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크래프트 시장 이끄는 미국
다양성을 앞세운 영국
종량세 도입으로 자국 맥주 보호 나선 일본

[소비자경제신문 최빛나 기자] 최근 크래프트 맥주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크래프트 맥주는 대기업이 아닌 개인이나 소규모 양조장이 자체 개발한 제조법에 따라 만든 맥주로 흔히 ‘수제 맥주’라고도 불린다.

국내 크래프트 맥주는 주세 개편 정부안이 올해 9월 확정 되면 내년부터 시행될 맥주 종량세 시대를 대비하느라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반면, 이미 역사적으로 국가적으로 탄탄하게 잡혀 있는 해외 크래프트 맥주기업들은 여유로운 모습이다.

소비자들은 크래프트 맥주에 대한 인식과 정보가 부족해 맥주를 선택하는데 고민이 많다. 실제 회사원 최모씨는 <소비자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크래프트 맥주를 취급하는 전문점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어떤 것을 골라야 할지 모르겠다, 소믈리에를 본딴 '맥믈리에'에게 추천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추천해준 맥주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고 말했다.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이 다양해지면서 맥주에 대한 기대치는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크래프트 맥주 시장만 봤을 때는 국가와 소비자들 모두 아직 걸음마 수준이기 때문에 보다 많은 해외의 정보가 필요하다.

이에 <소비자경제>는 전 세계 크래프트 맥주 시장을 이끄는 미국, 영국, 일본, 독일 그리고 한국 맥주 현황을 살펴 보고 대표적인 맥주 스타일을 만들어낸 나라들의 특징과 추이를 소개한다. 이는 앞으로 한국에 확산될 크래프트 맥주시장이 긍정적인 결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지표가 될 것이다.


◇ 여전히 건재한 전 세계 크래프트 시장을 이끄는 '미국'


맥주를 생산하는 나라는 많지만, 대부분의 맥주 스타일 발상지가 유럽으로 착각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하지만 전 세계 크래프트 맥주 시장을 이끄는 나라는 단연 미국. 이는 양조장 수만 봐도 알 수 있다. 미국 양조협회 연강 성장 리포트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미국 전체 맥주 시장에서 크래프트 맥주 의 시장 점유율은 13.2%다. 2018년 기준 양조장 수는 2017년 대비 약 천개 가량 증가하며 현재 7346개로 전체 생산량은 25.9배럴이다. 크래프트 맥주 고용인원이 정체를 겪고 있지만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약 2천여개의 양조장 수가 증가하며 고용인원은 약 3만 8천명 가량 증가 했다.

이는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 수가 늘어남에 따라 기하 급수적으로 고용창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크래프트 맥주 브루클린 브루어리 창립자이자 미국 내 양조가협회 초대 회장 Steve Hindy는 <소비자 경제>와의 서면 질의서를 통해 "2010년대 초반 한국이 뉴욕 대표 브루클린 브루어리 맥주를 동아시아 지역에 신선하게 공급할 수 있는 전략적 수출 기지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한국은 현재 실력있는 한국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들이 많이 생겼지만 여전히 믿을 수 없는 주세법 때문에 막히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수입 맥주에 유리한 주세법 때문에 미국 맥주를 한국 맥주기업이 수입해서 파는것이 한국에서 만들어 파는것 보다 싸다"라며 "한국 소비자들이 '한국 맥주는 다 똑같다'라고 하는 것은 이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고급 맥주를 만들수도 수입할 수도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크래프트 맥주는 트랜드를 넘어 세계적인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미국은 2014년 대비 2018년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 수가 두배나 늘었고 10여 년 동안 고용인원이 2만 명에 그쳤던 맥주 업계 고용인원도 매년 1만 명씩 증가하고 있다"며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들이 이끄는 고용 창출, 경제적 기여, 커뮤니티 허브로서의 기능은 각 국각의 주요한 동력으로 계속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은 크래프트 맥주시장의 확산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며 "일자리 창출, 부지 개편 등 맥주 시장에서 오는 다양한 경제 활성화에 대해 정부는 국민들을 위해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 다양성을 확보해 나가는 영국 크래프트 맥주

맥주 브랜드에 대한 영국의 새로운 상표 등록 건수는 2017년에 20% 증가해 전년 대비 1983건에서 2372건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2017년에 389 건의 신규 등록 2014년 이후 매년 평균 약 300개의 새로운 상표가 등록되며 크래프트 맥주 붐을 증명했다.

국내에서 소비자들이 쉽게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영국 크래프트 맥주는 페일 에일(India Pale Ale)로 진한 홉 향과 상큼한 과일 향이 쌉쌀한 끝 맛과 균형을 이뤄 IPA를 처음 접하는 초심자부터 홉 매니아에 이르기까지 쉽게 즐길 수 있다.

◇ 종량세 도입으로 자국 맥주 보호에 나선 일본

일본 크래프트 맥주 시장은 '지비루'라는 형태로 성장해 왔다.13년 기준 크래프트 맥주 시장은 800억원 대로 시장 점유율 1%를 기록했고 2016년에는 시장점유율 2%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 된다.

특히 일본은 1989년 맥주 주세법이 종량세로 전환된 이 후 아사히와 기린과 같은 프리미엄 대기업 맥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크래프트 맥주 브랜드들이 끊임없이 생기고 성장하는 건강한 시장인 점이 특징이다.

◇ 양조장 수 생산량 모두 성장하는 한국 크래프트 맥주...하지만?

한국 크래프트 맥주 시장은 2014년 크래프트 맥주 붐이 일기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성장해 왔다. 2014년 이후 약 5년 만에 양조장 수는 100개를 돌파 했으며 시장 규모는 약 400억원 대로 성장했다. 특히,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국내 수제 맥주의 발목을 잡던 주세법 개편이 가까워 지며 성장 가능성이 더 높아질 예정이다. 주세법 개편안 발표가 지연 되면서 크래프트 맥주 업계는 줄도산 위기에 처했지만 6월 5일 기획 재정부다 개편안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개편안이 통과되어 국내 맥주 시장 선진화가 이뤄지기를 바란다는 입장이다.

국내 크래프트 비어 점유율 1위 제주맥주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소(국내 제조 기반, 고용인원)잃고도 외양간(주세법)안고치는 지난 몇 년간 우리나라 맥주는 미래가 없는 건가 싶어 답답했다"며 "6월에 맥주에 대한 주세를 종량세로 개편하는 기재부 안이 드디어 나와 조금이나마 해소가 됐다 이도 9월에 확정이 되어 봐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종량세는 고품질의 다양한 맥주를 더욱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조, 판매 할 수 있게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크고 제조사들의 고용창출과 R&D 투자 확대 등 경제 기여도도 대폭 높여 줄 것으로 희망하고 있다"며 "청년 수제 맥주 사들의 꿈을 위해서라도 되도록 빨리 정부의 개편안 확정이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종량세로 개편된다는 정부의 오랜 약속을 믿으며 열정을 쏟아온 인재들이 해외로 유출되지 않게 국회의 관심이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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