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자동차에서 세계 최초 5G 기반 차세대 방송 시연
인카(In-Car)미디어 시대 성큼, 자동차가 미디어 디바이스 된다
개인 맞춤형 광고, 멀티뷰 스포츠 중계 등으로 미국 시장 진출 가속화

 

SK텔레콤이 통신망과 방송기술을 더해 자동차의 안방극장화를 꾀하겠다고 밝혔다 (사진=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이 통신망과 방송기술을 더해 자동차의 안방극장화를 꾀하겠다고 밝혔다 (사진=SK텔레콤 제공)

 

[소비자경제신문 이한 기자] SK텔레콤(대표이사 박정호)이 싱클레어, 하만社와 손잡고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차세대 방송 시연에 성공했다. 5G 통신망 기술, 차세대 방송망, 자율주행 관련 기술 등이 집약된 이슈여서 큰 의미가 있다. 이번 시연은 5G-ATSC3.0 기술 기반 세계 첫 사례다.

우선 ATSC 3.0에 대해 이해하고 넘어가자. 이 기술은 미국 디지털TV 방송 표준화 단체(ATSC)에서 제정한 UHD 방송 표준이다. 영상, 소리에 데이터까지 주파수에 실어 나를 수 있으며 빠른 속도로 고화질 영상 전송이 가능하다. 쉽게 말하면, 차세대 통신망(5G)과 방송(ATSC3.0) 기술을 접목시켜 자율주행시대 ‘인카(In-Car) 미디어’ 환경을 실제로 구현하고 미국 방송시장 진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의미다. 이번 시연 행사에는 크리스토퍼 리플리 싱클레어 방송그룹 CEO도 참석했다.

앞으로 자율주행시대가 본격화하면 자동차가 새로운 미디어 디바이스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통신업계 및 자동차업계, 그리고 미디어 업계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20년 전 세계 관련 시장 규모를 2 700억 달러로 전망한 바 있다.

박진효 SK텔레콤 ICT기술센터장은 “자율주행 시대에는 전 세계적으로 차량 내 미디어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 질 것”이라며, “SK텔레콤의 5G 미디어 기술로 미국 차세대 방송시장을 선점하고 글로벌 사업을 점차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리스토퍼 리플리 싱클레어 방송그룹 CEO는 “세계적인 기술 선도 기업인 SK텔레콤, 하만과 ATSC3.0 차량용 플랫폼을 개발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동성이 강화된 5G-ATSC3.0 기반 서비스를 선보임으로써 미국 방송사들의 사업 잠재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시연을 통해 차량 내부 여러 곳의 스크린에서 고화질 개별 방송에 성공했다 (사진=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시연을 통해 차량 내부 여러 곳의 스크린에서 고화질 개별 방송에 성공했다 (사진=SK텔레콤 제공)

 


미국 시장 진출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SKT

SK텔레콤은 올해 CES에서 미국 최대 지상파 방송사 싱클레어, 전장기업 하만과 협약을 맺고 미국 자동차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로 했다. 싱클레어와 JV(합작회사)를 만들어 운영하고 올 하반기부터는 미국 방송국에 5G-ATSC3.0 기반 솔루션을 공급할 계획이다.

미국 시장 진출은 큰 의미가 있다. 미국은 올해 5G 상용화와 ATSC3.0 방송 전환이라는 전기를 맞고 있다. 국토가 넓은 미국은 통신망이 대도시 위주로 구축되어 있다. 방송망 커버리지는 통신망과 비교하면 넓지만, DMB(이동형 방송)가 상용화 되지 않아 집 밖에서는 비싼 데이터 요금을 내고 지상파 방송을 봐야 한다.

SK텔레콤이 싱클레어-하만과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이번 사업은, 미국 업계의 이런 고민을 해결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 SK텔레콤은 이번 시연행사에서 통신망과 방송망을 하만社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최초로 연동해 양방향 미디어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를 통해 자동차 실내 스크린에서 기존 DMB 화질(HD)보다 4배 선명한 풀HD 화질을 실시간 중계 하는데 성공했다. 3개의 좌석 앞에 각각 설치된 스크린에서 동일한 방송을 방영하다 서로 다른 광고가 나오는 모습도 시연했다. 5G망이 각 좌석의 기기 IP를 따로 인식해 개인 맞춤형 광고를 전송하는 원리다. 미국 방송업계는 이 기술을 활용해 방송광고 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차량용 내비게이션의 맵 정보가 무선으로 업데이트 되는 모습도 공개했다.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맛집 추천 정보나 교통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할 수 있다.

달리는 차량 안에서도 ATSC3.0 방송망을 통해 맛집 추천정보, 교통정보(신설도로, 장애물 등) 등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할 수 있다. 미국 운전자들은 앞으로 통신이 잘 안되는 지역에서도 예전 통산멍 대비 저렴한 비용, 또는 데이터 과금 없이 최신 맵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

이 기술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스포츠 중계를 시청자 입맛에 맞게 여러 앵글로 골라보는 멀티뷰 서비스도 가능해진다. 메인 화면으로 중계를 보면서 여러 분할 화면으로 공격수 시점이나 골키퍼 시점 화면도 동시에 볼 수 있다. 각 분할 화면을 느린 화면으로 재생해 인상 깊었던 장면을 다시 감상할 수도 있다. 경기장에 있는 메인 방송카메라가 방송망으로 중계하고 다른 여러 대의 카메라가 5G통신망으로 분할 화면에 전송하는 원리다.


향후 미래 융합 방송서비스 개발 주도할 계획

SK텔레콤-싱클레어 합작회사는 이번 시연 성공으로 미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싱클레어가 보유한 방송국 191곳에 관련 솔루션을 공급한다는 목표로,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32곳에 선 구축할 계획이다.

합작회사는 타 방송사의 사업 의향도 적극 타진하고 있다. 미국 내 모든 방송국(1000여개)이 향후 10년간 ATSC3.0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합작회사는 싱클레어를 포함한 미국 방송사들에게 가장 앞서 솔루션을 공급하는 메이저 파트너사를 목표로 뛰고 있다.

SK텔레콤은 5G 상용화 이전부터 수년간 미디어 기술 개발에 각별한 공을 들여왔다. 2015년부터 차세대미디어전송기술(MMT)을 개발해 오고 있으며 글로벌 수준의 특허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올해부터 싱클레어의 방송국에 솔루션을 공급함에 따라 SK텔레콤과 협력하고 있는 국내 미디어 강소기업들의 수출 기회도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 기업들은 인코더, MUX(Multiplexer), 방송송출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미국 시장 진출을 충분히 기대해 볼 만 하다.

SK텔레콤은 앞으로 과기정통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전파진흥협회, 제주테크노파크 등과 긴밀히 협력해, 제주를 글로벌 테스트베드로 삼아 5G-ATSC3.0 기반 미래 융합 방송서비스 개발을 주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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