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경기도 용인시 공세동 데이터센터 건립 계획 철회
유해성 우려하며 반대 나선 주민 여론 영향으로 보여
글로벌 IT기업 데이터센터 적극 확장 속, 네이버 데이터센터는 어디로?

네이버는 오디오북 시장에 진출하고, 영상 요약본 등을 판매한다. 성남시 정자동에 자리한 네이버 본사.
성남시 정자동 네이버 본사.

[소비자경제신문 이한 기자] 네이버가 경기도 용인시 공세동에 추진하던 데이터센터 건립 계획을 전격 철회했다. 전자파 등으로 인한 유해성을 우려하며 반대해 온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최근 용인시에 공문을 보내 "데이터센터 건립 추진을 회사의 피치 못할 사정으로 중단하게 됐다"고 통보했다.

데이터센터는 쉽게 말하면 초대형 서버다. 많은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서버 컴퓨터가 여러 대 모여있는 곳이 바로 데이터센터다. 네이버는 초당 약 7400개의 검색어와 이메일 2700건이 오가고 700장 가까운 사진이 클라우드에 보관된다. 이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네이버는 춘천에 이미 데이터센터를 건립한 바 있다.

365일 24시간 내내 이런 설비를 운영하려면 많은 전기가 필요하다. 특히 서버 열기를 식히기 위한 냉방 장치에 적잖은 전력과 비용이 소모된다. 일각에서는 이를 근거로 데이터센터가 전자파 등 환경 관련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주장한다.

네이버가 두 번째 데이터센터를 용인 공세동에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하자, 부지 인근 아파트 주민과 근처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특고압 전기공급시설에서 발생하는 전자파, 비상발전시설과 냉각탑 시설에서 나오는 물질이 건강에 위협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유해성 논란에 대한 네이버 입장은 어떨까. 박원기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NBP) 대표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집에서 전자레인지를 돌리는 것보다 훨씬 적은 전자파가 측정되며,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전자파로 피해를 본 사람은 전 세계적으로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네이버는 지난 4월 춘천 데이터센터 '각'과 주변에서 발생하는 전자파 수준이 일반 가정집보다 낮은 1mG(밀리가우스) 이하라고 공개한 바 있다.

실제 학교나 주거시설 등에 데이터센터가 지어진 경우도 있다. 국내 50여 곳의 데이터센터 중 주거시설과 20m 이내로 인접한 곳은 15곳이다. 초등학교 50m이내는 3곳, 연수원과 업무시설 등과 인접한 곳은 20여 곳이다. 국내 데이터센터 중 규모가 가장 큰 평촌 LG유플러스 데이터센터는 100m 이내에 주거단지가 있고,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는 AWS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해외는 어떨까. 국내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1위 데이터센터 사업자인 에퀴닉스는 도쿄 에도가와역 근처에 사업장을 건설했다. 30m 이내에 초등학교가 있다. 세계 네트워크 통신량이 70% 가량을 처리하는 미국 북버지니아주에는 데이터센터 40여개 가 있는데, 이 가운데 8곳이 유치원과 학교 근처에 있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T 기업들은 데이터센터 시설 확충에 주력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클라우드 시장이 급격히 성장 중인 국내를 공략하기 위해 한국에도 속속 진출하고 있다. 국내 IT업계 관계자는 “구글과 MS, 오라클 등이 국내 데이터센터를 추진 중”이라고 밝히며 “이 지점에서 네이버가 데이터센터 건립을 포기한 것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신규 데이터센터 건립 방향을 전면 재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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