경우에는 테이블 위에 예약석이란 표시를 하는 ‘넘버 스탠드’에 고객의 이름 ‘홍길동님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직접 프린팅하여 예약고객은 물론 다른 고객들도 보여지도록 한다. 필자의 가게에 소속감과 정서적 유대감을 만들기 위해서다.

점주가 DB를 활용하여 문자로 신메뉴 출시, 이벤트 행사 등의 정보를 알릴 수 있다. 그러나고객이 문자를 열어봤을때 어떻게 반응할까? 아마도 문자 알림에 대한 짜증, 무관심, 브랜드 기억하지 못함, 기억회상, 불편함, 즐거움, 행복함..여러 단어로 반응할 것이다.

실제 문자가 발송되었을때 고객이 브랜드를 기억하고 즐거웠던 시간을 다시 연상할 수 있어야 한다. 즉 문자 메시지가 행복한 기억의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행복한 기억 없이 정보성 문자로만 마구 뿌려 대다보면 공해로 인식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브랜드에 대한 거부감을 야기시킬 수 있다.

위 내용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제부터는 파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고객관리의 출발점으로 인식하고 고객에게 한걸음 더 다가서야 할때다.
 

<칼럼니스트 = 조건섭 소셜외식경영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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