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고령운전자의 아름다운 운전 졸업을 위해
[전문가 기고] 고령운전자의 아름다운 운전 졸업을 위해
돌발상황 판단과 대처능력 저하…고령운전자 운전 제한 여론 팽배
야간운전 등 제한 조건부 면허제도 검토 필요
고령운전자에 대한 비고령운전자 배려 선행돼야
  • 소비자경제
  • 승인 2019.06.03 17: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로교통공단 박길수 교육본부장
도로교통공단 박길수 교육본부장

[소비자경제신문 기고] 요즘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소식이 뉴스 헤드라인을 종종 장식한다. 양산 통도사에서 75세 운전자가 보행자를 덮쳐 1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고, 서울의 한 호텔 주차장 앞에서 96세 운전자가 몰던 차가 30대 여성을 죽음에 이르게 한 사고 등 가슴 아픈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들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로 말미암아 고령운전자의 운전을 제한해야 한다는 여론이 팽배해지고 있지만, 고령운전자 입장에서도 병원이나 장보기 등 일상생활을 위해 차량 운전이 필요해 운전을 그만두기 힘든 상황이다.

또한 대중교통이 발달해 있지 않은 지역과 도서산간지역에 거주하는 고령운전자의 경우 운전능력이 저하되더라도 운전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대중교통시스템을 확대하거나, 교통비를 지원하는 등의 대책은 재정의 효율화 관점에서 볼 때 단기간에 마련하기 어렵다.

따라서 야간운전, 고속도로 운전, 장시간 운전 등을 제한하는 조건부 면허제도 등의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그리고 고령운전자 스스로 아름다운 운전 졸업을 할 수 있도록 면허증 반납에 따른 불편함을 감소시킬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의 마련을 포함한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사회적 분위기 마련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운전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은 늙지 않는지 모르지만, '운전을 할 수 있는 신체능력'은 늙는다.

실제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를 분석해 보면 인지능력 저하로 긴박한 상황에서 잘못된 운전행동을 선택하여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고령자는 눈으로 구분될 만큼 확연하게 시력과 청력 등 신체기능이 저하되고, 운동반응 속도도 40~50대 보다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도로표지판과 교통상황을 신속하게 식별하는 것이 어렵고, 돌발 상황에 대한 판단과 대처능력이 떨어진다.

정부는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지난 1월부터 75세 이상 운전자에게 고령운전자 교통안전교육을 의무적으로 이수하도록 했다.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고령운전자는 운전능력을 다섯 가지 검사(교통표지판 변별검사, 방향표지판 기억검사, 횡방향 동체 추적검사, 공간기억검사, 주의탐색검사)를 통해 스스로를 진단하고 결과에 따른 안전운전방법을 제공 받게 된다.

국민타자 이승엽 선수는 은퇴 무렵 자신의 신체 노화 때문에 배트 스피드가 떨어지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는 배트의 무게를 줄이고, 짧게 잡고 경기를 뛰는 등 마지막 순간까지 홈런왕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처럼 고령운전자도 자신의 신체와 인지능력에 따라 안전한 방법을 선택하고 실행한다면 평생 무사고 운전으로 도로에서 은퇴할 수 있을 것이다.
 
아름다운 사회란 오르막길을 힘들게 올라가는 휠체어를 밀어주는 모습처럼 약자에 대한 양보와 배려가 바탕이 되는 사회이다. 세대적 갈등을 넘어 사회적 교통약자인 고령운전자에 대한 비고령운전자의 양보와 배려도 선행되어야 한다.

도로교통공단은 고령운전자에 대한 배려와 양보를 확산하고자 지난해 6월부터 실버마크를 개발하여 배포하고 있다. 실버마크는 고령운전자와 비고령운전자가 손을 맞잡고 양보와 배려를 통해 안전한 운전문화를 이뤄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런 순기능이 하루빨리 정착되어 안타까운 생명을 도로에서 잃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