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신문 이한 기자] 미래에셋대우증권이 삼성SDI와 LG화학을 주목했다. 근거는 전기차 배터리다. 미래에셋대우는 18일 오전 발표한 '전기차 수요의 Reality Check' 보고서에서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유럽 고객향 수주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히며 이와 같이 전했다. 이 보고서는 "수주가 얼마나 빠르게 실적 으로 연결되느냐"가 관건이라고 전하면서. "유럽 수요의 가시성은 매우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보고서가 밝힌 근거와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첫째, 기존 모델보다 훨씬 좋은 전기차들이 많이 출시된다. 18년 유럽에서 살 수 있는 전기차는 주 행 거리 250km 수준의 닛산 리프, 르노 ZOE 정도였다. 그러나 19~21년 유럽에서는 100여개의 전기차(BEV+PHEV)가 출시된다. 올해와 내년에는 메이저 자동차 업체들이 테슬라 대항마로 주행 거리 등 상품성을 대폭 높인 프리미엄급 순수 전기차(BEV)를 5~6개 출시한다. 2020년부터는 폭스바 겐 ID 3를 비롯, 전용 플랫폼을 채택한 대중형 모델들이 본격 출시된다. 

둘째, 무엇보다 유럽 환경 규제 때문에 자동차 업체들이 일정 물량 이상의 전기차를 반드시 팔아야 한다. 유럽은 21년까지 대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5그램으로 18년 대비 19% 낮춰야 한다.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폭스바겐 기준 10조원, 유럽 전체로는 약 40조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예를 들어 폭스 바겐의 경우 규제 대응을 위해 20년 적어도 25~30만대의 순수 전기차를 판매해야 할 것으로 추정 된다. 전기차 제조 원가가 내연기관보다 높지만 수 조원의 벌금에 비하면 훨씬 경제적이다. 

더욱이 올해와 내년에 출시되는 프리미엄급 전기차들은 적어도 배터리 파워트레인 비용은 판매 가격 에 전가하고 있다. 개발비가 이미 투입된 만큼 규모의 경제 확보를 위해서는 전기차를 판매하는 것 이 더 유리하다. 또한 중기적으로 전기차의 경제성은 내연기관보다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전기차의 제조 원가는 전용 플랫폼 도입, 규모의 경제, 배터리 가격 하락 등으로 하락하는 반면 내연 기관은 환경 규제 대응을 위해 원가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셋째, 시장 경쟁력 유지 측면에서도 매력적인 전기차 출시가 불가피하다. 소비자 관점에서도 정부 보 조금과 연료비를 감안할 경우 전기차가 충분히 매력적이다. 

결과적으로 유럽 전기차 시장은 18년 39만대에서 19년 62만대, 20년 126만대, 25년에는 441만대로 급격하게 성장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매출과 실적이 시장 기대보다 빠르 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유럽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4~5개에 불과하고, 업체간 기술, 원가 등 격차는 오히려 벌어지고 있어 최상위 업체 위주로 수주가 집중되고 있다. 유럽에서 자체적인 배터리 제조를 준비 하고 있으나 설비가 제대로 가동되려면 22/23년경이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고 완공되더라도 이미 규모의 경제와 제조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을 한국 업체 대비 경쟁력을 담보하기 어렵다. 결과적으 로 배터리 업체들의 협상력이 높아짐에 따라 이들이 달성할 수 있는 마진도 시장 기대 수준보다 올 라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높아지는 중국 시장 진출 가능성도 플러스 알파다. 

LG화학은 최상위 배터리 업체로 협상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최근 화학 시황 둔화 우려로 주가가 조정을 받고 있으나 기업 가치를 감안할 때 매력적 인 매수 기회로 판단된다. 삼성SDI 역시 전기차 배터리 부문의 수익성 개선과 중국 시장 진출로 리레이팅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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