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협찬 논란에 부정 발급까지
배달의 민족 20일 사과문 통해 "죄송하다...생각이 짧았다" 해명

[소비자경제신문 최빛나 기자] 최근 외식 업계가 '빠르고 신선하게'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배달 솔루션을 접목 시키는 사업을 확산 시키면서 배달 대행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배달 앱 업체들이 특정상대를 대상으로 제공하는 할인쿠폰, 코드들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마케팅 기법의 하나로 연예인에게 '1만원 쿠폰'을 뿌렸다가 소비자의 항의를 받는가 하면, 소수 누리꾼이 할인코드를 알아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쿠폰을 부정 발급한 사례도 발생했다.

19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배달 앱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은 가수·방송인, 인플루언서(소셜미디어 유명인) 등 연예인에게 ‘xxx가 쏜다’는 이름으로 1만원 할인 쿠폰을 대량으로 배포돼 소비자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몇몇 스타들의 SNS에는 해당 '쿠폰 뭉치'의 인증샷도 올라왔다.

소비자들은 배달의 민족이 배달음식을 주로 주문하는 일반 소비자를 외면하고 유명인을 겨냥해 ‘통 큰’ 쿠폰을 발급했다고 비판했다. 배달의 민족 공식 소셜미디어에는 "빈정 상한다" "다른 업체로 넘어가겠다" 항의성 댓글이 쇄도했다.

한 누리꾼은 포털 사이트의 한 블로그를 통해서 “배달의 민족을 자주 시켜 먹어서 VIP등급이다. 그래도 1천원짜리 쿠폰이 전부”라며 “아예 포인트를 많이 주는 곳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1만원 짜리 쿠폰을 뭉텅이로 주는 건 일반 소비자들 보다 연예인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로 보여진다”며 “이게 마케팅의 수단이라고 하는데 무엇을 위한 수단인지…결국 소비자 지갑에서 해당 연예인 광고비도 나오는거 아니냐”고 분개했다.

비판여론이 거세지자 배달의민족 측은 20일 사과문을 통해 "많은 분의 이야기를 찾아보고, 듣고 또 곰곰이 생각해보니 저희의 생각이 짧았다"면서 "죄송한 마음이 크다. 그 마음을 담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쏜다 쿠폰은 쿠폰을 받은 사람이 쓰는 것이 아니라 받은 사람이 다시 주변에 나눠주는 즐거움을 기대하며 5년 전부터 해온 일"이라면서 "배민을 아껴주는 많은 분들께 이렇게 제공되는 쿠폰들이 일부를 위한 특혜로 이해될 거라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 "앞으로 ‘쏜다 쿠폰’은 전면 중지하고 배민을 이용하는 분들께 혜택이 돌아가도록 조정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저희가 지금 하고 있는 일들도 혹시나 특혜로 해석될 일들은 없는지 모든 일을 다시 점검하겠다. 섬세하고 사려 깊은 배민이 되겠다"며 "이번처럼 잘못하기도 하겠지만, 그때마다 꾸짖어주면 귀 기울여 듣고 얼른 알아차리겠다"고 반성의 뜻을 내비쳤다. 

비단 배달의민족만의 문제는 아니다. 다른 배달 앱인 요기요의 경우, 할인코드가 문제를 일으켰다.

일부 누리꾼이 할인코드를 찾아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쿠폰을 내려받은 것. 할인코드가 몇 글자 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한 부정 발급 사례였다. 이 쿠폰은 당초 특정 음료수를 사 마신 뒤 병뚜껑에 적힌 할인코드를 입력하면 적게는 천원에서 많게는 3만원까지 할인해주는 이벤트로 지급됐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요기요 관계자는 “부정 발급한 사례는 아직까지는 많지 않은 것으로 확인 됐다. 내부에서 대책에 대해 논의 중”이라며 “5만 원짜리 쿠폰을 받았다거나 수 백장의 할인 코드를 다운로드 했다는 내용은 모두 거짓이다. 조만간 이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앞선 문제에 대해 최근 배달 업계들의 무분별한 쿠폰 지급에 대한 문제라고 지적하는 소리도 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최근 경제는 안좋아지고 외식물가는 폭등 하는 등의 이슈 때문에 소비자들은 같은 상품이어도 가격이 싼 곳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선다”며 “이런 소비 심리를 이용해 배달 관련업체들이 지난달 많게는 2만원이라는 쿠폰까지 뿌리면서 시장을 흔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비트렌드는 하루가 멀다하고 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유통가에서는 기준이라는 것이 있다. 새롭게 신흥 강자로 올라오고 있는 배달 관련 기업들이 가격을 무너트리거나, 무차별적으로 확산 시키는 등의 사업영역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배달 치킨이나 피자는 서민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지 오래"이라며 "소비자 들은 쿠폰에 더욱 민감해질 수밖에 없으므로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도 있는 반면 "배달의민족의 유명인 쿠폰 지급은 고유한 마케팅 방법으로 봐야 한다"며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교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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