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이 뭐고, 그게 왜 '안전한 거래'기술일까?

[소비자경제신문 이한 기자] 경제, 금융, 산업... 이런 뉴스들이 너무 어렵고 복잡합니다. 우리는 경제 기사에 등장하는 단어를 학교에서 배운 적이 없고, 부모님이 알려준 적도 없죠. 하지만 이제 걱정하지 마세요. ‘초등학생도 이해하는 경제’ 코너에서 복잡하고 어려운 경제 관련 기사와 용어들을 쉽게 풀어드립니다. 어린 아이들에게 읽어줘도 이해할 수 있을겁니다. 첫번째 주제는 '블록체인'입니다. [편집자주]

컴퓨터 회로로 표현한 가상화폐의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컴퓨터 회로로 표현한 가상화폐의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블록체인이 도대체 뭔데?

블록체인은 ‘공공 거래장부’입니다. 여러 사람이 같이 보는 거래 장부라는 의미죠. 거래 내용이 적힌 장부면 굉장히 중요한 문서인데, 이걸 왜 다른 사람이랑 같이 볼까요? ‘그래야 더 안전하기 때문’입니다. 이해가 잘 안 가시죠? 자,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돈을 보낸다고 상상해봅시다. 돈 받는 사람에게 직접 보내면 좋은데 불편하니까 은행 같은 금융기관을 통해서 보냅니다. 아무에게나 부탁할 수는 없습니다. 믿을 수 없으니까요.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우리 집 가서 엄마한테 돈 좀 전해주세요’할 수는 없죠. 그래서 우리는 신뢰할 수 있는 제3자, 그러니까 ‘중개자’에게 거래를 의뢰하고 그 내용이 적힌 장부를 관리하라고 맡깁니다. 그리고 수수료를 냅니다. 은행에서 내 계좌 정보를 보관하고 수수료를 내는 것 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이 중개자가 해킹을 당하거나 자연재해로 큰 피해를 입거나, 강도를 당했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래서 내 거래장부나 돈을 도둑맞거나 잃어버린다면 곤란한 일이 생기겠죠. (물론, 은행 거래기록 같은 중요한 정보들은 오류 생겨도 복구할 수 있습니다. 은행이 그렇다는 게 아니고, 예를 들어서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 블록체인이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게 바로 블록체인입니다. 블록체인을 사용하면 중개자가 없어도 거래정보를 안전하게 지키고, 사고 위험 없이 거래할 수 있거든요. 우선, 이름이 왜 블록체인인지 알아봅시다. 우리가 무언가를 거래해서 정보가 남으면 일정한 시간마다 그 정보를 계속 모읍니다. 이 데이터를 하나의 단위로 묶어 ‘블록’이라고 부릅니다, 사람들이 거래 할 때 마다 이 블록이 계속 만들어지고, 그 블록을 만들어진 순서대로 연결합니다. 체인으로 꽁꽁 묶듯이 연결한다고 해서 ‘블록체인’입니다. 정보가 모두 연결되어서 공유된다는 의미죠. 그런데 도대체 이게 왜 안전하다는 걸까요? 

예전에는 중개하는 사람이 거래 정보를 꼭꼭 숨겨 다른 사람이 못 보게 만드는 것이 '보안'을 유지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튼튼한 건물 깊숙한 곳에 금고나 서버를 만드는거죠. 여기에 각종 보안 장비와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튼튼한 보안 직원도 고용합니다. 하지만 블록체인은 반대입니다. 이 거래 정보를 모두에게 다 알려줍니다. 거래에 참여한 사람들이 같은 정보를 다 같이 공유하는거죠. 그래서 거짓 정보에 속지 않는 개념입니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깁니다. 사람들이 공유하는 거래정보를 만일 범죄자가 조작해버리면 어떨까요, 그 정보를 보고 있는 모든 사람이 한꺼번에 피해자가 되는데 너무 위험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걱정 안 해도 됩니다. 공유 받은 거래정보를 모아서 알아볼 수 없는 형태로 암호화했기 때문에 조작이 불가능합니다. 심지어 이 정보는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됩니다.

해커가 원본만 조작하면 수많은 피해자가 생기잖아?

그래도 찝찝할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해커라면 그 틈새를 뚫고 들어와 정보를 조작할 수 있잖아?’하는 걱정이 들기도 하고요. 그런데 아닙니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이 다 가지고 있는’ 거래내용을 해킹하려면, 모든 사람의 장부를 일일이 다 조작해야 되거든요. 그리고 해커가 그것을 조작하는 순간에도 새로운 블록이 계속 생기고 있기 때문에, (체인처럼 줄줄이 엮인 정보를) 동시에 모두 빠르게 조작해야 됩니다. 그래서,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죠.

생각해보세요. 수만명, 수십만명이 거래장부 사본을 가지고 있습니다. 원본을 위조하면 사람들이 모두 알아볼거고, 이미 수십만명이 가지고 있는 사본을 일일이 다 위조하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죠. 어떤 ‘의지의 해커’가 그 사본을 전부 위조하려고 시도해도, 원본 거래장부가 몇분 만에 또 실시간 업데이트 되기 때문에 불가능합니다. 새로 생긴 원본을 또 수십만명이 동시에 나눠갖고요.

그 어렵고 복잡한 일을 도대체 누가 하는건데?

거래정보 담은 블록을 새로 만들 때는 그 거래가 진짜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래서 블록체인에서는 모든 참여자가 거래를 확인해야만 실제 거래 내역으로 인정돼 새로운 블록 안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블록 속 정보를 믿을 수 있는 이유죠. 새로운 블록에는 내용을 알기 어려운 이름표가 붙습니다. 물론, 사용자가 일일이 수동으로 확인하는 건 아니고 컴퓨터가 알아서 합니다.

문제는, 이런 과정을 무리 없이 하려면 슈퍼컴퓨터 같은 초고성능 인프라가 있어야 합니다. 앞에서 블록체인은 중개자가 없다고 했는데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요? 사용자들의 수많은 컴퓨터가 모여 슈퍼컴퓨터 같은 역할을 해내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참가자들은 PC를 품앗이한 대가로 가상화폐 보상을 받습니다. 이 사실에 끌린 일부 참여자들이 돈을 벌고 싶어서 PC능력을 키워 블록체인 거래 진행에 일조하기 시작한 것이죠. 암호화폐 채굴자들이 이런 경우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거래 정보를 암호화해서 각각 블록으로 만들고, 그 블록을 체인처럼 계속 엮어 해킹이 불가능한 상태로 만듭니다. 제3자의 인프라 도움 없이 참여자들의 PC능력을 모아 암호화를 진행하고 그 대가로 가상화폐를 제공합니다. 그래서 참가자들의 인프라만으로 중개자나 수수료 없이 모든 거래가 가능한 시스템. 이게 블록체인 기술입니다. (자료제공_삼성S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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